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폭탄에 멕시코산 농산물 가격 ‘껑충’…상인들 ‘비명’
트럼프 관세로 수출입 불확실성 증폭
멕시코산 농산물값 두세 배 급등 우려
소매업체들 “가격 올리면 손님 끊긴다”
공급망 혼란에 수입업체들 생존 위기
원문은 LA타임스 4월11일자 “Local business owners brace for higher costs in tariff swing” 기사입니다.
![크리스티나 멀린이 자신의 가게인 '미라클 마일 토이즈 앤 기프트'에서 진열대를 정리하고 있다. [카를린 스티엘 / LA타임스]](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4/18/a8ca1a7b-be00-49fc-b291-255a5e000405.jpg)
크리스티나 멀린이 자신의 가게인 '미라클 마일 토이즈 앤 기프트'에서 진열대를 정리하고 있다. [카를린 스티엘 / LA타임스]
![다이아몬드 프레시 파머스 마켓처럼 식료품과 농산물 대부분을 외국에서 수입하는 식료품점들은 이미 관세의 영향을 받고 있다. [로버트 고티에 / LA타임스]](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4/18/1b8f2586-5d8c-4851-aa76-0255c9326186.jpg)
다이아몬드 프레시 파머스 마켓처럼 식료품과 농산물 대부분을 외국에서 수입하는 식료품점들은 이미 관세의 영향을 받고 있다. [로버트 고티에 / LA타임스]
라다드와는 아보카도, 할라피뇨, 세라노 고추 등 멕시코산 농산물 가격이 두세 배로 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보카도 한 박스가 100달러 하는 건 평생 본 적이 없습니다. 보통은 35달러 정도입니다.”
라다드와는 걱정스럽게 말했다. “제 가게에서 파는 농산물은 모두 저렴해서 멀리서도 찾아오시는 고객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가격을 올리게 되면, 고객들이 더 이상 오지 않을 겁니다. 장사를 더 못하게 될 겁니다.”
수입품을 구매해 재판매하는 캘리포니아 및 미국 전역의 사업자들이 공통으로 겪고 있는 딜레마다. 멕시코와 중국 같은 주요 교역국으로부터의 수입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이들 기업인은 갈수록 커지는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장난감, 의류,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LA의 소매업자들은 추가 비용을 떠안거나, 소비자에게 가격 인상을 전가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말한다.
그 결과는 수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일부 사업체는 생존 위기에 놓일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초 불법 이민자와 펜타닐 유입 문제 방치를 이유로 멕시코와 캐나다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산 제품에는 처음엔 10%를 예고했으나, 이후 145%까지 상향된 상태다. 지난 8일 트럼프는 중국을 제외한 멕시코 등 75개국에 대해 90일 관세 유예 조치를 발표했다. 중국에게는 유예 없이 고율 관세를 예정대로 부과한다.
관세 정책은 자주 뒤집히고 수정돼 사업자들 사이에서는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90일 관세 유예 조치는 수입에 의존하는 소매업자와 제조업자들에게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을 줬지만, 대부분은 언제 본격적인 세금 폭탄이 현실화될지 불안해하고 있다.
특히 식료품처럼 필수품이 아닌 장난감, 주방용품, 가전 등 '선택적 소비재'를 취급하는 소매업자들에게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들이 생활필수품에 대해선 가격 인상도 어쩔 수 없이 감수하지만, 선택적 소비에는 쉽게 지갑을 열지 않기 때문이다.
LA 아트 디스트릭트에서 '굿 리버(The Good Liver)'라는 상점을 운영하는 버트 윤은 이번 관세 조치로 인해 가격을 30% 정도 인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의 매장은 한국산 도자기, 프랑스산 수제 접시 등 주방용품과 소품을 주로 판매하며, 주요 공급처는 한국, 일본, 유럽연합이다. 윤은 “20% 넘는 수입관세를 감당할 수 없다”며 “고객들이 더 이상 우리 가게에 오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유럽연합이 미국과 협상에 실패하면, 두 달 뒤 덴마크에서 도착할 예정인 상품에 대해 그는 약 1만 달러의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조업을 미국으로 유치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수익성 있다는 전제가 틀렸다”며, 이 같은 무역 정책은 '실수'라고 비판했다. 최근 고객들에게 트럼프 행정부에 항의하자고 독려하기도 했다.
수입업자를 대리하는 LA 기반 통관 전문가이자 미국 수출입협회 이사인 빈센트 이아코펠라는 관세가 미국 제조업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품 수입 비용이 오르면, 최종 제품 제조 비용 역시 함께 상승하기 때문이다.
그는 “제조업자든 유통업자든 수입업자는 비용 증가를 피할 수 없다”며 “이번 관세는 범위도 넓고 강도가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세다”고 말했다. “너무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LA 라브레아 애비뉴에서 장난감 가게 '미라클 마일 토이즈 앤 기프트(Miracle Mile Toys & Gifts)'를 운영하는 크리스티나 멀린에게 이번 관세는 이미 온라인 경쟁 심화로 고전하고 있는 LA 소매 시장에 닥친 또 하나의 재앙일 뿐이다.
멀린은 자신의 가게가 2021년 라브레아 애비뉴로 이전한 이후, 인근에 새로 문을 연 가게는 단 한 곳도 없었다고 말했다. 유일한 유동 인구는 거리 끝의 레퓌블리크 카페에서 나오는 손님들뿐인데, 그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멀린은 “요즘은 매일 가게 하나가 문을 닫는 상황”이라며,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 애쓰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멀린의 가게 상품 대부분은 중국산 또는 중국 제조를 활용한 유럽 브랜드 제품이다. 미국산으로 전환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전환에는 수년이 걸릴 텐데, 그때쯤이면 가게는 이미 문을 닫았겠죠.”
LA에 본사를 둔 핼로윈 의상업체 관계자는 협력업체와의 계약 진행 상황 때문에 익명을 요청하며, “처음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가 부과됐을 땐 해외 파트너와 조율해 보려 했지만, 그게 34%로 오르면서 완전히 불가능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감이 안 잡힌다”며 “작은 사업자들에겐 재앙”이라고 말했다.
이아코펠라는 “소규모든 대형이든 모든 소매업체가 공급망 재검토에 들어갈 것”이라며 “장기적 전략이 정립되기 전까지는 업체들이 불확실한 정보 속에서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업자들은 새 규정에 맞춰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결정을 내리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먼저 정부가 명확한 방향을 제시해야 적응이 가능하죠.”
글=카롤라인 페트로-코언, 말리아 멘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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