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프리즘] 탄핵 국면에 잊힌 국민의 권리

![4·2 재·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달 28일 서울 구로구 개봉2동 주민센터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가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4/02/26c535e8-2780-41a5-b08f-b9cb1bb7727a.jpg)
선거 캠프 관계자들은 무관심 원인을 “현 정치 상황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24일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탄핵소추안에 대한 헌법재판소 결정 선고가 있었다. 이틀 뒤인 26일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선고가 열렸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기일(4일)이 언제 확정되느냐도 관심사였다. 한 후보자는 “선거 공약보다 탄핵 등 중앙 정치권 이슈를 묻는 유권자들이 더 많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여야 지도부가 총출동해 지지를 호소하던 모습도 이번 선거에선 찾아볼 수 없었다. 축구장 6만7562개 규모인 4만8239㏊의 산림을 태운 경남·경북 산불 피해로 지원 유세 일정이 속속 취소됐다.
선동 정치에 대한 혐오 등으로 투표를 포기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유세 현장에서 만난 50대 여성은 “경제도 어렵고, 산불 등으로 뒤숭숭한데 광역·기초 의원 후보들까지 탄핵 기각·인용 등 정치 이슈를 언급하며 편가르기를 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투표를 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고 했다.
2일 치러지는 재·보궐선거는 부산교육감을 비롯해 서울 구로구청장, 충남 아산시장, 경북 김천시장, 경남 거제시장, 전남 담양군수 등 5곳에서 기초단체장을 선출한다. 광역의원 8명과 기초의원 9명도 뽑는다. 지역 발전 등 나의 삶에 가장 밀접하게 영향을 미치는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인 거다.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 선생은 ‘참여하는 사람은 주인이요. 그렇지 않은 사람은 손님’이라고 했다. 투표가 국민의 권리인 동시에 의무이자, 정치권력에 대한 강력한 견제 수단이라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최모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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