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악취 진동" 절규의 도시…정부 구조는커녕 폭격, 왜 [미얀마 강진 현장 가다③]

스카이 빌라 주민들에 대한 구조는 재난 구조의 ‘골든타임’(72시간)인 지난달 31일 오후 1시(현지시간)를 지나기 전에 멈춰섰다. 주민 테수산디 쨔우는 “구조 작업에 필요한 크레인 임차비가 너무 비쌌다. 사람 1명을 구하는데 무려 100만 짜트(약 70만원)이나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1인당 연간 소득이 1000달러(약 147만원)를 겨우 넘는 미얀마인들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1일 오전 8시 기자가 찾은 스카이 빌라에는 출입금지 테이프가 둘러쳐져 있었다. 바로 옆에 소방차가 무료한 듯 정차해 있었다. 시취(屍臭)와 태양의 열기, 끈적한 습기가 뒤섞인 공기를 배경으로 군인 2명이 지나가는 사람들을 검문했다. 거대한 지진의 충격은 완만하게 흘러가는 남국(南國)의 시간에 흡수되는 중이었다. 사람들은 마을길을 따라 이어지는 수로에서 물을 길어 몸을 씻고, 태양 전지판을 가진 이웃집에 들러 휴대전화를 충전했다. 잔해를 파헤치던 손길 역시 둔해졌다.


만달레이의 호텔과 아파트 붕괴 현장에서 중국 구조대가 생존자들을 구조했다는 보도가 중국 언론발로 나오지만, 현지 교민은 “중국 구조대가 간 곳은 주로 중국 자본이 들어갔거나 중국인이 숙박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붕괴 현장에선 청년들 역시 드물었다. 젊은이들은 잔해를 파헤치다가도 자취를 감춰버린다. 군정이 지난해 2월 징병제를 실시한 이후 납치하듯이 남자들을 끌고 가간다는 소문도 돌았다.
오랜 기간 군부 통치를 겪던 미얀마는 아웅산 수치 고문이 이끈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2020년 11월 총선 승리로 민주화를 이루는 듯했다. 그러나 군부는 이듬해 쿠데타를 일으켜 정부를 뒤엎었다. 이 때문에 군정에 대한 반감이 미얀마 사회 저변에 뿌리 깊게 박혀 있다. 특히 이번 지진 피해를 입은 만달레이는 2007년 승려들과 함께 군정에 반대하는 ‘사프란 혁명’(승복의 사프란색에 빗댄 용어)을 일으킨 적도 있다.

만달레이보다 더 참혹한 곳은 서쪽으로 약 20㎞ 떨어진 사가잉이다. 사가잉은 이번 7.7 규모 강진의 진앙지였다. 그러나 군정은 반군이 장악한 도시라는 이유로 지원을 원천 차단 중이다. 그리고는 오히려 반군의 휴전 제안을 무시하고 폭격했다. 사가잉에선 넘쳐나는 시신 때문에 악취가 진동을 한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최악의 사태에도 미얀마인들이 버텨낼 수 있는 건 서로의 온기 때문이다. 다시 문을 연 편의점은 물건 가격을 지진 이전처럼 받았다. 사재기 현상도 없었다. 한 식당 앞에서는 길게 줄을 늘어선 모습이 목격됐다. 앞자락에서 식당 종업원들이 무료로 주민들에게 도시락을 건네주고 있었다. 30대 여사장은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위문희.이도성.황수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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