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밀린 월세가 5천만원, 도둑질 체포만 3차례…잡범으로 전락한 일본의 야구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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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원 캔 음료 훔친 350승 대투수 요네다 데쓰야 – 후속 보도
[OSEN=백종인 객원기자] 일주일쯤 전이다. 일본 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전설적인 투수가 절도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사건 때문이다.
용의자는 한큐 브레이브스(오릭스의 전신) 등에서 통산 350승을 올린 요네다 데쓰야(87)였다. 편의점에서 희석식 소주 2캔을 옷 속에 숨겨서 나오다가 적발됐다. 제지하는 종업원을 지팡이로 위협하기도 했다. 결국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들렸다.
훔치려던 음료 ‘추하이’ 2캔의 판매가는 303엔, 우리 돈으로 3000원(약 2960원)도 안 되는 금액이다.
사건이 알려진 뒤 일본의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는 뒤숭숭하다. 400승의 가네다 마사이치에 이어 NPB 통산 2위에 해당하는 전설적인 투수 아닌가. 범법 행위에 대한 질타보다는, 비참한 노년에 대한 동정 여론도 강하게 일었다.
몇몇 일본 매체가 대투수의 곤궁한 최근 몇 년간을 후속 취재로 다뤘다.
데일리 신초의 보도에 따르면 그는 오사카 인근의 아마가사키라는 도시에 아내와 함께 살고 있다. 지은 지 50년이 넘은 오래된 공동 주택의 방 2개짜리 거처다.
집주인은 “2016년에 부동산 중개업자의 소개로 입주했다. 월세 5만 엔(약 49만 원)의 조건이었다. 당시 계약서의 직업란에는 ‘야구 해설자’라고 적혀 있었다. 그래서 ‘아, 그 요네다 선생이구나’라고 알았다. 나도 그의 경기를 보러 야구장에 갔던 팬의 한 사람이었다”라고 회고했다.

일본 명예의 전당
하지만 동경은 오래가지 못했다. “처음 1년 정도는 부동산 중개업자가 매달 월세를 지불했다. 그게 2017년 3월에 중단됐다. 이후로 돈을 낸 적이 없다. 벌써 8년이 됐다. 밀린 것만 500만 엔(약 4880만 원)이 넘는다.”
물론 수도 없이 독촉도 했다. “찾아가서 따지면 매번 똑같은 말이다. ‘조금만 있으면 돈이 들어온다, 그때 한꺼번에 갚겠다’라는 얘기다. 보증인으로 돼 있는 부인에게 가도 마찬가지다. ‘남편에게 물어보라’며 대꾸도 없다. 나도 한큐 팬이라서, 소송을 할 수도 없고…”라며 끌탕이다.
매체가 전한 또 다른 충격적인 사실이다. 절도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올 초에도 2차례나 경찰이 출동했다. 한 번은 약국이었고, 일주일 뒤에는 편의점에서 물건을 훔치다가 붙잡혔다.
이웃 주민들에 따르면 첫 번째는 현장에서 훈방 조치됐다. 그러나 두 번째는 경찰서까지 끌려갔다. 조사를 받은 뒤,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풀려났다. 이번이 세 번째 범행인 셈이다.
“그 집에는 TV도 없는 것 같았다. 명색이 야구 해설자라고 했는데, 이상했다. 에어컨도 없이 여름을 나더라. 1~2년 전인가, 사회복지사가 찾아가 도움을 준 것 같더라. 그나마 에어컨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이웃의 전언이다.
“얼마 전에는 빈 깡통을 정리하고 있는데, 요네다 씨가 와서 묻더라. ‘이런 것 모아서 어떻게 하는 거냐’라며 관심을 보였다. 그래서 대강 방법을 알려주기도 했다.”

84세 때인 2022년 명구회 기념 경기에 출전한 모습. 유튜브 채널 amodaiamo16 캡처
은퇴 후 몇 번의 사업을 시도했다. 특히 니시노미야에서 개업한 술집이 문제였다. 자신의 승수를 딴 ‘세나 350’이라는 스낵 바를 한동안 운영했다. 여성 종업원 5~6명을 고용한 규모였다. 그런데 매출이 시원치 않았다.
결국 업소 운영을 접어야 했다. 이때부터 쪼들리기 시작했다. 살고 있던 고급 아파트가 거듭 압류 조치(1996년~)를 받게 된다. 세금을 내지 못한 탓이다. 급기야 2002년에는 경매로 넘어가고 말았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재기를 노렸다. 한때는 기발한 골프채 사업도 벌였다. 타이타닉 호를 끌어올린 선체로 만든 클럽이라며 주변 사람들에게 판매하기도 했다. 뭔가를 끊임없이 모색했다. 주로 좋아하던 술이나 야구 관련한 것들이다. 하지만 성공한 것은 없다.
야구계 OB들에게 도움을 청한 적도 여러 차례다. “돈 좀 빌려 달라”며 여기저기 전화를 돌렸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타계한 노무라 가쓰야, 에모토 다케노리 등이 대상이었던 걸로 알려졌다. 장훈의 이름도 등장한다. “난 돈거래는 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거절했다는 후문이다.
/ [email protected]
백종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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