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앞 벌써부터 "꺼져라"…尹선고날 수십만명 충돌 위기



이날부터 단축 수업을 시작한 경운학교 앞에는 자녀 손을 잡고 종종걸음으로 귀가하는 학부모들을 볼 수 있었다. 헌재 인근 재동초에 다니는 딸 2명을 둔 이모(45)씨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만우절 이벤트처럼 갑자기 선고 일자가 나올 줄은 몰랐다”며 “당장 일 때문에 바쁜데 3일 내내 학교가 쉰다고 해서 당황스럽다. 교육청이랑 협의해서 돌보미분을 어디로 보내준다고 하는데 챙길 자신이 없다. 집에서 돌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1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헌법재판소 주변 11개교(재동초·재동초병설유치원·운현초·운현유치원·교동초·서울경운학교·덕성여중·덕성여고·중앙중·중앙고·대동세무고)는 4일 문을 닫는다.
헌재가 이날 오전 10시 즈음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선고일을 4일 오전 11시로 발표한 직후 경찰은 이날 오후 1시부로 헌재 인근 반경 100m가량을 진공 상태로 만들겠다고 ‘국민변호인단’ 측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국민변호인단은 오후 6시까지 예정돼 있던 릴레이 기자회견을 취소하고 천막을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이날 낮부터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안국역은 5, 6번을 제외한 출구를 통제했다. 주유소나 주차장 등 위험물 취급 장소도 이날부터 순차적으로 영업이 중지된다.
그간 주말마다 치러졌던 양측 집회 규모를 고려하면 수십만명에 달하는 인파가 4일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지방에서도 상경 버스를 이용해 헌재 앞으로 집결할 것으로 보인다.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선고 당시 총 4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만큼, 경찰은 선고 당일 갑호비상을 발령한 상황이다. 서울에만 210개 기동대 소속 1만 4000명을 배치하고 과격 시위에 대비해 보호복을 착용한 기동대원들을 배치한다. 캡사이신 분사기와 삼단봉도 지참하게 할 예정이다. 안국역은 선고 당일 열차가 서지 않는다.

탄핵 찬성파와 반대파가 섞이면서 한때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날 오후 4시 30분경부터 진보당 측이 재동초 인근에서 탄핵 찬성 구호를 외치자 윤 대통령 지지자 중 일부가 “진보당 해체”, “진보당 꺼져라”라고 말했다. 소동이 커지자 경찰은 차량을 동원해 시위대를 막아섰고, 오후 4시 50분에는 종로서가 1차 해산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경찰은 헌재 앞 100m 인근을 진공상태로 만들겠다는 계획에 따라 차벽을 늘리고 있다.
본격적인 탄핵 찬성 집회는 이날 오후 7시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촛불행동은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오후 7시 집회 후 행진을 하고 오후 9시부터 헌재 인근에서 철야농성을 벌인다.
신혜연.김창용([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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