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한 북한군, 군사분계선 침범…軍 경고사격에 10여명 북상

북한군 10여명이 8일 군사분계선(MDL) 이남으로 침범했다가 북상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합참은 이날 “오후 5시 동부전선 DMZ에서 북한군 10여명이 MDL을 침범해 우리 군이 경고방송 및 경고사격을 실시했다”면서 “이후 북한군이 북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군은 북한군의 동향을 면밀하게 감시하면서 작전수행절차에 의거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6월에도 중부전선 DMZ 내에서 작업 중이던 북한군 일부가 MDL 이남으로 침범했다가 우리 측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에 북상한 바 있다.
북한군의 DMZ내 작업이 활발한 중부 전선에선 지난해 6월 한 달에만 3차례나 북한군이 MDL 이남으로 침범했고 군 당국의 경고 방송과 경고사격에 즉시 퇴각했다.
그러나 이날 북한군이 침범한 지역은 강원도 고성 쪽으로, 평소 북한군이 MDL 인근에서 도로 작업이나 불모지 작업을 하던 곳은 아닌 곳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국의 정치적 혼란을 틈타 북한이 접적지역 군의 경계 상태를 시험해본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들은 소총을 비롯한 개인 화기를 소지하고 위장색의 방호복을 갖추는 등 무장한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군 당국은 북한군이 MDL을 침범하기 이전부터 감시 장비 등으로 이들의 동선을 추적하던 중 MDL을 넘자 경고 방송을 실시했다. 그럼에도 이들은 남하를 계속했고 군 당국의 경고 사격이 이뤄진 이후에야 북상했다.
북한군이 침범한 지역의 MDL은 역(逆) 브이(V)자 형태로, MDL의 가장 먼 지점에서 따지면 최대 100m 지점까지 남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군은 이번에도 북한군이 향후 이곳에서의 작업을 염두에 두고 지뢰 탐지 등 정찰 활동을 수행하다가 우발적으로 MDL을 넘어왔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지뢰 폭발에 대비한 듯한 방호복을 입은 군인과 무장한 군인들이 순찰하듯이 섞여 있었다”며 “사전 작업을 위한 정찰 활동으로 보이고, 지형 때문에 실수로 MDL을 넘어왔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치적 혼란기가 계속되는 남측의 대비태세를 떠보기 위한 시도가 아니냐는 지적에 군은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북한군이 정찰을 하던 중 우발적으로 MDL을 넘었거나 최전방의 경계 이완 여부를 시험해봤을 가능성 등을 열어 놓고 분석 중이다. 합참은 지난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 당일 열상감시장비와 정찰기 등 접적 지역의 감시 태세를 격상한 뒤 이날까지 나흘째 유지하고 있다.
군이 DMZ 내에서 북한군에 경고사격을 한 것은 지난해 10월 북한이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MDL 이북 구간을 폭파했을 때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합참은 “북한군의 동향을 면밀하게 감시하면서 작전수행 절차에 의거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영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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