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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은 해도 캐디는 못 바꿔”…매킬로이 기적 만든 ‘동네 형’

매킬로이(왼쪽)는 14일 마스터스 우승 후 캐디 해리 다이아몬드와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로이터=연합뉴스]
2017년 디 오픈에서다. 연달아 보기를 범한 로리 매킬로이(36)에게 캐디 JP 피츠제럴드가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너는 FXXXing 로리 매킬로이야!”라고 소리쳤다. 팀 스포츠에서 감독이 어린 선수를 다그치는 장면 같았다.

매킬로이는 대회가 끝난 후 8년간 메이저 4승을 함께 한 피츠제럴드와 헤어졌다. 매킬로이는 “해고가 아니다. 관계가 나빠질 것 같아 그만두는 게 낫겠다고 서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했다.

이후 그는 7세 때 동네 골프장에서 만나 선수 생활하며 함께 성장한 해리 다이아몬드를 캐디로 고용했다. 다섯 살 많은 ‘동네 형’은 잠깐 가방을 들어주기로 했다가 8년째 함께 일하고 있다. 같은 기간 매킬로이는 PGA투어 일반 대회에서 14차례 우승했으나 메이저 대회에선 정상에 오르지 못 했다.

트로피를 함께 들어 올리는 두 사람. 8년째 함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매킬로이는 마스터스 우승을 위해 지난 11년간 별걸 다 바꿨다. 잡념을 없애기 위해 저글링을 하고, 명상이나 최면 요법도 썼다. ‘꼭 이겨야 한다’고 각오를 다지거나, 반대로 ‘평범한 대회’라 스스로를 다독였다. 대회장에 일찍 온 적도, 임박해서 온 적도 있다. 근육을 불리기도 하고 빼기도 했다.

고 이건희 삼성 전 회장은 “부인과 자식 빼고 다 바꾸라”고 했다. 매킬로이는 이혼까지도 고려했다.

지난해 법원에 이혼 소송장을 냈다가 철회했는데, PGA 투어 선수들이 들려준 부부의 불화 이유는 매킬로이가 너무 골프에 집중해서라고 한다. 관련해 주변에서 “캐디부터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종종 나왔지만, 매킬로이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내 캐디는 충분히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감쌌다.

지난 14일 마스터스 우승과 함께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직후, 매킬로이는 캐디와 1분 가까이 긴 포옹을 나눴다. 인터뷰룸에선 캐디에 대한 질문을 받고 목이 메었다. “우리가 함께 겪은 것들이 너무 많다”면서 “이 우승은 내 것이자 그의 것”이라고 했다. 선수 출신인 다이아몬드는 골프를 잘 알지만 코스에서 의견을 내는 일이 별로 없다. 그러나 매킬로이에게 정말 필요한 사람은 냉정한 전문가가 아니라 감정을 나눌 친구였던 것으로 보인다.

매킬로이의 캐디는 괜찮은 직업이다. 돈을 많이 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금전적인 이유로 매킬로이를 돕는 건 아니다. 아일랜드 출신의 퍼트 교습가 스티븐 스위니는 “다이아몬드의 부친은 호텔 등을 운영한다. 그가 캐디로 버는 돈보다 집안 사업으로 버는 돈이 훨씬 많다”고 했다.





성호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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