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까지 10년···처음부터 세계 시장 목표로" 미 흥행 '킹 오브 킹스'
!['킹 오브 킹스'의 한 장면. 시나리오는 찰스 디킨스가 아들을 위해 집필한 '우리 주님의 생애'에서 영감을 받아 장성호 대표가 직접 썼다.[사진 모팩스튜디오]](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4/15/1b45ff53-cb09-4d21-9a56-24ac8a1c7b21.jpg)
![지난주 북미에서 개봉한 '킹 오브 킹스' 포스터. [사진 모팩스튜디오]](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4/15/59a783e0-f413-4ffe-b834-391db2d841a7.jpg)
관객들의 반응도 좋다. 시장조사업체 시네마스코어의 현장 관객 설문조사에서도 최고 등급인 'A+'를 받았다. 영화 매체 버라이어티는 "오는 20일 부활절을 앞두고 있어 이번 주 '킹 오브 킹스'의 흥행 돌풍이 더 거세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킹 오브 킹스'(러닝타임 101분)는 한국의 모팩 스튜디오가 만든 극장용 3D 애니메이션이다. 장성호 모팩 대표가 각본· 감독과 제작을 맡았고, 김우형 촬영감독이 공동제작자로 참여했다. 여기에 할리우스 스타 오스카 아이작, 피어스 브로스넌, 케네스 브레너, 우마 서먼, 마크 해밀 등이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시나리오부터 연출까지, 제작 전 과정을 지휘한 장 대표는 한국 컴퓨터그래픽(CG)·시각효과(VFX) 분야의 선두 주자다. 영화 '해운대', '명량', 드라마 '태왕사신기', '별에서 온 그대', 미국 드라마 '스파르타쿠스' 등에서 시각효과를 담당해왔다. 장 대표를 14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성서 이야기를 친근하게 일반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었는데 그 뜻이 통한 것 같아 기쁘다"며 "영화는 기획에서 개봉까지 총 10년이 걸렸다. 국내에선 7월에 개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작 중 붙인 한국판 가제 '예수의 생애'라는 제목으로 알려졌지만, 국내서도 '킹 오브 킹스'라는 제목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공식 제작비는 270억원. 그러나 제작 도중에도 90억원이 추가로 투입돼 총 제작비는 360억원가량 들었다.
![장성호 모팩 스튜디오 대표. [사진 모팩스튜디오]](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4/15/cdb26753-174c-44d5-89db-f431e27a3f23.jpg)
![영화 '킹 오브 킹스'의 한 장면. 부활절 시기를 앞두고 북미에서 먼저 개봉됐다. [사진 모팩스튜디오]](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4/15/4b1721db-c843-4ff4-b49f-62a312a0c608.jpg)
Q : 모팩은 VFX(시각특수효과) 전문 기업이다.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이유는?
A : 시각효과의 기술적 완성도에 대해 자신이 있었다. 그런 만큼 이 기술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작품을 제작하고 싶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애니메이션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기술력은 자신 있었지만, 국내 작은 시장만 바라보고 제작하기엔 투자를 받기도 어렵고 한계가 있었다. 북미 시장에서 배급될 수 있는 콘텐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Q : 왜 성경 이야기인가.
A : 천하의 디즈니도 '백설공주'에서 시작했고, 오랫동안 원작 기반의 작품을 제작했다. 북미에서 가장 친근한 콘텐트가 무엇인지 조사해봤더니 무엇보다 예수 이야기였다.
시나리오는 영국 작가 찰스 디킨스가 어린 자녀들을 위해 쓴 '우리 주님의 생애(The Life of Our Lord)'에서 영감을 받아 장 대표가 집필했다. 디킨스가 어린 아들 월터에게 신약 성경 이야기를 들려주며 예수가 왜 진정한 '왕 중의 왕'인지 설명하는 내용이다. 장 대표는 기독교 신자다.
Q : 디킨스의 이야기를 끌어온 이유는?
A : 예수 이야기는 누구나 다 알고 있지 않나? 뻔한 이야기를 그대로 풀 수 없었다. 이것을 흥미롭게 푸는 데 도움이 될 원작이 필요했다. 저작권이 소멸한 퍼블릭 도메인을 찾아보니 디킨스가 자기 아들을 위해 쓴 '우리 주님의 생애'가 있었다. 디킨스가 왜 이 책을 썼을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장 대표는 "예수 이야기가 메인 플롯이라면 디킨스와 어린 아들 월터 두 사람이 예수 이야기를 통해 관계를 회복하는 게 서브플롯"이라며 "어린 월터의 시선을 따라가도록 설정해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극에 감정을 이입할 수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Q : 당신과 김우형 촬영감독은 애니메이션 전문가는 아니다. 제작이 쉽지 않았을 텐데.
A : 맞다. 우리는 영화계에서 오래 일해왔지만 둘 다 실사 영화 기반이다. 김 감독은 영화 '암살' '더킹' '1987'을 비롯해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의 촬영을 맡은 최고의 전문가다.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버추얼 프로덕션 플랫폼을 직접 개발해 제작했다.
장 대표 설명에 따르면, 이들은 게임 언리얼 엔진을 사용해 가상 환경 안에서 실사 영화처럼 배우들이 연기하는 장면을 카메라로 촬영하고 편집한 다음 이를 기반으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다.
Q : 처음부터 그린 게 아니라 실제 배우들의 연기와 촬영이 있었다고?
A : 그렇다. 조명, 소품, 환경까지 영화 현장처럼 가상으로 세팅한 후 모션 캡처 장치를 한 배우들이 연기를 했다. 이를 토대로 수정하고, 캐릭터는 애니메이션으로 교체해 최종 결과물을 완성하는 방식이다.
!['킹 오브 킹스'는 보추얼 프로덕션 플랫폼을 구축해 제작했다. 가상 환경을 세팅해 놓고 모션 캡처 장치를 한 실제 배우들이 연기해 수정과 재편집 과정을 거쳐 최종본을 완성했다. . [사진 모팩스튜디오]](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4/15/fe3d08d0-b796-4620-8030-20df7930c17a.jpg)
![버추얼 프로덕션을 위해 모션 캡처 장치를 한 배우들이 연기를 하고 있다. [사진 모팹스튜디오]](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4/15/ef5f5354-03f7-4554-9c7c-28e3f18767a9.jpg)
일각에선 조명과 배경, 질감은 아름답지만, 캐릭터 표현이 아쉽다는 지적도 나왔다.
저도 그 점이 아쉬운데, 우리에게 주어진 예산과 환경에선 최선을 다했다.
Q : 쟁쟁한 할리우드 배우들이 목소리 연기를 맡았는데.
A : 베테랑 캐스팅 디렉터인 제이미 토마슨의 힘이다. 우리는 처음부터 할리우드 메인 스트림을 접촉해 들어가자는 목표로 베스트 캐스팅 디렉터를 찾았다. 시나리오를 마음에 들어 한 토마슨은 할리우드 개런티 5분의 1만 받고 참여했다. 그는 내게 자신이 인생에 한 번 쓸 카드를 '킹 오브 킹스'에 썼다고 하더라(웃음).
케네스 브래너 역시 "시나리오가 좋다"며 디킨스 목소리 배우로 참여했다. 영어로 대사를 바꾸는 작업엔 캐스팅 디렉터 제이미 토마슨과 할리우드 각본가 롭 에드워드가 참여했다.
현재 '킹 오브 킹스' 콘텐트 유치를 위한 스트리밍 플랫폼 간 경쟁도 치열하다. 장 대표는 "넷플릭스, 애플, 아마존, 훌루 등 네 군데서 제안을 받았다"며 "곧 스트리밍 플랫폼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K-콘텐트가 전 세계를 호령하는 가운데도 애니메이션 분야가 빠져 있었는데 이번에 유의미한 성과를 이뤄 기쁘다"며 "'킹 오브 킹스'가 한국의 애니메이션 분야 인력이 더 크게 활약하는데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은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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