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탄압' 방글라 전직 검사,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
'야당 탄압' 방글라 전직 검사,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셰이크 하시나 전 방글라데시 총리 집권 기간에 총리의 '정적 제거'에 동조해 야당을 탄압한 것으로 알려진 전직 검사가 살인미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고 AFP통신 등이 9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국제범죄재판소(ICT) 소속 고위급 검사로 활동해온 투린 아프로즈 변호사가 지난 7일 밤(현지시간) 수도 다카 소재 자택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아프로즈 전 검사는 지난해 8월 대학생들의 반정부 시위를 당국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총상을 입은 모함메드 바바르(21)에 의해 시위 관련 사건으로 고발된 상태였다.
전 ICT 검사가 대학생 시위 관련 혐의로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AFP는 전했다.
국내 법원의 일종인 ICT는 방글라데시가 1971년 파키스탄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한 전쟁을 벌일 당시 파키스탄군에 부역한 이들의 잔학행위를 조사·기소하기 위해 하시나 전 총리가 2009년 설립했다.
하지만 하시나 전 총리가 2009년 두 번째로 집권한 이래 ICT는 하시나의 정적인 야당 인사 등을 탄압하는 도구 역할을 해왔다는 비판을 받는다.
2013년부터 6년간 ICT 검사를 지낸 아프로즈는 당시 최대 야당인 자마트 에 이슬라미의 일부 지도자 등 최소 6명의 이슬람주의 지도자가 교수형 선고를 받도록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들 중 1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실제로 교수형이 집행됐다.
하시나 전 총리는 독립유공자 후손 공직할당제 도입에 반대하는 대학생 시위를 무력진압해 수백명이 사망한 지난해 8월 초 자신의 정부를 후원해온 인도로 달아났다.
이후 방글라데시 내 정치적 혼란을 수습하고자 출범한 과도정부는 하시나 정부 시절 저질러진 부패와 비리 등을 바로잡는 개혁을 진행하고 있다.
과도정부는 하시나의 신병을 넘겨달라고 인도 정부 측에 요구하지만 여의찮은 상황이다. 이 와중에 하시나 전 총리는 과도정부의 개혁에 반발하며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있을 차기 총선을 통한 정치적 재기를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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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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