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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서예가들 다 모였다, 여덟 글자면 충분하다

서울 예술의전당서 열리는 ‘먹의 혼’과 ‘한글창신’ 출품작. 사진은 한태상의 ‘자/모음 시리즈’. [사진 한국서예단체총연합회]
“뜻이 맞으면 술잔을 여럿 기울이고, 나를 알아주는 이 만나면 한 곡조 노래한다(得意多杯 知音一曲)”

서울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10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먹의 혼’에 출품한 송현수 한국서예협회 이사장의 ‘지음일곡’이다. 대구에서 활동하는 그는 붉은 먹(朱墨)을 섞은 추상 서예를 전시에 내놓았다. 한윤숙 한국서가협회 이사장은 인위성이 없는 자연 그대로의 경지 ‘무위(無爲)’를 그 뜻에 걸맞은 서체로 완성했다.

송현수의 ‘지음일곡’. [사진 한국서예단체총연합회]
한국서예단체총연합회가 주최하는 이번 전시에는 한국 대표 서예가 180명이 각 1~8자의 큰 글자만으로 호쾌하게 화선지를 채운 ‘대자전(大字展)’을 선보인다. 한국서총은 한국미술협회 서예분과, 한국서예협회, 한국서가협회, 한국서도협회 등 4개 서예 단체의 연합체다. 12일 개막식에서는 문관효·송동옥·이주형·한윤숙 등 4단체 대표 서예가들이 각각 길이 7m 족자에 큰 붓 휘호 퍼포먼스를 벌인다. 훈민정음·조선왕조실록·직지심체요절·승정원일기 등 13개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한 우리나라다. 이 모든 유산이 붓끝, 즉 서예에서 시작됐다.

한윤숙의 ‘무위’. [사진 한국서예단체총연합회]
전시는 한글서예전 ‘한글창신-한글, 먹빛에 담다’(4월 25일~5월 10일)로 이어진다. 문관효 서도협회장은 끊지 않고 한 붓으로 ‘사랑’이라 썼다. 사랑의 옛말은 ‘괴다’, 특별히 귀여워하고 사랑한다는 의미다. 서로가 서로를 괴여 사랑이 됐음을 서체로, 의미로 모두 전하려 했다.

문관효의 ‘사랑’. [사진 한국서예단체총연합회]
한태상 서가협회 전 이사장의 ‘자/모음 시리즈’는 단색화를 닮았다. 닥지를 녹여 한글 자·모음 형태를 부조처럼 만들었다. 문장이나 의미 전달에 얽매이지 않고 자모의 형태를 회화적으로 구성, 한글의 쓸모를 넘어 예술로서의 아름다움을 보여줬다.

지구상엔 7000여 가지 언어가 있지만, 문자는 30여 개뿐이다. 한글도 그 중 하나다. 한글서예는 올 초 국가 무형유산으로 지정됐다. 한글서예는 먹과 붓을 사용해 한글을 쓰는 행위와 그에 담긴 전통 지식을 포괄한다. 훈민정음이 창제·반포된 15세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글은 종이·금석(金石)·섬유 등 다양한 재질의 매체에 한국인의 삶을 기록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전해져 왔다. 한글서예는 문자를 이용한 독창적인 조형예술이며, 이런 예술적 의미와 기능은 문자 디자인의 요소가 강조된 캘리그래피로도 저변을 확대해 가고 있다.

한국서예진흥재단 홍석현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서예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잃어버린 혼을 새롭게 일깨워 주는 열정에 경의를 표한다”며 “한글서예가 국가 무형유산으로 지정되는 쾌거에 이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권근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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