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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전쟁에 보잉 비행기 조립도 차질?…부품업체 납품 중단 경고

미국 워싱턴 렌턴의 보잉 공장에서 보잉 737 맥스 항공기가 제작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이 항공업계 공급망까지 뒤흔들고 있다. 상호관세로 항공 산업의 글로벌 분업 체제가 훼손되고, 신규 항공기 도입과 정비 부품 조달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8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항공기 부품사 하우멧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항공기 제작사 보잉과 에어버스에 관세로 인해 일부 부품의 납품이 중단될 수 있다고 공지했다. 하우멧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 엔진에 들어가는 알루미늄 부품 등을 공급하는 업체로 지난해 매출이 74억 달러(약 11조원)에 달한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발표 이후 주요 항공업체가 납품 중단을 경고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일(현지시간) 상호관세를 발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항공기는 글로벌 분업 체제 아래에서 만들어지는 대표적인 제품이다. 동체는 이탈리아(알레니아), 날개는 일본(가와사키), 엔진은 영국(롤스로이스)과 미국(GE·P&W)에서 만들어진다. 유럽의 에어버스와 미국의 보잉은 전 세계에서 부품을 조달해 항공기를 조립한다. 국내에선 대한항공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날개와 출입문 등을 공급한다. 보잉의 주력 기종인 B787에는 약 230만 개의 부품이 쓰이는데, 이 가운데 30%의 부품이 수입산으로 알려졌다. 1차 협력사에 소재와 장비를 공급하는 2·3차 협력사까지 따지면 글로벌 교역 규모는 더 크다.

하지만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 본격화면서 이 같은 분업 체계에 제동이 걸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지난 5일엔 10%의 보편관세를 부과했다. 9일부터는 57개국에 국가별 상호관세가 적용된다. 글로벌 항공 업계는 항공기 부품 산업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인사이트가 추정한 글로벌 항공기 부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6853억6000만 달러(약 1009조원)에 달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공급망이 재편될 때까지 단기간 고통을 견뎌야 한다고 말하지만, 전 세계 모든 부품을 미국에서 만들 순 없는 노릇”이라며 “비합리적인 무역 정책을 고수하면 되살리려던 미국의 제조업이 오히려 큰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 시애틀 킹 카운티 국제공항에 주차된 보잉 737 맥스 항공기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국내 항공 업계는 항공기 납품 지연을 우려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2019년 보잉과 30대의 신형 여객기 도입 계약을 체결했지만, 최종 납기를 2025년에서 2027년으로 이미 한 차례 연기했다.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악화한 탓이다. 지난해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한 여행객은 7115만7000명으로 팬데믹 이전 수준(7117만 명)을 회복했지만, 항공기 공급망은 아직 회복하지 못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달 미국 워싱턴DC에서 켈리 오트버그 보잉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항공기 적시 공급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저비용항공사(LCC)는 정비 부품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에어프레미아는 항공기 6대를 보유하고 있지만, 정비에 들어간 1대는 부품 수급 지연으로 운항하지 못하고 있다. 윤문길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명예교수는 “글로벌 공급망이 악화하면서 부품 재고와 재무적 여건이 열악한 LCC 업계부터 타격을 입고 있다”며 “환율 등 글로벌 경영 환경이 불리한 상황인 만큼 각 항공사가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화에 힘쓸 것을 보인다”고 말했다.



오삼권([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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