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기차 해외진출도 관세전쟁에 차질…당국, 안보 이유로 제동

"BYD·지리자동차, 브라질·멕시코 생산 계획 보류"

中전기차 해외진출도 관세전쟁에 차질…당국, 안보 이유로 제동
"BYD·지리자동차, 브라질·멕시코 생산 계획 보류"

(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중국 전기차업체들이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관세 부과에 따라 해외 공장 건설 계획을 세웠으나 중국 정부가 안보와 지정학적 이유로 제동을 걸어 난관에 봉착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에 따라 무역과 투자에 위험이 커졌다는 점을 경고하며 BYD와 지리자동차가 브라질과 멕시코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려는 계획의 승인을 보류했다.
전문가들은 관세전쟁이 중국 전기차업체의 세계시장 진출을 막지는 못하겠지만, 중국 정부는 전기차업체들이 진출 지역 선정 등에 더욱 신중하게 접근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 당국은 지난해 11월에도 중국산 전기차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 국가들에 투자를 중단하라고 업체들에 촉구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링파오(Leapmotor)는 스텔란티스의 폴란드 공장에서 생산하려는 계획을 접고 독일과 슬로바키아 공장을 선택했다.

투자은행 UBS의 폴 공 애널리스트는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해외 공장 설립 지역을 선택할 때 시장 규모나 잠재력, 기업 환경 외에도 중국과 외교관계 등 요소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은 또한 전기차업체들의 해외 진출 계획이 지나치게 공격적일 경우 중국의 과잉생산 문제가 해외시장으로 확산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만든 전기차가 세계 전기차 판매량의 약 70%를 차지했지만, 중국 내 전기차 생산능력의 절반만 가동됐다.
지난달 SCMP 조사 결과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인 BYD부터 스타트업 호존까지 중국 전기차업체들은 중국 본토 외부에 공장 30곳을 운영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유럽 등지에 있는 이들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총 200만대에 이른다.
아울러 중국 당국은 전기차 선도업체들이 외국에 공장을 세우면 잠재적 기술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하고 있다.
이에 따라 BYD의 멕시코 공장 건설 계획과 체리자동차의 이탈리아 공장 설립 논의는 중국 당국 개입으로 중단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중국 자동차업체와 부품업체들은 해외 시장 확대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SCMP는 전했다.
현재 중국산 자동차의 주요 수출 시장은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중동, 유럽, 호주, 뉴질랜드 등이며 해외 공장 건설 지역으로는 태국이 가장 먼저 고려되고 브라질과 헝가리가 뒤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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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