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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임의 마주보기- 집중력 살리기

손원임

손원임

아이들의 학습이나 혹은 어른들이 취미로 삼아 무엇을 배우려 할 때 가장 중요시되는 요인으로 집중력을 꼽을 수 있다. 이 집중력은 곧 집중 시간을 의미한다. 사람들의 ‘주의 집중 기간/시간(attention span)’은 본인의 타고난 체력, 영양 상태, 환경, 부모나 교사, 코치 내지 강사의 지도 등 많은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그중에 으뜸은 본인의 흥미와 관심의 여하다. 왜냐하면 흥미가 있으면 집중 시간도 같이, 그다지 별 어려움을 들이지 않고서도, 자연스럽게 “상승세”를 때에 따라서는 매우 높이 타기 때문이다.  
 
문제는 사람들이 주의를 집중하는 데에는 한계가 따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면 아무리 그 내용이 재미가 있다고 해도, 광고를 제외하면 TV 드라마의 경우는 45분, 시트콤(sitcom)의 경우는 20분 정도로 그 분량을 잡는 듯하다.  
 
일반적으로 아이들의 경우, 나이에 따라서, 상황에 따라서, 또 개인차에 따라서 차이가 다분하지만, 대체로 유아들은 한번에 3분에서 7분 정도 집중이 가능하다. 물론 청소년에 이르면 충분히 30분에서 50분까지도 집중할 수 있다. 따라서 학습의 능률을 높이려면, 멘토의 자질과 학습 내용의 질에 더해서 학습자의 주의 집중 능력과의 “적절한 조율”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결국 육아교육과 학교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아동이 ‘주의집중기간’ 동안 스스로 최대한 힘을 발휘하고, 그 가치를 효율적으로 실현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아이들에게 내적인 동기를 부여하고, 자신감을 살릴 수 있도록 보다 내용을 알차게 꾸며야 한다는 사항을 내포한다.
 
교육에 있어서 제일의 ‘황금률’은 바로 “학습자는 자발적으로 정말 의미 있게 뭔가를 배울 수 있다고 느끼고 인식할 때 집중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특히 어린이는 놀이 시에 똑같은 혹은 유사한 행동을 끝없이 반복한다. 이 반복 행위는, 때로는 어른들의 눈에 시간 낭비로 보여도, 아이들에게 오감을 통해서 사물과 시공간의 개념을 깨우치는 절호의 기회다. 즉 아이가 자아 개념을 쌓고, 자신감을 키워가는 “진실된 경험들의 축적”이 된다.
 
최근에 나는 어린 여자아이가 노는 장면을 우연히 관찰하게 된 적이 있었다. 그 아이는 정말 오랫동안(!) 집중력을 보여 혼자서 자발적 놀이에 흥미를 갖고서 열심히 집중했기에 아이의 ‘집중력 살리기’의 아주 좋은 예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 상황을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한 명의 어린 여자아이가 바닥에 앉아서 두 개의 가늘고 긴 막대기를 갖고 놀고 있었다. 그 아이는 긴 막대기 하나를 자신의 운동화 뒤꿈치 부분에 달린 끈으로 된 고리에 끼워 넣기 위해서 여러 번 시도하고 있었다. 그 아이는 고리 구멍을 찾아서 한참을 이래저래 손과 몸을 움직여 조작하다가 드디어 막대기 한 개를 한쪽 신발 뒤의 구멍으로 끼워 넣었다. 그리곤 잠시 쳐다보다가 이내 힘들게 끼운 막대기를 빼버렸다. 뭔가 매우 만족스럽지 않은 듯이 말이다. 그러다가 또 여러 번 시도한 끝에 결국 다시 하나의 막대기를 신발 한 개의 고리 구멍에 끼웠다.
 
그런데 이제 무엇인가가 달라진 것이 있었다. 먼저는 막대기를 왼쪽 신발 고리에 끼웠으나, 이번에는 똑같은 막대기를 오른쪽 신발 고리에 끼웠던 것이다.(이것은 참으로 그 아이에게는 엄청난 발견인 것이다!) 마침내 그 아이는 자신의 행동의 결과에 대해서 무척 만족하는 듯 미소를 띄었고, 연이어서 신나는 듯 두 팔을 허공에 “최대한 높이” 올려 살랑살랑 흔들어댔다.  
 
이렇게 아이들은 손으로 만지작거리면서 오감으로 사물을 인식해 간다. 물론 사람들은 이 신발의 뒷부분에 있는 고리를 신발을 편리하게 신을 때 사용한다. 그래서 성인은 어쩌면 아이가 하는 고리의 본래의 목적에 맞지도 않고, 별 의미 없이 수없이 반복하는 행위를 못마땅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세상에 태어나 모든 것을 하나하나 배워 나가야 하는 아이들의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타당한 행동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므로 기억하자. 아이들은 오감을 통해서 배운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들은 보고, 들어보고, 맛보고, 만져보고, 냄새 맡아 보고 하면서 성장하고 발달한다. 즉 어린이의 재미난 오감놀이는 아이의 집중력을 “신나게” 살려준다. (전 위스콘신대 교육학과 교수, 교육학 박사)  

손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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