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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관세폭풍] 오랜 맹신 따른 트럼프의 최대 도박…업적될까 오명될까

물가상승·경기침체 이어질 우려…지지기반 서민이 부자보다 타격 "무역 시스템에 핵폭탄 투하" 지적 나와…민주당 반사이익 전망도

[美관세폭풍] 오랜 맹신 따른 트럼프의 최대 도박…업적될까 오명될까
물가상승·경기침체 이어질 우려…지지기반 서민이 부자보다 타격
"무역 시스템에 핵폭탄 투하" 지적 나와…민주당 반사이익 전망도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발표한 상호관세는 그의 오랜 신념과 지지층의 요구가 결합한 승부수이자, 미국과 세계 경제를 담보로 정치적 업적을 만들어내려는 최대 도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다수의 전문가가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는 데다 미국 제조업을 되살릴 가능성에도 의문부호가 붙어 있어 '실패한 도박'으로 끝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서민층은 물론이고 미국 전체, 나아가 전 세계가 경제적인 타격에 신음하게 될 수도 있다.
미국 CNN, 영국 BBC 등의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980년대부터 관세가 미국 경제를 부흥시킬 수단이라는 신념을 고수해 왔다.
관세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고 표현하는 등 그의 유별난 관세 사랑은 잘 알려져 있다.
고도화한 자유무역 질서와 맞지 않는 시대착오적 발상으로 치부될 법한 생각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정치적인 무기가 됐다.
글로벌 분업 시스템의 정점에 선 미국의 제조업이 개발도상국으로 넘어가면서 쇠락한 옛 공업지역 노동자들의 분노는 "다른 나라들이 미국을 벗겨 먹는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동적인 언어에 이끌렸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가시화한 제조업 위기와 급등한 인플레이션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서민층의 지지를 강화했다.
그 결과 의회 권력을 장악한 공화당의 지원까지 등에 업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보다 한층 전면적인 관세 정책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가 미국을 더 부강하게 만들 것"이라며 정책의 성공을 확신하는 모습이다.
관세를 통해 제조업을 재건하고, 정부의 세수를 확대하고, 글로벌 공급망의 충격으로부터 안전한 미국을 만들 수 있다는 논리다.
BBC는 "전쟁의 종식과 새로운 영토 획득, 연방 프로그램과 인력의 삭감 등 '유산 만들기'에 집착하는 대통령의 입장에서 이는 받고 싶은 상 가운데 가장 크고 중요한 상이 될 것"이라고 해설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장밋빛 인식과는 달리 많은 전문가는 이를 비현실적인 포부라고 전망하고 있다.
거래하는 대부분 국가들의 상품에 부과된 관세는 가격 상승으로 반영돼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소비 위축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까지 이어질 수 있어서다.
여기에 우방국이 반발하며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 다시 미국이 재보복에 나서는 등 무역 전쟁의 악순환도 우려된다.
켄 로고프 전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BBC에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 무역 시스템에 핵폭탄을 떨어뜨린 것"이라며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발표에 따라 미국의 경기 침체가 시작될 가능성이 50%로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의 이해와 어긋나는 것이기도 하다.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이나 경기 침체에 직격탄을 맞는 것은 부유층보다는 서민이기 때문이다.
관세를 부과한다고 해서 기업들이 미국 내에 공장을 건설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는 믿음에도 근거가 없다는 지적이 많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업의 탈출과 실업으로 망가진 옛 산업지역에 경제적 번영을 되찾아주겠다는 명목으로 진정한 고통을 안겨주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가 얼마 전 방송 인터뷰에서 자동차 가격 상승 우려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던 점을 상기시키며 "이 말이 진심이었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비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이다.
그는 이날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세계화주의자들과 가짜 뉴스의 불평이 있을 수 있지만, 지난 30년간 우리의 상대가 무역과 관련해 내놓은 예측들은 완전히 틀렸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규모 관세 부과가 가져올 경제적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 앞에 '진실의 순간'이 찾아올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기획이 경제학의 정설을 뒤집고 침체된 지역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는다면 최대 업적으로 남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경기 침체와 미국의 리더십 상실 등 격변을 초래했다는 오명을 뒤집어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지난 대선 패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어젠다에 끌려가기만 하며 무기력한 모습을 노출해 온 민주당에 기회가 찾아올 수도 있다.
CNN은 "전 세계는 자제되지 않는 대통령이 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전 세계 수십억 명을 경제적 위험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기이한 정치적 베팅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고 논평했다.
이어 "미국이 경제적 벼랑 끝으로 향하는 것이든 아니면 새로운 황금시대로 향하는 것이든, 공화당과 다른 미국인 모두가 같은 길을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고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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