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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애니로 부활한 예수…흥행 기적 썼다

한국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는 찰스 디킨스의 ‘우리 주님의 생애’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돼 북미에서 먼저 개봉됐다. 디킨스의 어린 아들 월터의 시선으로 예수의 생애를 함께 따라간다. 한국에선 7월에 개봉될 예정이다. [사진 모팩 스튜디오]
북미에서 개봉한 한국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The King of Kings)’의 흥행 돌풍이 거세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영화흥행 집계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11일 북미 3200개 극장에서 개봉한 ‘킹 오브 킹스’는 하루 만에 701만275달러(약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첫 주 흥행 수입만 1910만 달러(272억원)다. 이는 27년 전 1450만 달러를 기록했던 ‘이집트 왕자’를 제치고 애니메이션 성경 영화로는 최고 기록이다.

관객들의 반응도 좋다. 시장조사업체 시네마스코어의 현장 관객 설문조사에서도 최고 등급인 ‘A+’를 받았다. 영화 매체 버라이어티는 “오는 20일 부활절을 앞두고 있어 이번 주 ‘킹 오브 킹스’의 흥행 돌풍이 더 거세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성호 모팩 스튜디오 대표.
‘킹 오브 킹스’(러닝타임 101분)는 한국의 모팩 스튜디오가 만든 극장용 3D 애니메이션. 장성호 모팩 대표가 각본· 감독과 제작을 맡았고, 김우형 촬영감독이 공동제작자로 참여했다. 여기에 할리우스 스타 피어스 브로스넌, 케네스 브래너, 우마 서먼 등이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총 제작비는 약 360억원.

제작 전 과정을 지휘한 장 대표는 한국 컴퓨터그래픽(CG)·시각효과(VFX) 분야의 선두 주자다. 영화 ‘해운대’, ‘명량’, 드라마 ‘태왕사신기’, ‘별에서 온 그대’ 등에서 시각효과를 담당해왔다. 장 대표는 14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성서 이야기를 친근하게 일반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었는데 그 뜻이 통한 것 같다”며 “영화는 기획에서 개봉까지 총 10년이 걸렸다. 한국에선 오는 7월 개봉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작 중 붙인 가제 ‘예수의 생애’로 여러 기사가 나왔지만, 국내서도 ‘킹 오브 킹스’라는 제목으로 공개된다.


Q : 모팩은 VFX(시각특수효과) 전문 기업이다. 애니메이션을 만든 이유는?
A : “시각효과의 기술적 완성도에 자신이 있었고, 이 기술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선택했다. 국내 시장만 바라보고 제작하기엔 투자를 받기도 어렵고 한계가 있었다. 북미 시장에서 배급될 수 있는 콘텐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Q : 왜 성경 이야기인가.
A : “천하의 디즈니도 ‘백설공주’에서 시작했다. 북미에서 가장 친근한 콘텐트가 무엇인지 조사해봤더니 예수 이야기였다.”

가상 플랫폼을 위해 촬영이 진행된 제작 현장. 배우들이 모션 캡처 수트를 장착했다.
시나리오는 영국 작가 찰스 디킨스가 자녀들을 위해 쓴 ‘우리 주님의 생애(The Life of Our Lord)’에서 영감을 받아 장 대표가 집필했다. 디킨스가 어린 아들 월터에게 성경 이야기를 들려주며 예수가 왜 진정한 ‘왕 중의 왕’인지 설명하는 내용이다. 기독교 신자인 장 대표는 “예수 이야기가 메인 플롯이라면 디킨스와 어린 아들 월터가 예수 이야기를 통해 관계를 회복하는 게 서브플롯”이라며 “어린 월터의 시선을 따라가도록 설정해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극에 감정을 이입할 수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Q : 당신과 김우형 촬영감독은 애니메이션 전문가는 아니다.
A : “맞다. 둘 다 실사 영화 기반이다. 김 감독은 영화 ‘더킹’ ‘1987’을 비롯해 박찬욱 감독 신작 ‘어쩔수가없다’ 촬영을 맡은 최고의 전문가다.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버추얼 프로덕션 플랫폼을 직접 개발해 제작했다.”

장 대표 설명에 따르면, 게임 언리얼 엔진을 사용해 가상 환경 안에서 실사 영화처럼 배우들이 연기하는 장면을 카메라로 촬영하고 편집한 다음 이를 기반으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다.


Q : 실제 배우들의 연기와 촬영이 있었다고?
A : “그렇다. 조명, 소품까지 영화 현장처럼 가상으로 세팅한 후 모션 캡처 장치를 한 배우들이 연기를 했다. 이 촬영본을 토대로 수정하고, 캐릭터는 애니메이션으로 교체해 최종 결과물을 완성했다.”


Q : 쟁쟁한 할리우드 배우들이 참여했는데.
A : “베테랑 캐스팅 디렉터인 제이미 토마슨의 힘이다. 처음부터 할리우드 메인 스트림에 들어가자는 목표로 베스트 캐스팅 디렉터를 찾았다. 시나리오를 마음에 들어 한 토마슨은 할리우드 개런티 5분의 1만 받고 참여했다. 그는 내게 자신이 인생에 한 번 쓸 카드를 ‘킹 오브 킹스’에 썼다고 하더라(웃음).”

‘킹 오브 킹스’ 유치를 위한 스트리밍 플랫폼 간 경쟁도 치열하다. 장 대표는 “넷플릭스, 애플, 아마존, 훌루 등 네 군데서 제안을 받았다”며 “K콘텐트가 전 세계를 호령하지만 애니메이션 분야는 빠져 있었는데, 이번에 유의미한 성과를 이뤄 기쁘다”고 말했다.





이은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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