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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평화구상 차질에 참상 더해가는 우크라 전쟁

푸틴 '시간끌기'…협상 교착되며 전투격화·민간인 대량사망도

트럼프 평화구상 차질에 참상 더해가는 우크라 전쟁
푸틴 '시간끌기'…협상 교착되며 전투격화·민간인 대량사망도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도로 시작된 휴전 협상이 '신속한 종전'을 이뤄내겠다는 장담과 달리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이 참상을 더해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이 제시한 휴전안에 반응하지 않은 채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도 높은 공격을 감행하면서다. 서방에선 러시아 측이 당초부터 휴전할 의사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러시아군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주의 주도 수미시(市)를 겨냥해 최소 두 발의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미사일들이 떨어진 곳은 수미 시내 인구밀집 지역이었다.
이 중 한 발은 승객으로 가득한 버스에 명중했고, 아비규환의 참상이 벌어졌다.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이날 수미에선 어린이 두 명을 포함, 34명이 숨지고 100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다.
종려주일(부활절 직전 일요일)을 맞아 거리에 나온 사람이 많았던 까닭이다. 이번 사건은 올해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최악의 민간인 인명피해로 평가된다.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EU) 국가들은 이번 공격을 거세게 비난하고 나섰다.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14일 "푸틴은 휴전을 향해 갈 의도가 없다는 게 명백하다"며 유럽의 대러 제재를 최고 수위로 끌어올릴 것을 주장했고, 내달 독일 차기 총리로 선출될 예정인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CDU) 대표도 이번 공격을 '심각한 전쟁 범죄'로 규정하면서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순항미사일 '타우러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의향을 내비쳤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 모두에 전쟁 발발의 책임이 있다는 양비론적 태도를 유지했고 수미 미사일 공격 참사에 대해서도 "끔찍한 일"이라면서 "나는 그들이 실수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수'라는 표현이 어떤 의미인지 묻는 말에는 러시아에 문의하라며 말을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피격된 장소는 우크라이나와 서방의 군 회의가 열린 곳"이라고 주장했던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발언은 러시아군이 목표물을 빗맞히면서 참사가 벌어졌다고 보기에 나온 것일 수 있어 보인다.
트럼프는 지난해 대선 선거운동 기간 자신이 당선되면 24시간 이내에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했고, 취임 후 미국과 러시아 간 직접 회담을 주선했지만 현재까지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를 일방적으로 중단하는 트럼프의 손목 비틀기에 굴복한 우크라이나는 무조건적 휴전안에 동의했지만, 러시아는 과도한 조건을 들이밀며 시간을 끌고 있어서다.
푸틴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유럽 철수,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포기, 우크라이나의 전면 무장해제 등 우크라이나는 물론, 트럼프 대통령조차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의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달 미국은 30일간의 전면 휴전을 통해 영구적 평화를 위한 협상 시간을 벌려 했으나, 러시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는 11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 휴전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불과 이틀 뒤 수미에서 러시아군의 미사일에 다수의 민간인이 숨지면서 트럼프의 우크라이나 평화 구상이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한 채 러시아에 시간 벌어주기만 하고 있다는 비판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 안보에서 발을 빼겠다는 입장을 시사해 왔으며,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도 안보 보장을 거부해 왔다.
최근에는 사실상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전쟁을 벌이기까지 하면서 러시아에 대항하는 서방 진영의 단일대오가 와해 위기에 놓인 만큼 푸틴 대통령 입장에선 서둘러 휴전할 이유가 없게 됐다.
본격적으로 휴전에 나서기에 앞서 오랜 전쟁에 지치고 미국의 태도 변화에 사기까지 떨어진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최대한의 전과를 올리는 게 합리적 선택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도 러시아가 전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전투를 중단하는 데 관심이 없고 의도적으로 휴전 협상을 느리게 진행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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