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봉준호x박찬욱 감독 오마주 담겼다..'썬더볼츠' 해리 윤 편집감독 "한국인 부심 有" [일문일답]

[사진]OSEN DB.

[사진]OSEN DB.


[OSEN=박소영 기자]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미나리>에 이어 <썬더볼츠*>에 합류하며 마블 팀업 무비의 새로운 리듬을 완성해낸 ‘해리 윤’ 편집 감독이 '대한민국 부심'을 내비쳤다. 

오는 30일 개봉하는 <썬더볼츠*>는 어벤져스가 사라진 후, 세계 최대의 위협과 마주한 세상을 구하기 위해 전직 스파이, 암살자, 살인 청부 업자 등 마블의 별난 놈들이 펼치는 예측불허 팀플레이를 담은 액션 블록버스터다. 플로렌스 퓨, 세바스찬 스탠, 와이어트 러셀, 올가 쿠릴렌코, 데이빗 하버, 해나 존-케이먼, 줄리아 루이스 드레이퍼스 등이 출연한다.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미나리>를 비롯해 에미상을 휩쓴 [성난 사람들]까지 다양한 작품에서 맹활약한 해리 윤 편집 감독은 이번 <썬더볼츠*>에서도 액션과 정서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밀도 높은 편집으로 관객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다. 

해리 윤 감독이 전하는 <썬더볼츠*>의 비하인드와 영화에 담긴 감정의 결을 보다 깊이 있게 만나볼 수 있는 일문일답을 전격 공개한다.

Q1. 한국계 창작자로서 수많은 작품을 통해 활약을 해왔다. 특히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이후로 두 번째 마블 작품으로 한국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게 된 소감 한마디 부탁드린다.

<썬더볼츠*>에 참여하게 되어 정말 자랑스럽다. 유머와 감동이 합쳐진 이 영화를 한국 관객들이 재미있게 봐주었으면 좋겠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아시아 배우들이 주연을 맡고 아시아 중심의 이야기가 담겼다는 점에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안에서도 특별한 작품이었다. <썬더볼츠*> 역시 관객들에게 놀라움을 줄 수 있는 주제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로 그에 못지않은 특별함을 느끼게 해줄 것이라 믿는다.

Q2. <썬더볼츠*>에 참여하게 된 계기 혹은 과정이 궁금하다.

제이크 슈레이어 감독은 내가 편집을 맡았던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을 함께한 인연으로 나에게 <썬더볼츠*>를 제안했다. 내가 마블 영화 편집에 익숙하다는 점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 듯하다. 이 영화는 그의 첫 마블 영화이기 때문이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때의 기억이 워낙 좋게 남아 있어서 나 역시 또다시 마블 작품에 참여하게 되어 대단히 반가웠다. 마블은 창작자들에게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의 자원과 인력을 제공하니까.

Q3. <썬더볼츠*>의 제이크 슈레이어 감독과는 [성난 사람들]에 이어 두 번째 협업이다. 이번에 함께 한 작업 과정은 어떠했는지?

제이크 슈레이어 감독은 내가 지금까지 일해 본 감독들 중에서 가장 재능 있고 성실한  사람이다. <성난 사람들(비프)>의 에피소드 연출을 맡았던 그는 장면마다 의도를 분명하게 드러내기 위해 프레이밍과 카메라 움직임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는 마치 헤밍웨이가 글을 쓰듯 절제되고 정밀한 언어로 연출하는 감독이다. 그는 <썬더볼츠*>에도 똑같은 철저함과 세심한 준비 과정으로 임했다. 그 자신이 뛰어난 편집자이기도 해서, 씬들이 어떻게 이어져야 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다. 그래서 그와 일하면서 그의 비전을 따라가기 위해 나 역시 편집자로서 실력을 계속 갈고 닦을 필요가 있었다.

이 영화 작업에서 특별했던 경험은 제작 기간 내내 대부분의 시간을 촬영 현장에서 보냈다는 것이다. 제이크 슈레이어 감독은 봉준호 감독과 편집자 양진모의 협업 방식에서 영감을 받아, 나와 공동 편집자 안젤라 카탄자로에게도 현장에 함께 있으면서 촬영과 동시에 실시간으로 편집해 줄 것을 요청했다. 사무실에서 편하게 편집하는 데 익숙했던 나로서는 꽤 힘든 도전이었다. 하지만 안젤라와 나는 촬영 현장의 고된 환경에 점차 적응할 수 있었고, 제이크 슈레이어 감독이 영화를 촬영하는 동안 우리가 큰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참고로, 제이크 슈레이어 감독은 한국 감독들을 무척 존경하고 좋아한다. 이 영화에서도 봉준호 감독과 박찬욱 감독에 대한 작고 섬세한 오마주와 레퍼런스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Q4. 그동안 [유포리아], <미나리>, [성난 사람들] 등 다양한 작품을 거쳐왔는데, 마블만의 작업 환경 혹은 프로세스 중 인상 깊었던 점은 무엇이었나?

마블의 영화는 편집실에서 만들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총괄 프로듀서 케빈 파이기와 루이스 데스포지토는 편집 과정을 대단히 중요하게 여긴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시도하는 실험과 도전 문화를 장려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필수적인 것으로 여긴다. 그들은 추가 촬영, 관객 대상의 철저한 테스트, 그리고 시각효과, 음악, 사운드, 색보정, 3D 변환 같은 분야의 뛰어난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 투입 등 온갖 도구를 활용해 영화를 계속해서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데 시간과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

Q5. 이번 작품은 중심이 되는 캐릭터가 6명이나 된다. 이들 각각의 이야기를 밸런스 있으면서도, 각자 차별화된 매력으로 담아내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편집 작업 시 혹 캐릭터별로 다르게 고려한 부분이 있을지 궁금하다.

이 영화에서 가장 큰 도전은 캐릭터가 많다는 점이었던 것 같다.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동시에 각 캐릭터의 배경과 능력을 설명하고, 이 모든 것을 자연스럽고 흥미롭게 느껴지게 만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훌륭한 각본가 에릭 피어슨과 조안나 칼로, 그리고 마블 임원 브라이언 차펙과 알라나 윌리엄스에게 공을 돌리고 싶다. 이들은 모두 제이크 슈레이어 감독과 협력하며, 내가 앞서 언급한 요소들을 모두 담아내면서도 드라마틱함과 유머러스함까지 챙기는 데 성공했다.

공동 편집자 안젤라 카탄자로와 나에게 가장 큰 과제는, 각 캐릭터의 핵심적인 순간과 감정을 유지하면서도 전체적인 이야기의 속도와 긴장감을 살리는 것이었다. 이 영화의 편집 과정은 마치 조각상에서 불필요한 대리석을 깎아내는 것과도 같았다. 어느 한 부분도 깨뜨리지 않고 아름다움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만 했다.

Q6. <썬더볼츠*>의 주인공들은 특별한 초능력이나 무기 없이 맨몸과 총으로 빌런에게 맞서야 한다. 이들이 펼치는 액션의 포인트는 무엇이고 편집적으로 어떤 것을 중점에 두고 그려냈는가?

이 영화의 액션 작업에서 특히 마음에 들었던 점은 규모가 매우 인간적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캐릭터가 ‘주먹을 쓰거나 총을 사용하기’ 때문에, 액션이 훨씬 거칠고 사실적이면서도 육체적이다보니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에서의 맨몸 격투 장면들이 떠올랐다. 

제이크 슈레이어 감독의 카메라 연출과 촬영감독 앤드류 드로즈 팔레르모의 촬영이 액션 장면을 매우 명료하고 리드미컬하게 담아냈다는 점도 좋았다. 편집하면서 정말 즐거웠다. 장면이 어떻게 완성될지 촬영 현장에서부터 잘 보였는데, 그것은 배우들과 스턴트 팀에게도 즐거운 경험이었다.

Q7. 이번 작업에서 감독님을 비롯하여 프로덕션 디자인의 그레이스 윤 감독님까지 한국계 제작진의 참여가 눈길을 끈다. 특히 한국 관객들이 반응할 만한 요소 혹은 가장 공감할 만한 캐릭터가 있을지 궁금하다.

내가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보면서 느낀 점은 한국 관객들은 약자의 이야기, 특히 인생에서 커다란 상실이나 어려움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이 영화의 주요 캐릭터들은, 옐레나부터 레드 가디언, 고스트, 태스크마스터, 존 워커, 그리고 밥에 이르기까지, 모두 사회적으로 소외된 존재들이고 큰 고통과 상처가 있지만 저마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 애쓴다. 이런 캐릭터들이 한 팀이 되는 과정을 통해 펼쳐지는 고군분투와 승리에 한국 관객들이 깊이 공감하고 응원하게 되리라고 생각한다.

[성난 사람들]에 이어 <썬더볼츠*>에서도 그레이스 윤과 함께 일할 수 있어 정말 좋았다. 그녀는 재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내가 만나본 디자이너들 중에서 가장 손꼽을 정도로 성실하다. 애틀랜타에서 촬영할 때는 맛있는 한국 음식을 잔뜩 먹을 수 있어서 힘든 촬영 스케줄을 견디는 데 큰 힘이 되었다!

Q8. 한국계 창작진으로서 느끼는 자부심 혹은 책임감이 있는지 궁금하다.

물론이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할리우드 영화계에서 일할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만큼 배우든, 제작진이든 아시아인을 거의 볼 수가 없었으니까. 할리우드 영화계에서 일하고 싶은 한국인과 한국계 미국인들이 엔딩 크레딧에서 내 이름을 보고 꿈에 도전할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

Q9. 이번 작품에서 관객들이 가장 기대하면 좋을 포인트를 이야기해 준다면.

무엇보다 이 영화가 생각보다 훨씬 깊고 감동적이라는 사실이 관객들에게 큰 놀라움을 선사할 것 같다. 처음에는 주로 유머와 액션이 눈길을 사로잡지만, 일단 캐릭터들에 몰입하게 되는 순간, 이야기가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가고, 역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감정을 느끼게 될 것이다!

/[email protected]

[사진] 제공


박소영([email protected])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