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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하정우 감독 "'롤러코스터' 이을 블랙코미디, 노선이 정해졌다" [인터뷰](종합)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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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연휘선 기자] "이제 제 결을 좀 정한 것 같아요". 말맛 최대로 살린 하정우식 코미디 영화가 '로비'로 한층 다듬어져 돌아왔다. 배우이자 '감독'으로서 그의 출사표를 들어봤다. 

하정우는 지난 2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쇼박스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이날 개봉한 영화 '로비'(감독 하정우, 제작 워크하우스 컴퍼니·필름모멘텀, 제공 미시간벤처캐피탈·위지윅스튜디오, 배급 쇼박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로비'는 연구밖에 모르던 스타트업 대표 창욱(하정우)이 4조 원의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인생 첫 로비 골프를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하정우가 '롤러코스터'와 '허삼관'에 이어 세 번째로 연출에 도전하는 작품으로, 하정우는 이번 작품에서 감독과 주연 모두 활약했다. 

작품 공개에 맞춰 의욕적인 일정을 준비한 하정우이지만, 그는 지난 25일 급성충수돌기염으로 응급수술을 받았다. 이에 수술 당일 진행된 언론시사회에서도 참석하지 못했던 터. 건강한 모습으로 인터뷰에 참석한 하정우는 "잘 회복하고 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맹장 터져서 잘 쉬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을 정도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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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를 잃지 않는 하정우였으나 일정은 달랐다. 당장 의사의 권고보다 이틀 앞당겨 지난달 28일 퇴원한 그는 "그날 GV가 나름 엄지윤 씨도 야심차게 섭외해서 빠질 수가 없었다. 언론시사회 저녁에도 이수지 씨를 어렵게 섭외했는데 그걸 결석해서 안타까웠다. 병원에선 일요일까지 있으라고 했는데 이틀 당겨서 퇴원을 했다"라고 작품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시사회 후 반응에 대해서도 그는 "GV 때는 배우 팬들이 많이 보셔서 대부분 호의적인 입장으로 바라봐주셨다. 진통제를 너무 세게 맞고 가서 정신이 몽롱한 상태에서 감지를 잘 못했다"라며 웃었다. 다만 그는 "VIP 시사회에서 후기도 듣고 올라온 글들 보면서 긍정적인 리뷰들을 봐서 기분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015년 '허삼관' 이후 10년 만에 세 번째 연출작 '로비'를 선보이는 상황. 하정우는 "'서울 타임즈'를 집필했었는데 대본을 보면서 내가 진짜 잘할 수 있는 작품인지 100% 답을 못하겠더라. 확실한 마음이 차오를 때까지 기다려보자고 생각을 했다가 '로비'를 만나게 됐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그는 "2021년부터 마음속으로 슬슬 그려넣기 시작했던 작품"이라며 "그래서 시간이 조금 걸린 게 아닌가 싶다. '로비'라는 소재는 2020년에 코로나19 때 골프를 배우고 필드에 나가서 경험들을 해보며 배경과 환경과 여기에 나온 사람들을 한 데 묶어서 이야기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밀려왔다. 그래서 준비를 하고 개봉까지 온 것 같다"라고 10년 만에 세 번째 연출작을 선보이는 배경에 대해 언급했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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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실제 하정우의 경험담도 '로비'에 담겨 있을까. 그는 "골프 라운딩에 나가면 일단 가식이 되게 많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골프장에서 아침 식사를 하러 모이면 똑같이 하는 말이 '오늘 몸이 안 좋다', '공이 잘 맞을지 모르겠다'는 식의 밑밥을 엄청 깐다. 정작 치기 시작하면 각자의 플레이들을 하는 거다. 평소에 인품적으로 좋은 사람이 골프장에선 저런 면모가 있다는 식의 말도 들었다. 온순한 사람이 거칠어지기도 하고, 거친 상남자가 소녀처럼 골프 치는 모습들을 보면서 이면들을 마주하면서 같이 라운딩하면서 동반자들의 캐릭터들을 느끼면서 코미디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어떤 사람이 샷을 실수를 하면 겉으로는 걱정해주는 척 하지만 속으로는 좋아하고 신나한다. 잘쳤다고 나이스샷을 외치지만 속으로는 죽기를 바라고 공이 없어지길 바라는 마음들이 표면적으로 드러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상에서는 비즈니스를 하고 회사를 다닐 때는 그런 마음을 잘 숨기는데 이상하게 골프장에서는 스물스물 나온다. 나이를 다 떠나서 20대부터 70대까지 다 쳐봤는데 다 똑같더라. 그게 흥미로웠다. 만약 골프를 어렸을 때부터 쳤다면 저한테는 그게 쇼크로 오진 않았을 텐데 어느 정도 나이를 먹고 골프장에 들어가서 사람들을 만났을 때 받는 독특한, 쇼크까진 아니지만 너무 흥미로운 지점들을 발견했다. 골프장 안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만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소재가 된 전기차 무선충전 시스템에 대해서도 "제 친구 중에 공무원이 있는데 어느 날 저랑 골프를 치는데 골프백에 네임택을 늘 달고와야 한다. 그 친구가 자기 아들 이름을 달고 왔더라. 왜 본명을 안 쓰냐고 했더니 공무원이라 혹시나 다른 사람들 눈에 오해를 살까봐 늘 조심을 한다고 하더라. 항상 골프 접대를 막기 위해, 조심하기 위해 그런 눈을 피하기 위해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려주더라. 도대체 무슨 일이 있길래 그러냐 파고들었다. 정말 중요한 걸 결정하는 부처에서 액수가 크기 때문에 조심한다는 사례들을 얘기해줬다. 제일 최근에 핫하게 바라보는 게 전기차 무선충전 스마트 주차장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고, 스타트업 회사들이 많이 있고, 국책사업화되진 않았으나 실제 스웨덴의 한 섬은 상용화시켜서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라. 가까운 미래엔 우리나라도 이런 것들이 상용화되지 않을까 싶더라. 그러한 이야기를 듣고 그 소재를 영화에 이식했다"라고 설명했다. 

극 중 빌런 격인 최 실장(김의성)의 현실 모티브에 대해서도 하정우는 "아마 제가 주변에서 최악의 사람을 떠올리며 짬뽕을 시킨 것 같다. 문제는 재수가 없고 보고싶지 않은 건 자기가 그런 행동을 하면서도 어떤 행동인지 모르는 게 최악이더라. 영화에서 최 실장은 자기가 나이스하고 세련됐다고 생각하고 매력적인 아저씨라고 생각하지만 반대 입장에선 너무나 불편하고, 함께 하고 싶지 않은 인물이다. 어떻게 보면 빌런 아닌 빌런을 만들려고 어렸을 때부터 제가 만난 '개저씨'들을 참고했다. 저도 '개저씨'이지만. 어떤 상황에서 진 프로(강해림)를 당황스럽게 만들 수 있을까 싶어서 허구 3~4스푼 넣어서 만든 캐릭터"라고 웃으며 말했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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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는 전반에 걸쳐 하정우식 유머를 전보다 세련되게 풀어낸다. 소위 '말맛'으로 대표되는 그 만의 유머에 대해 하정우는 "타이밍과 템포"라고 말했다. 그는 "'롤러코스터'는 김우일 편집기사와 같이 편집을 했다. 어떻게 보면 제 템포를 올곧게 다 썼다. 제 기준으로 그 때 당시에. 그런데 결과물을 시간이 지난 뒤 최근에도 보면서 너무 혼자만 즐길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허삼관'은 그러한 템포의 영화는 아니지만 '로비' 때는 김상범 편집감독님께 전적으로 템포를 조절해달라고 요청을 드렸다. 저는 영화를 찍으면 현장 편집본을 굉장히 많이 보는 편인데 저도 모르게 빨라지는 것 같더라. 그런 것들을 조심하기 위해서 현장 편집 기사랑 만들어두고 편집실에 어떤 멘트도 하지 않았다. 편집 감독님께 모든 소스를 다 드리고 만들어 달라고 했다. 그걸 조율하는 시간이 되게 오래 걸렸다. 정답이 없는 것이기 때문에 만들어 놓은 편집본을 보면서 시간을 갖고, 이게 맞는지 저게 맞는지 다시 현장 편집본을 보면서 계속 조절해왔다. 계속 보신 결과물들이 베스트로 조절한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그 외에 하정우 감독 만의 '인장' 같은 것들도 있을까. 하정우는 "저는 생각보다 무표정하다. 표정이 많지 않다. 그런데 우리가 보는 콘텐츠에 나오는 사람들이 표정이 많은데 실제로는 무표정한 얼굴을 많이 본다. 그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얼굴이라고 본다. 또 사람들이 생각보다 말을 빨리 한다. 저는 그게 제일 흥미로운 지점이다. 우리가 소비하는 수많은 영상 매체에서 본 것과 실제로 표정을 보면서 말하는 게 있으면 한다. 사람 마음은 고쳐 쓰기 힘들다는 게 살면서 점점 맞는 말이라고 생각이 든다. '롤러코스터' 때도 그렇고 '로비' 때도 그렇고 이면에 감춰진 각자 간의 솔직한 진짜 마음 욕망, 욕구가 드러나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 같다"라고 자평했다.

극 중 욕설이 유머로 활용되는 것에 대해서도 그는 "좋지 않지만 추임새, 호흡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타인에게 그렇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의도로 내뱉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소리의 일부분이 아닌가 싶다. 저희 영화에서 박해수가 욕을 많이 하는데 인물이 풍기는 소리의 일부분이다. 저도 그렇게 큰 의미를 담지 않았다. 쿠엔틴 타란티노 영화를 보면 'FXXK'이라는 단어가 엄청 나온다. 그것도 유희의 한 부분으로 쓰인 것 같다. 그렇긴 한데 최종본에선 엄청나게 뺐다. 모니터 시사회에서 욕설이 너무 많다고 해서 타협을 했다"라며 웃었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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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감독들과 작업해온 하정우. 영향도 받았을까. 하정우는 "엄청 많다. 최동훈 감독님은 배우를 사랑하신다. 다른 감독님도 그런데 유난히 최동훈 감독님은 본인이 만든 캐릭터에 캐스팅된 배우를 엄청나게 사랑한다. 평소에 배우들이 이야기한 걸 꼼꼼하게 기억하고 기록해서 캐릭터에 녹여내려 하신다. 현장에서 어떤 애정으로 영화를 찍는지에 대해서도 제가 옆에서 봐왔기 때문에 그런 마음을 가져야겠다 생각도 했다"라고 인정했다. 

이어 "사실 이 '로비'에 액션이 꽤 많다. 카트체이싱도 7회차 분량의 촬영도 했고 최시원과 보조사제의 액션도 많았는데 편집과정에서 다 삭제가 됐다. 류승완 감독님이 액션을 촬영할 때 날아다닌다. 효율적으로 찍는다. 다른 팀에서 10회에 찍을 걸 류승완 감독님은 3회에 찍는다. '베를린' 때 그런 걸 보면서 그 방식으로 찍어야겠다 생각했다. 배우에게 무리를 시키거나 강요하는 게 아니라 무술팀을 데리고 전부 다 그 장면을 찍는다. 배우가 꼭 들어가야 하는 씬만 찍는다. 진행도 빠르고 배우 입장엔 다 할 수밖에 없다. 안전도 보장돼 있기 때문"이라고 힘주어 말하기도.

더불어 그는 "나홍진 감독님 같은 경우는 프리 프로덕션 기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콘티를 얼마나 꼼꼼하게 준비하는지, 박찬욱 감독님도 마찬가지다. 윤종빈 감독은 어릴 때부터 봤기 때문에 시나리오 접근부터 어떻게 촬영하는지 여러 작품을 통해 경험했다. 제가 영화를 찍는 데에 제일 많이 비슷하고 가르침과 디렉션을 준 연출자로서 윤종빈 감독이 아닌가 싶다. 김용화 감독의 현장 지휘, 배우들에게 지휘하는 법. 책상에 앉아서 연출하는 법을 배웠다기 보다 그런 것들을 어깨너머로 배운 것 같다. 서당개 스타일로"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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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10년 만에 선보이는 세 번째 연출작인 '로비'이지만 개봉 시기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하정우는 "주변에서 '떨리니?', '나라도 뒤숭숭한데 이 때 개봉하면 어떡하니?'라고 하더라. 그런데도 저는 자연의 흐름과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한다. 저 혼자 결정한 것도 아니고 하다 보니까 이렇게 된 거다. 하다 보니까 운좋게 투자를 받아서 개봉 날짜가 잡혔고 쇼박스에서 배급날짜도 잡고, 개봉도 전에 '윗집 사람들' 연출을 제안받아서 후반작업도 하고 있고, 옛날엔 내 실력대로 다 이뤄냈나 싶더라. 어떤 작품은 그렇게까지 갈 작품이 아닌데 잘 됐고, 어떤 작품은 더 잘 될 것 같은데 안 된 작품도 있고. 멀리서 경력이 쌓여서 돌아보니 매 작품 하루하루 열심히 하니 넓게 보고 큰 축에서 보면 내 마음대로 흘러가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렇게까지 홍보를 열심히 한 영화가 없다"라는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치를 해보고 결과를 가져보고, 작품의 코미디가 과하다 덜하다 평가를 받고 다음엔 또 참고해서 나아가야겠다는 거다. 조금 다행스러운 건 나이가 드니 조금은 쿨해졌다"라며 웃었다.

그는 "여러 감독님들을 만나봤다. 그런데 제가 배우도 하기 때문에 저의 객관성에 대해 의심도 한다. 음악도 그렇고 미술도 그렇고, 일단 각 파트의 감독님들께 먼저 의견을 여쭤본다. 그걸 제가 굉장히 많이 고민하고 생각해서 최종 결정을 한다. 포스터도 배급사, 홍보대행사, 투자사들이 저보다 훨씬 더 전문가들이라 더 많이 그런 것들을 여쭤보게 된다"라며 배우이자 감독으로서 자신만의 작업 방식에 대해서도 밝혔다. 

'폭싹 속았수다'로 호평받은 강말금, '원경'으로 호평받은 차주영, 어떤게 더 '더러워' 보이는 지 찰떡같이 알아서 연기해준 김의성 등 출연 배우들에 대한 신뢰도 감독으로서 굳건했다. 이를 통해 그는 '로비'를 어떻게 남기려 했을까. 

하정우는 "'롤러코스터'와 '허삼관' 너무나 다른 작품이다. '로비'는 블랙 코미디이긴 하다. 제 방향성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롤러코스터'의 느낌으로 가느냐, 허삼관'으로 가느냐에 따라 노선을 확실히 한 것 같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나아가 그는 "하반기에 개봉할 '윗집 사람들'도 비슷한 결로 가게 될 것 같다. 찍을 때도 철저하게 이런 스타일로 가야겠더라. 더 밀도를 높여야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연출자로서 제 개인적인 건 '로비'는 감독 하정우로서의 노선이 정확해져서 이 방향으로 갈 거라는 신호탄 같은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자평했다.

끝으로 하정우는 "재미있는 작품이 되면 좋겠다. 와서 웃고 가셨으면 한다. 낯설 수도 있을 거다. 다행인 건 '롤러코스터'가 있어서 설명하기가 편해졌다. 코드에 맞으시면 보셔서 재미있게 즐기고 재미있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 영화라는 게 감독, 만드는 사람에겐 하나하나 의미있고 소중하지만 관객과 시청자들은 소비가 되는 거다. 저는 소박하게 재미있게 보시고 기억해주시면 너무나 감사한 마음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로비'는 오늘(2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했다. 

/ [email protected]

[사진] 쇼박스 제공.


연휘선([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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