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왕산 덮친 불길 막아 세웠다…'최후 방어선' 뒤엔 이 나무

2일 경북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사무소 상황실에서 만난 안호경 소장은 지난달 25일 거대한 화마가 주왕산을 덮친 끔찍했던 순간을 이렇게 기억했다.

경북 산불은 국립공원에도 전례 없는 피해를 남겼다.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주왕산국립공원 내 피해 면적은 여의도의 11배가 넘는 3260ha로 추정된다. 공원 전체(1만 600ha)의 3분의 1 가까이가 화마에 휩쓸린 것이다. 1967년 국립공원 제도가 도입된 이후 산불 피해가 가장 컸던 건 재작년 3월 지리산 산불로 당시 피해 면적은 128ha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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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급 강풍·소나무 많은 청송, 불길 키웠다

안 소장은 “태풍급 강풍을 타고 상상도 못 했던 산불이 순식간에 오면서 대피령을 내리고 일부만 사무소에 남았는데 다행히 불길이 여기까지 넘어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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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사 지켜낸 활엽수림 “산불 방어선 역할”

소나무 등 침엽수는 산불에 취약하고 불똥이 하늘로 튀어 오르는 비화(飛火) 현상을 일으킨다. 반면 활엽수는 불길이 땅을 따라 비교적 약하게 가기 때문에 산불의 완충지대가 될 수 있다. 국립공원연구원에 따르면, 주왕산국립공원에서 활엽수림은 6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침엽수림 비율은 34% 정도다.

현장 조사를 위해 이날 주왕산을 찾은 명현호 국립공원연구원 박사는 “대전사 주변에는 소나무림이 있기 때문에 불길이 남쪽으로 넘어왔으면 피해가 훨씬 더 컸을 것”이라며 “수분을 많이 머금은 습성림과 활엽수림의 활엽수들이 산불의 방어선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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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복원 동시에 문화재 지킬 내화수림 필요”

천권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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