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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수익, 로봇이랑 겨뤘다…연 900만원 ‘반반 투자’ 결말 [연금술사⑧]

머니랩 & 미래에셋증권 공동기획
100세 시대. 축복인가, 저주인가?


건강하든, 그렇지 않든 장수하는 시대가 되면서 노후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인들이 실제 은퇴하는 나이는 63세가 채 되지 않습니다. 국민연금은 만 65세부터 받을 수 있으니 적어도 수년간은 ‘연금의 크레바스(crevasse, 깊은 틈)’를 버텨야 합니다.

반면에 한국인의 눈높이는 높아졌습니다. 설문조사를 해보니 은퇴 후에도 한 달에 336만원(본인과 배우자 기준)은 있어야 그럭저럭 살 것 같다고 합니다. 매달 이 정도로 쓰려면 부동산(집)을 빼고 금융자산만 10억원은 있어야 합니다. 당장 내 집 마련, 사교육비, 부모 부양비 등 들어갈 곳이 천지인데 ‘돈 모으기’가 가능할까 싶습니다.

이에 중앙일보 머니랩은 연금 적립금 증권업계 1위(약 42조원)인 미래에셋증권과 함께 ‘손안의 연금 가이드북’을 제공합니다. 당장 목돈 마련이 급해 연금 가입을 미루는 2030세대부터 돈을 빼서 써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는 5060세대까지 모두의 ‘노후 내비게이션’이 될 수 있도록 총 12회에 걸쳐 ▶내 상황에 맞게 따라 할 수 있는 연금 투자법 ▶최신 연금 트렌드 ▶미국 주식 등 해외 자산 배분 전략도 담았습니다. 잘 읽고 실천한다면 지금의 작은 투자가 훗날 당신에게 보내는 최고의 선물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매년 16.5% 수익이 난다고? 당신이 당장 연금 시작할 이유 [연금술사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0624

건보료 폭탄? 뭘 몰라 하는 말… 상위 10% 꽂힌 연금펀드 전략 [연금술사②]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4440

‘투자 MBTI’만 알려주면 돼, 알고리즘이 픽한 개인연금 [연금술사③]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7410

55세에 4억 쥐는데 안 해요? 13월의 월급, 여기 투자해라 [연금술사④]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0238

2% 수익률 7%로 바뀐다…열렸다, 환승 연금의 문 [연금술사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3427

연금계좌 분노? 미당족 착각 “세금 아끼려 수익 버릴거냐” [연금술사⑥]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6429

연금투자로 월 210만원 탄다, 원금 2배 불린 상위 1% 철칙 [연금술사⑦]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9813
노후 준비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연금 투자는 ‘시장 상황을 반영하되 자신만의 투자 원칙에 따라 정기적으로 리밸런싱(자산 재배분)’하는 게 정답이란 걸 안다. 하지만 하루하루 바쁜 일상에 치이다 보면 연금계좌를 들여다볼 여유조차 없는 게 현실이다. 그렇게 일단 안전한 예·적금 상품에만 돈을 넣어두고 방치하다 보니 퇴직연금의 최근 10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2.07%(2023년 말 기준)에 불과하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최근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가 너도나도 출시하고 있는 서비스가 로보어드바이저다. 로보어드바이저는 Robot(로봇)과 Advisor(조언자)의 합성어로, 미리 정해진 알고리즘에 따라, 투자자 성향에 맞게 자동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든다. 시간이 없거나 투자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 입장에선 ‘마음 편한’ 분산투자가 가능한 셈이다.

그런데 한편으론 로보어드바이저에 정말 내 노후자금을 맡겨도 되는 건지 의심도 된다. 챗GPT가 보여준 인공지능(AI)의 위력은 놀랍지만 간혹 전혀 엉뚱한 답을 내놓기도 하는데, 로보어드바이저의 투자 실력을 믿을 수 있을까. 머니랩 [연금술사⑧]에서는 미래에셋증권 양은석 웰스테크본부장을 만나 이런 고민에 대한 답을 들어봤다. 양 본부장은 모델포트폴리오를 이용한 자산배분 서비스 방법 및 시스템에 대한 특허 보유자다. 2009년 이후 자산배분·로보어드바이저 등의 업무를 담당하며 현재 퇴직연금로보운영팀과 자산관리솔루션팀을 총괄하고 있다.

양은석 미래에셋증권 웰스테크본부장이 서울 중구 미래에셋증권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양 본부장은 “직장인은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연금 투자 절차를 간소화하는 게 훨씬 좋다”고 말했다. 사진 미래에셋증권
📌Point 1. 로보어드바이저의 원칙

Q : 로보어드바이저는 어떻게 운용되나.
A : 우선 연금 투자의 원칙부터 짚고 넘어가자. 연금은 노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장기로 준비하는 자산이다. 큰 손실을 보지 않는 안정성이 제일 중요하다. 두 번째는 물가상승률 이상의 수익률을 내야 한다. 예·적금 금리로는 물가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한다. 결국 투자를 해야 한다는 건데, 어디에 투자할지가 곧 연금 투자의 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 제가 생각하는 원칙은 글로벌 혁신기업과 같은 성장성이 있는 우량한 투자자산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적립해가는 것이다.


Q : 로보어드바이저도 글로벌 분산투자를 원칙으로 삼나.
A : 그렇다. 세계에서 제일 큰 자본시장인 미국, 그 중에 혁신을 이끄는 기술기업들을 핵심자산으로 놓은 뒤에 현재의 시장 상황, 자산 간 상관관계 등을 고려해 국가별, 또는 주식과 채권 같은 자산별로 투자 비중을 정한다. 이후 투자자 성향에 맞는 자산배분 방법을 제안한다. 특정 업종·종목에 ‘몰빵 투자’하지 않고 지금 시점에 적절한 자산을 골라 최소 10개 정도의 자산에 분산해 투자한다.

정근영 디자이너

Q :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제안하나.
A : 포트폴리오를 매일 바꾸는 건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씩 고객에게 자산군별 투자 비중을 제안한다. 다만 각 자산군에 해당하는 상품별 순위는 매일 산정한다. 자산군별 비중과 상품별 순위를 고려해 고객에게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제안하는 방식이다. 로보어드바이저 일임 서비스에 가입한 고객이 포트폴리오를 승인하면 바로 운용 지시로 이어져 매수와 매도가 한 번에 이뤄진다.


Q : 시장 상황은 어떻게 반영되는지 궁금하다.
A : 최근처럼 미국 기술주들이 조정받은 상황을 생각해보자. 로보어드바이저는 미국 테크기업들의 경쟁력이 훼손된 원인이 무엇인지를 검토한다. 그 결과 ‘중국 테크기업의 기술력이 많이 성장한 데다,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주가) 측면에서 볼 때 나스닥 지수보다 항셍테크지수가 더 견고한 상황’이라는 판단을 내리게 된다. 이어 알고리즘이 이런 시장의 구조적인 변화 등을 반영해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리게 된다. 실제 로보어드바이저가 제안한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안정추구형 기준으로 지난해 연말보다 미국 주식 비중은 줄고 중국·유럽·일본 주식에 대한 노출은 늘었다.

정근영 디자이너

Q : 인공지능(AI)이 시장 상황을 모두 판단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A : 현재는 사람의 개입없이 퀀트(정량적 분석모델) 방식으로 자산배분이 이뤄지고 있다. AI가 더 발전하면, 퀀트 모델에 들어가는 데이터를 더 정교하게 선별하는 역할도 함께 이뤄질 거다. 그렇다고 생성AI를 전면적으로 도입하기엔 아직 한계가 있다. 생성AI는 과거에 학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강아지는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모습이 비슷하기 때문에, 과거 강아지 사진을 학습한 AI가 오늘날의 강아지 사진을 인식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자산시장은 다르다. 금융위기 전후나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처럼 투자 환경이 계속 바뀐다. 자산시장의 미래를 예측하는 건 훨씬 어려운 영역이다.
📌Point 2. 로보어드바이저의 효과

Q : 분산투자만 놓고 본다면 타깃데이트펀드(TDF)와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A : TDF도 굉장히 좋은 상품이다. 개인투자자도 자신의 은퇴 연령에 맞는 TDF만 매수하면 쉽게 자산배분형 투자를 할 수 있다. 실제 로보어드바이저가 추천하는 상품에 TDF가 포함돼 있기도 하다. 로보어드바이저와 TDF의 가장 큰 차이는 ‘개인화’에 있다. TDF는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한날 한시에 자금을 넣는 집합운용 방식이다. 이에 비해 로보어드바이저는 개인의 투자성향에 맞는 ‘맞춤형 관리’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4만명이 로보어드바이저로 연금 관리를 하고 있다면 4만명의 매니저가 각각 고객의 연금을 관리해주는 것과 같다.
용어사전 > TDF

타깃데이트펀드(Target date fund). 투자자의 은퇴 시점에 맞춰 생애주기별 자산배분 프로그램에 따라 투자 대상을 조정하는 연금 상품.

Q : 개인화는 어떻게 이뤄지나.
A : 우선 연금에 가입할 때 투자자의 성향을 분석해 이를 기초로 공격형, 안정형 등 포트폴리오의 큰 틀을 정한다. 이후 해당 고객의 포트폴리오 내 위험자산 비중과 상품들을 고려해 세부 포트폴리오를 제안하게 된다. 만약 고객이 로보어드바이저가 추천한 펀드와 똑같은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를 이미 갖고 있고, 두 펀드 간 성적표가 비슷하다면 굳이 교체를 권하지 않는 방식도 가능하다.


Q :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나 나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분할 매수하는 연금 투자자도 많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최대 낙폭(MDD·Maximum Drawdown)을 한 자릿수 안으로 만드는 게 목표다. 지금까지 기록한 MDD도 한 자릿수 수준이다. 변동성을 낮추는 데 특화된 로보어드바이저 모델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다만 변동성을 낮춘 만큼 수익률은 나스닥이나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만 샀을 때보다 낮을 수 있다.

최적의 ‘마켓타이밍’을 찾고 싶어 하는 투자자에겐 로보어드바이저의 수익률이 부족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은 사고 파는 타이밍을 맞추기가 어려워 실패할 확률이 높다. 열 번 중 아홉 번을 성공하더라도 마지막 타이밍에 실수하면 그간 쌓아왔던 수익이 다 무너지게 된다. S&P500 지수나 나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분할 매수해도 이런 변동성은 피할 수 없다. 적립식으로 투자하더라도 시장 상황에 따라 그동안 쌓아둔 자산의 20~30%가 한 번에 사라질 수 있다. 일반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이런 변동성을 견뎌내기란 쉽지 않다.

정근영 디자이너

Q : 실제 로보어드바이저로 투자를 하는 연금 투자자들의 성과는 어떤가.
A : 로보어드바이저의 운용 지시를 따랐던 고객의 수익률 분포는 평균 수익률보다 높은 구간에 많이 몰려 있다. 반면에 로보어드바이저의 도움을 받지 않은 고객은 고수익 사례도 있지만, 큰 손실을 본 경우도 적지 않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로보어드바이저를 선택한 고객들이 실제로 수익률 변동성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는 의미다.



Q : 로보어드바이저가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게 더 낫다는 말인가.
A : 직장인 입장에서는 시간을 내 연금계좌를 관리하는 게 쉽지 않다. 사실 연금 관리라는 게 금융권 직장인에게도 어려운 일이다 . 로보어드바이저와 같은 포트폴리오를 사용해 연금 투자 절차를 간소화하는 게 훨씬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저 역시 목돈이 들어가 안정적인 운용이 필요한 IRP계좌는 로보어드바이저로 관리하고 있다.
📌Point 3. 로보어드바이저, ‘반반(半半)’부터

Q : 로보어드바이저를 가장 선호하는 고객층은.
A : 아무래도 연금에 관심이 많은 세대인 50대가 로보어드바이저를 가장 많이 선택한다. 그렇다고 연금자산 전액을 로보어드바이저로 운영하는 경우는 드물다. 예를 들어 대기업에서 임원을 지내고 퇴직한 가입자들은 개인형퇴직연금제도(IRP)에 몇억원이 쌓여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에 연금자산 전액을 넣기는 부담스럽다. 자산을 3등분해 저축성 예금, 로보어드바이저, 자신이 직접하는 투자 등으로 나눠 운용하는 경우가 많다.


Q : 로보어드바이저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방법이 있나.
A : 처음 연금 투자를 시작할 때는 자산의 절반을 나눠 절반은 직접 운용하고, 나머지 절반은 로보어드바이저에게 맡겨보는 방법을 추천한다.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수익률을 비교해 보고, 안정적으로 더 나은 성과를 낸 쪽의 비중을 점차 늘리면 된다. 주변에도 이 방법을 많이 제안했는데, 결국엔 로보어드바이저로 운용하는 자산 비중을 더 늘리는 경우가 많았다.


Q : 증권사마다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가 많은데 선택하는 요령이 있나.
A : 일차적으로 핀테크 기업이 만든 외부 솔루션을 도입하는지 아니면 증권사가 직접 솔루션을 만드는지로 구분할 수 있다. 외부 서비스는 운용 수수료 면에서 불리하다. 예컨대 미래에셋증권의 경우엔 직접 솔루션을 만들기 때문에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에 별도의 수수료를 매기지 않는다(※펀드 등 금융상품 수수료는 부과). 또 증권사가 자체 솔루션을 내재화한 경우, 각 회사의 투자철학에 맞게 운용되고 플랫폼에 최적화돼 있기 때문에 수익률이나 계좌 관리 측면에서 더 유리한 면이 있다.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일임제도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자와 일임 계약을 체결한 일임업자가 가입자를 대신해 적립금 운용 방식을 선정할 수 있도록 규제 특례를 부여했다. 그동안 퇴직연금은 법에 따라 원칙적으로 일임 투자가 불가능했다. 로보어드바이저가 포트폴리오를 제안하는 자문 역할에 그친 이유다.

9개 증권사(KB·NH·교보·대신·미래에셋·삼성·신한·한국투자·한화)와 3개 운용사(미래에셋·한국투자신탁·쿼터백자산운용), 5개 일임·자문사(업라이즈투자자문·콴텍투자일임·퀀팃투자자문·파운트투자자문·디셈버앤컴퍼니) 등 17개 업체가 규제 특례를 받았다. 아직 규제 특례(샌드박스) 단계다 보니 1인당 투자 한도는 연 900만원으로 제한돼 있다. 올해 상반기 중 본격적인 상품 출시가 시작된다.

투자 일임은 고객으로부터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종목, 취득 방법, 수량·가격 등 투자판단 권한 전부 또는 일부를 일임받아 운용하는 것을 말한다. 투자일임업자는 투자 결정에 대한 재량권을 가진다. 이에 비해 투자자문은 투자 결정에 관한 최종 권한을 투자자 자신이 갖는다.




안효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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