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명의 눈 쏠린다…‘3월의 광란’ 파이널 4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남자농구 토너먼트를 일컫는 ‘3월의 광란’. 올해 열기는 예년보다 더 뜨겁다. 우승 후보인 1~4번 시드 팀(전체 68팀)이 예상대로 ‘파이널 포(Final Four·4강)’에 진출했다. 어번대(1)·듀크대(2)·휴스턴대(3)·플로리다대(4)까지 네 팀이다. 어번대는 플로리다대와 듀크대는 휴스턴대와 ‘파이널(결승)’ 진출을 다툰다. 4강전(6일)과 결승전(8일)은 샌안토니오에서 열린다.
3월의 광란은 단계마다 알파벳 첫 글자를 맞춰 부른다. 16강은 ‘스위트 식스틴(Sweet Sixteen·달콤한 승리를 맛본 16팀)’, 8강은 ‘엘리트 에이트(Elite Eight·최정예 8팀)’, 4강인 ‘파이널 포’는 ‘끝까지 남은 4팀’이다.
올해 준결승전은 ‘60대 백전노장’과 ‘30대 초보 감독’의 지략 대결로 관심을 끈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올해 파이널 포는 세대 간 대결, 다른 두 시대를 상징하는 감독들이 나선다”고 소개했다. 모두 생애 첫 우승 도전이다. 어번대 브루스 펄(64) 감독은 지도자 경력 43년인 할아버지 감독이다. 2014년부터 어번대를 이끈 그는 대학은커녕 고교선수로도 뛴 적이 없다. 파이널 포는 2019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6년 전에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미국 CBS는 어번대의 선전을 “스타 감독의 힘”으로 평가했다.
플로리다대 타드 골든(39) 감독은 ‘젊은 피’다. 대학 시절 3월의 광란을 경험했고, 이스라엘 프로리그에서 선수로 뛰었다. 선수 은퇴 후 광고회사 영업사원으로 일했던 그는 선수들 동기부여의 일인자다. 뉴욕타임스는 “자신의 능력과 비전을 어필해 ‘바이어(선수)’를 설득하는 데 능하다”고 평가했다. SI는 “펄이 지도자를 시작했을 때 골든은 태어나지도 않았다”며 두 감독을 비교했다.
듀크대 ‘원 클럽맨’(선수·지도자)인 존 셰여(37) 감독은 4강 감독 중 막내다. 선수 경력은 가장 화려하다. 2010년 주장으로서 듀크대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2022년 마이크 시셉스키(78) 감독으로부터 모교 지휘봉을 물려받았다. 경험이 부족한 4년차 감독 셰여에게는 ‘초강력 병기’가 있는데, 1학년 포워드 쿠퍼 플래그(18)다. 미국프로농구(NBA)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가 유력한 플래그는 경기마다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CBS는 “침착·활기·멋이 셰여 감독 특징을 나타내는 단어다. 선수들과 어울리며 잠재력을 끌어낸다”고 평했다.
패기의 듀크대에 맞서는 휴스턴대 켈빈 샘슨(69) 감독은 네 감독 중 최연장자다. 1979년 지도자를 시작해 46년째 활약 중이다. NBA 코치 경력도 있고, 미국 청소년대표팀 감독도 지냈다. 대학 무대에서 각종 감독상을 18회 수상한 레전드 지도자다. 다만 샘슨 감독은 앞서 파이널 포를 두 차례(2002·21년) 경험했지만, 결승행은 모두 실패했다. NBA를 경험한 샘슨은 승부처에서 강한 면모를 보인다.
많은 팬을 보유한 강팀들이 선전하면 올해 대회는 역대 최고 흥행을 누리고 있다. 64강전 경기당 평균 시청자(880만명)는 지난해보다 2%, 32강전(1020만명)은 3% 각각 늘었다. 특히 32강전은 1993년 이후 최다 시청자를 기록했다. 4강전 시청자는 2000만명을 넘길 전망이다. TV 중계권자인 CBS·TNT 등은 10억 달러(약 1조4700억원) 이상씩 광고 수입을 올릴 전망이다. 이들 투자한 중계권료는 9억 달러(1조3250억원) 안팎이다. 듀크대와 앨라배마대의 8강전을 미국 현지 경기장에서 관전한 안준호 한국 농구대표팀 감독은 “식당을 가도, TV를 켜도 온통 대학농구”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예측이 맞을지도 큰 관심사다. ‘농구광’인 오바마는 재임 내내 승리 팀과 우승 팀 맞히기에 열을 올렸다. ‘버락’과 ‘브라케톨리지’(대진표 짜기)를 합성한 ‘버라키톨로지(Baracketology)’라는 시사용어까지 나왔다. 적중률은 높지 않았다. 올해 그는 듀크대 우승을 점쳤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지난해 우승팀(코네티컷대)을 맞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것도 예측하지 않았다.
피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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