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듦이 서럽지 않게…중·노년에 건네는 따뜻한 위로

소설가 백수린(43·사진)의 신작 소설집 『봄밤의 모든 것』의 첫 번째 수록작, ‘아주 환한 날들’ 얘기다.

Q : 이번 작품집에는 노화와 상실을 겪는 중·노년이 많이 등장합니다. 이런 인물들에 끌리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A : “죽음에 대한 생각은 원래도 많이 하는 편이었지만, 나이듦과 노년의 삶에 대한 관심이 최근 부쩍 늘었습니다. 아무래도 직접적인 계기는 저 자신이 나이를 먹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제가 아직 가닿지 못한 나잇대 사람들의 마음을 상상해보는 일이 흥미롭습니다.”
Q : 책 속 이야기들은 상실 이후의 시간을 주로 그리고 있습니다. 상실을 극복되는 것이 아니라 곁에 머무는 것으로 묘사한 이유가 있다면.
A : “저는 사랑하는 존재를 잃은 상처는 영원히 극복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 상처를 간직하면서도 웃으면서 살아갈 수 있게 될 뿐이지요. 상실의 슬픔은 극복되지 않고, 언제고 되돌아옵니다. 그렇게 몇 번이고 되돌아오는 슬픔을 있는 그대로 존중해주는 것이야말로, 상실한 자에게 우리가 건넬 수 있는 가장 온당한 위로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 ‘흰 눈과 개’에서는 완전히 화해하지 않아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관계의 가능성이 그려집니다.
A : “저는 인간 사이에 완전한 이해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편입니다. 가능하지 않지만, 우리가 그것을 꿈꾸며 노력할 수는 있지요. 어차피 가능하지 않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과 가능하길 바라며 노력하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제 인물들은 대체로 후자에 속해요.”
Q : ‘그것은 무엇이었을까?’에서는 중년 여성들이 모여 과거를 회상하며 ‘기적’을 떠올립니다. 이 시대의 ‘기적’은 어떤 모습일까요?
A : “혐오를 사랑으로 맞서는 사람들, 두려워도 용기를 내는 사람들, 타인의 간절한 호소에 귀를 막지 않는 사람들, 오해를 무릅쓰며 소통하려 애쓰는 사람들, 모두가 절망을 말하는 순간에 기어코 희망의 불씨를 발견해내고는 사람들. 기적이 어떤 모습일 것 같냐는 질문을 받고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기적에 형태가 있다면 틀림없이 이런 사람들의 모습을 하고 있을 것 같네요.”
Q : 후속작 계획은.
A : “새 장편 소설 연재를 준비 중인데 아직 시작 단계라 지금까지 관심을 가져왔던 주제들의 연장 선상에서 읽힐 수 있는 소설을 생각하고 있다는 점 정도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동시대 한국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하는 장편을 쓰고 싶어요.”
홍지유([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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