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협상’ 방미 서두르는 日…“일본이 합의 롤 모델” 기대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90일간 상호관세 부과 유예를 발표하면서 일본이 관세 협상을 위해 방미를 서두르고 나섰다.
일본은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의 최측근인 아카자와 장관을 앞세워 베센트 장관과 제미이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의 협상을 ‘조기 합의’로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기대감도 번지고 있다.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요미우리신문에 “미국 측이 일본과의 교섭을 선행해 각국에 합의 롤모델을 제시해 시장에 메시지를 내고 싶은 것 아니냐”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조기 합의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협상 카드가 많지 않은 것은 일본 정부로선 고민거리다. 종합대책본부까지 꾸렸지만 일본이 쓸 수 있는 협상 재료는 미국산 제품 수입에 대한 규제 완화와 같은 비관세 장벽을 낮추거나 농산물에 대한 관세 인하가 거론되는 수준이다.
정치적 부담도 문제다. 관세 협상이 조기에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올 여름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여당인 자민당에도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상품권 스캔들로 인해 이시바 총리 지지율이 20%대까지 하락하면서 보수 성향의 자민당 의원들 사이에선 이시바 정권에 한 불만도 터져나온 바 있다. 이런 정치적 상황 영향으로 일본 내에선 관세 지원금 논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전날 모리야마 히로시(森山裕) 자민당 간사장은 이시바 총리를 찾아 지원금 검토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득에 상관없이 전국민에게 일률적으로 현금을 살포하자는 것인데, 약 3만~5만엔(약 30만~50만원)을 주자는 목소리부터 10만엔(약 100만원)까지 다양한 상황이다.
관세 부과가 유예됐지만 협상이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한 일본 기업들의 고민도 늘어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위스키로 유명한 산토리홀딩스는 위스키 재고 분량을 미국으로 옮기는 대책을 마련했다. 식품기업인 메이지는 미국 공장에서의 생산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약 41억엔(약 406억원)을 투자해 '헬로 팬더' 과자의 미국 생산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관세로 인해 주식시장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데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전날 재무성과 금융청, 일본은행의 회의를 언급하면서 “계속해서 이 3자간 제휴, 협력에 만전을 기해 시장동향과 거래 상황 등 높은 긴장감을 갖고 주시해나가며 적절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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