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로 도피한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지도자, 푸틴 만나
러 언론 "도디크, 보스니아 사법당국 피해 한동안 머물듯"
러 언론 "도디크, 보스니아 사법당국 피해 한동안 머물듯"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국제 수배 위기에 놓인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이하 보스니아)의 세르비아계 지도자가 러시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났다고 AFP 통신 등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크렘린궁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보스니아 내 세르비아계 스릅스카공화국(RS)의 밀로라도 도디크 대통령과 악수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도디크 대통령은 RS 공영방송과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과의 26번째 만남을 강조하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우리의 상황을 자세히 알고 있으며,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강경 민족주의 성향의 그는 보스니아의 평화를 감독하는 독일 출신 크리스티안 슈미트 유엔 특사의 결정에 불복한 혐의로 지난 2월 26일 보스니아 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 정치활동 6년 금지를 선고받았다.
도디크 대통령은 이 판결에 불복했고, RS 의회는 즉각 중앙 정부의 경찰, 사법, 정보, 검찰 기관이 공화국 내에서 권한을 행사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보스니아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7일 해당 법안의 위헌 여부를 최종 판단하기 전까지 시행을 중지하라는 결정을 내렸으나 도디크 대통령은 이를 강행했고, 결국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다만 보스니아 당국은 그의 체포가 정치적 혼란과 민족적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해 즉각적인 체포 시도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도디크 대통령이 해외로 출국할 가능성이 커지자 보스니아 당국은 인터폴에 적색 수배를 요청했다.
그는 세르비아와 이스라엘을 거쳐 전날 저녁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도디크 대통령이 보스니아 사법 당국을 피해 러시아로 도피한 것이라고 전했다.
도디크 대통령은 자신이 직면한 사법적 상황을 푸틴 대통령에게 설명했고, 푸틴 대통령이 이에 대해 놀라움을 표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도디크 대통령이 보스니아로 귀국할 경우 체포될 수 있어 모스크바에 한동안 머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보스니아는 보스니아계(이슬람)와 크로아티아계(가톨릭)가 지배하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연방과 세르비아계(정교회) RS가 1국가 2정부 체제를 이루고 있다.
중앙정부는 각 민족을 대표하는 3인의 대통령위원회와 연방의회를 통해 운영된다.
1992∼1995년 최소 10만명이 숨지는 피비린내 나는 내전을 겪은 이후 세 민족 간 권력 균형을 통해 내전 재발을 막으려 했으나 2022년 분리주의 성향 도디크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그는 1998∼2010년 사이 두 차례 RS 총리를 역임했다. 2018∼2022년에는 보스니아 대통령위원회에서 세르비아계 대표로 활동했고, 2010년과 2015년에 이어 2022년 RS 대통령 3선에 성공했다.
그는 2021년부터 RS가 보스니아에서 완전히 분리·독립해 민족·종교가 같은 세르비아로 합병돼야 한다고 공공연히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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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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