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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희망사항을 예측처럼 주장했다…지라시만 남은 세 달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의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과정에 정치적 이해관계가 있는 집단에선 끊임없이 ‘예측’ ‘가설’을 빙자한 주장 내지 희망사항을 설파해왔다. 심리가 본격화한 뒤인 2월과 3월은 각계에서 탄핵심판과 관련해 진위를 확인할 수 없는 지라시가 범람했다. 이는 정치인들의 입을 통해 뉴스로도 번졌다. 그 중 사실로 밝혀진 것은 거의 없다.




가장 핫한 ‘언제 선고한다더라’… 대선일과 직결

국회 법사위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 텐트 농성장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장 초기부터 활개친 건 ‘○○에 선고한다더라’는 선고기일 내지는 일정과 관련된 허위 주장이다. 대선 날짜와 직결된 사안이라 가장 예민했던 대목이고, 정치권과 언론에선 1월 초부터 ‘선고 언제 나오나’를 화두로 삼았다.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은 지난해 12월 27일과 1월 3일 변론준비기일을 거쳤고, 이때 1월 14일 첫 변론기일을 시작으로 5회 변론기일까지 지정했다. 이를 근거로 1월 중순 즈음부터 탄핵 인용, 즉 파면 및 이른 대선을 희망하던 야권에선 극단적으로 ‘2월 중순 선고 가능’ 주장도 있었다. 그러나 1월 16일 6·7·8차 기일을 추가로 지정해 2월 13일까지 일정이 잡혔고, 2월 14일엔 9·10차 추가기일을 잡아 2월 20일까지 변론기일이 연장됐다. 그때마다 가장 이른 날짜 예측은 ‘2말 3초’ ‘3월 중순’으로 조금씩 밀렸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월 19일 한 방송에 출연해 “2월 13일 변론이 종결될 경우 2월 말 선고가 가능하고, 늦어도 3월 초에는 선고할 수 있다”고 내다봤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1월 13일 한 언론사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헌재에서 2월 28일 금요일에 특별 기일을 잡아서 인용 결정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지만, 2월 19일 다른 방송사 프로그램에 출연해선 “3월 11일 선고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밝혔다.

사건의 심리와 선고를 결정하는 건 전적으로 재판관들의 판단사항이고, 대통령 탄핵심판에 별도로 정해진 선고일 규정은 없다. 헌재 모든 사건에 적용되는 ‘180일 이내 선고’ 원칙과, ‘과거 대통령 탄핵 사건을 금요일에 선고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변론종결 후 14일, 박근혜 대통령은 11일 후 선고했다’는 선례만 있지만 이마저도 꼭 전례를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보가 희박한 상황에서 정치권과 대중은 위 선례를 기반으로 한 기계적 추론을, 근거가 있는 정보인 양 재생산했다. 2월 20일 변론에서 재판부가 ‘25일 변론을 끝으로 종결하겠다’고 밝힌 뒤부턴 걷잡을 수 없이 각자의 선고일 예측이 쏟아졌다. 구체적으로 ‘연휴 끝나자마자 3월 4일 선고도 가능하다’(2월 14일 민주당 박범계 의원) 주장부터, 주마다 그 다음 주 화요일 또는 금요일 날짜가 거론됐다. 3월 7일, 14일, 21일, 28일 등 매주 금요일 선고 예측이 나왔지만 모두 허사였고, ‘4월 4일 금요일’ 예측에 이르러서야 결과적으로 겨우 맞춘 셈이 됐다.


1월 2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를 항의 방문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헌재 측과 협의가 되지 않아 방문이 무산된 가운데 정문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 때 권 원내대표가 한 '문형배 재판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절친' 발언에 대해 헌재는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연합뉴스

거짓 정보 속출에 헌재 공식 반박하기도
본격적인 변론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단순 주장을 넘어 헌재가 대응해야 할 수준의 거짓 정보가 현직 의원의 입과 방송을 통해 퍼지기도 했다. ‘마은혁 재판관 미임명’ 권한쟁의심판 첫 변론기일 및 감사원장‧검사 탄핵 사건 3차 변론기일이 모두 1월 22일로 지정된 것을 놓고,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월 8일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6일 헌법재판소를 찾아 김정원 헌재사무처장을 만났고 ‘감사원장‧국무총리‧검사3명 탄핵 사건을 빨리 진행하라’고 요구했고 헌재가 이를 수용해 그날 일정을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헌재가 여당의 압박에 반응한다는 건 확인이 된 것이네요’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맞습니다” “계속 공론화시켜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감사원장 탄핵‧검사 탄핵 사건은 지난해 12월 진행된 첫 변론기일부터 합의해 정하고 고지한 일정이었고, 권한쟁의 사건은 1월 2일 이미 기일을 지정해 양 당사자 측에 통지를 마친 뒤였다. 헌법재판소는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헌재를 방문하자 헌재가 다른 탄핵심판절차를 개시하였다는 주장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반박을 즉각 내놨다.

반면 탄핵에 반대하는 여권은 초기엔 ‘신속보다 정확 심판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른 선고를 반대했다.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1월 3일 준비기일에서 5회 변론기일을 미리 일괄 지정한 것을 두고 “방어권 침해”라며 반발했다. 그러나 이후 심리가 진행되며 절차적 흠결 주장 등 기각·각하 논리가 갖춰진 뒤엔 여권도 ‘이른 선고 촉구’에 가세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4월 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문형배 재판관이 선고기일을 잡을 수 있는데 안 잡고 있다, 고의로 지연시키고 민주당 편을 든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하던 중 ‘4월 4일’ 발표가 나자 “다행스럽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형배, 이재명 모친상 상가 방문" 헛주장도
재판관 개인에 관한 거짓 정보도 판을 쳤다. 재판관의 신뢰도 문제로 번질 수 있어, 헌재가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한 부분이기도 하다. 1월 21일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에 대해 ‘재판장 "尹 기이한 선거부정 주장 방치 어렵다"’는 제목의 기사가 다수 나갔으나, 이는 당일 변론 과정에서 국회 측 대리인단이 한 말을 문형배 재판관이 한 것처럼 사실과 다르게 작성된 기사였다. 1월 22일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문형배 권한대행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가까운 절친 사이로, 2020년 이 대표 모친상 상가에도 방문하고 주변에 얘기할 정도로 친분을 과시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헌재가 즉각 “문 권한대행은 이 대표 모친상에 간 적이 없으며, 조의금을 낸 사실조차 없다”고 반박하는 일도 있었다.

그 밖에 ‘문 대행이 기각 결정문을 쓸 수 없다고 버티다가 퇴임해버릴 것이다’ ‘헌재소장 자리를 노린 한 재판관이 기각 편에 설 것이다’ ‘김복형-정계선 재판관이 대판 싸웠다더라’ 등의 낭설도 정치권에서 떠돌았다. 모두 ‘탄핵 반대’ 재판관이 늘어난다는 맥락에서의 가설로, 이런 허위 정보들은 대개 극우 유튜브를 통해 전파되며 탄핵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장에 근거로 쓰였다.



김정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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