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에] 용서해야 나도 용서받는다

고동운 전 가주공무원
처음에는 의무감으로, 그 후에는 다소 회의적인 마음으로 고해성사를 보곤 했는데, 최근에는 기쁜 마음으로 고해소에 들어간다. 개인적으로는 굳이 신부님에게 낱낱이 고백을 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진심으로 죄를 깨달아 죄지은 이에게 용서를 구한다면 죄사함은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과연 무엇이 죄인가. 이건 사람에 따라 다소 의견이 다를 수 있다. 주어진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 도울 수 있는데 돕지 않은 것, 남들 앞에 내놓기에 부끄러운 생각이나 행동 등이 모두 죄가 아닌가 싶다.
자녀가 여럿이다 보니 모두 늘 좋을 수만은 없다. 가끔은 섭섭한 일도 생기고, 그래서 한동안 소원해지기도 한다. 요즘은 이런 일이 생기면, 그저 “내 탓이요”하고 만다. 사실이 그렇다. 내가 부모 된 도리를 잘했어야 하는데, 뭔가 심기를 건드리는 언행을 했으니 자녀가 내게 섭섭함을 표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웃이나 친구들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내 기준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해 이러쿵저러쿵하면 그 사람도 나를 그렇게 대할 것이다. 묵은 죄를 생각하다 보면 용서를 구해야 하는 당사자를 이제는 더 이상 찾을 수 없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 사람에게 용서를 구하는 마음으로 다른 이들에게 친절과 관용을 베푸는 것으로 대신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다.
나만 죄를 짓는 것이 아니라 남들도 죄를 짓고 산다. 그러니 내게 상처를 입히고 죄를 지은 사람들도 있다. 변상과 사과를 받고 싶지만 상대방은 “내가 뭘 잘못했는데”라는 태도를 보인다면?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주님의 기도에 나오는 구절이다. 남의 죄를 용서해야, 나도 죄를 용서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남을 용서하는 것이 나를 살리는 일이다. 용서하지 않은 일은 늘 마음에 남아 나를 괴롭힌다. 그 일을 생각하면 분하고 억울해서 잠이 오지 않는다. 용서하고 잊는 것이 최선이다.
얼마 전 차고 공사를 하며 아내가 이런저런 물건을 많이 정리했다. 차고가 넓어졌다. 내게 고해성사는 마음을 비우는 일이다. 내가 지은 죄를 용서받으며 마음에 남아 있는 앙금을 털어낸다.
고동운 / 전 가주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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