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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배출권 팔아 年4조 벌던 테슬라...유럽·미국 판매량 급감에 압박

지난 4월 10일 영국 런던 남부 브릭스턴 소재 창장공간 '하데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반(反) 일론머스크 시위에서 시위자들이 테슬라 차량을 부수고 있다. 연합뉴스·AFP
테슬라의 ‘캐시 카우’로 불리던 탄소배출권(일명 탄소크레딧) 거래 사업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유럽·미국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규제 당국에서 충분한 탄소배출권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서다.

탄소배출규제 등을 연구하는 비영리연구단체 ‘국제청정운송위원회(ICCT)’의 피터 목(Peter Mock) 유럽총괄책임자는 최근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테슬라가 올해 충분한 차량을 판매하지 못한다면 스텔란티스 등 다른 완성차 업체에 매각하기로 약속한 탄소배출권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며 “테슬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탄소배출권 거래로 27억6000만 달러(약 3조9000억원)를 벌어들였다. 지난해 전체 순이익 71억 달러(약 10조 700억)의 38.9%에 달한다. 전기차만을 생산·판매하는 테슬라는 전기차 판매 비중이 적은 다른 완성차 업체보다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 및 미국 각 주 정부가 발행하는 탄소배출권을 더 많이 받는다. 로이터가 미국 환경보호청(EPA) 보고서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2023년 테슬라는 총 3400만톤(t)의 탄소배출권을 확보했다. 같은 시기 전기차 비중이 적은 제너럴모터스(GM)가 탄소배출권 4400만t을 테슬라 등에서 사들여야 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테슬라는 올해 초 토요타, 스텔란티스, 포드, 마쓰다, 스바루 등과 탄소배출권 거래그룹 형성을 뜻하는 ‘풀링(Pooling)’ 계약을 맺었다. 토요타 등은 전기차 판매 비중이 작아 탄소배출량 기준치 초과 시 EU에 과징금(CO₂배출 1g/㎞ 초과 시 95유로)을 내야 했는데 대신 테슬라와 풀을 구성해 탄소배출권을 사들이면 EU 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 1월 “테슬라가 탄소배출권 풀을 활용해 올해 10억 유로(약 1조6000억원)를 벌어들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런 전망은 테슬라 판매량이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추산에서 비롯됐지만, 현재는 상황이 달라졌다. 테슬라가 유럽과 미국에서 휘청이고 있어서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EAMA)에 따르면 테슬라의 올해 1월 유럽 판매량은 전년동월 대비 45% 감소한 9945대에 불과했다. 트럼프 행정부 정부효율부(DOGE) 수장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반감 탓이다. 미국 최대 자동차 시장인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올해 1분기 테슬라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5.1% 줄었다.

지난 4월 10일 일론 머스크 테스크 CEO가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내각 회의실에서 열린 각료회의에 참석해있다. 연합뉴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만약 테슬라의 올해 유럽·미국 판매량이 반 토막 나면 탄소배출권 수익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테슬라 전기차 판매량이 줄면, 탄소배출권 수익까지 동반하락하는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더욱이 EU가 탄소배출 기준치 점검 시기를 ‘매년→3년간 평균치’로 바꾸는 안을 검토하면서 테슬라의 탄소배출권 시장 장악력이 떨어질 수 있는 점도 난제다. 풀을 맺은 완성차 업체가 탄소배출량 절감 목표치를 향후 3년간 맞추면 당장 과징금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비야디(BYD)는 EU 탄소배출권 시장 참여를 검토하는 등 테슬라의 위기를 파고들고 있다. BYD의 올해 EU 판매 목표량은 지난해 8만3000대보다 124% 증가한 18만6000대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EU의 중국산 전기차 45.3% 관세를 낮추기 위한 중국-EU 간 대화가 시작되면서 관세 인하 조짐이 있다”며 “만약 저율 관세가 적용돼 BYD 등의 EU 판매량이 증가하면, BYD가 탄소배출권 시장에서도 테슬라를 밀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기아도 테슬라에게서 탄소배출권 일부를 구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2024년 지속가능성보고서’에서 “(유럽 판매용 차량이 생산되는) 체코공장의 탄소배출권 구매비용이 2030년 연간 15억~18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다만 테슬라 판매 부진의 영향으로 현대차의 캘리포니아주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동기 대비 35.0% 증가하는 등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점은 기회일 수 있다.



김효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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