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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버터] 마음과 마음을 잇는 ‘K-마인드’ 시대가 온다

이장우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이사장
우리는 항상 누군가와 연결돼 있다. 스마트폰으로, 소셜미디어로, 화상회의로, 물리적 거리와 상관없이 마음만 먹으면 서로 쉽게 연결될 수 있다. 이런 관계망 안에서 대화를 나누고 각자가 하고 싶은 말은 전하지만, 정작 그 안에서 ‘마음’은 오가지 않는다. 마음이 연결돼야 관계가 생기고, 관계가 얽혀야 공동체가 생긴다. ‘얽힘’이 없는 사회에서는 누구도 마음의 고립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동안 우리는 경제 성장이라는 목표에 모든 걸 걸었다. 성장도 중요하다. 경제를 전공한 사람으로서 먹고사는 문제보다 더 시급한 의제가 없다는 것도 잘 안다. 하지만 성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사회의 그늘이 점점 짙어지고 있다. 마음이 상한 채로 경쟁에 내몰린 개인들은 탈진했고, 사랑이 없는 정의는 분열을 낳고 있다.

다시 ‘마음’을 이야기해야 한다. 그저 정신건강을 다루는 의료 서비스 차원이 아니다. 마음은 정책이 돼야 하고, 국가의 미래 전략이 돼야 하며, 공동체 회복의 핵심 동력이 돼야 한다. 과거 한국 사회에서 경제를 일으켜 세우기 위한 ‘경제 정책’이 가장 중요한 국가 과제였다면, 이제는 마음을 돌보고 일으켜 세우는 ‘마음 정책’이 시급하다.

한국 사회가 지향해야 할 마음 체계를 ‘K-마인드’라고 부르고 싶다. K-마인드는 긍정심리학의 용어도 아니고 감성을 자극하기 위한 표현도 아니다. 한국 사회가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 온 집단적 마음 체계, 그리고 앞으로 세계에 기여할 수 있는 감정과 정신적 자산의 총합이다. 연결을 넘어 ‘얽힘’을 지향하는 개념이다.

단군신화 속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는 이념에서 K-마인드의 뿌리를 찾을 수 있다. 역사 속에서 한국인은 유독 ‘함께 견디는 힘’ ‘이웃을 존중하는 마음’ ‘창의적으로 도전하는 자세’ 등을 통해 위기를 돌파해 왔다. 산업화도, 민주화도, 팬데믹도 그러했다. 우리는 연결을 넘어 마음이 얽힌 사회, 다시 말해 ‘따뜻한 연결’을 실현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 민족이다. 양자역학에서 말하는 ‘얽힘(entanglement)’은 두 입자가 서로의 상태를 공유해 시간과 거리에 상관없이 즉각 반응하는 현상을 뜻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얽힘도 마찬가지다. 서로를 민감하게 감지하고, 반응하고, 돌보는 정서적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연결만으로는 고립을 해소할 수 없지만, 얽힘은 외로움을 줄인다. 그리고 그 얽힘은 ‘마음이 무엇인지 아는 것’에서 시작된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마음의 전화’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이 얽힘의 실마리를 찾고자 한다. 사람들은 익명의 상대에게 진심을 남긴다. 아무 조건 없는 위로, 들어주려는 마음, 그 자체가 치유의 시작이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어떤 이에게는 삶을 붙드는 끈이 될 수 있다.

이런 작은 실천들이 모여 마음 정책의 기반이 된다. 정책은 거대하지만, 시작은 작아야 한다. K-팝이 전 세계의 귀를 사로잡았다면, K-마인드는 전 세계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쌀 수 있다. 연결을 넘어 얽힘으로, 경쟁을 넘어 공존으로, 성장 중심에서 마음 중심으로 나아가는 전환이 필요하다. 마음을 잇고, 마음을 돌보고, 마음을 존중하는 사회. K-마인드 시대가 온다. 마음을 다룰 줄 아는 국가가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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