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유서 남기고 숨진 채 발견…‘성폭력 피소’ 종결 전망

성폭력 혐의로 피소돼 경찰 수사를 받던 장제원(58) 전 국민의힘 의원이 숨진 채 발견됐다.
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장 전 의원은 전날 오후 11시 44분쯤 서울 강동구 소재 한 오피스텔에서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이 오피스텔은 최근 장 전 의원이 자신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 보좌진과 논의하기 위해 별도로 마련한 회의용 공간이었다고 한다. 최초 신고자 역시 장 전 의원의 보좌진 중 한 명이었다. 장 전 의원이 발견되기 약 9시간 전인 오후 2시쯤 그를 이곳에 내려줬다가, 연락이 되지 않자 오피스텔을 다시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선 장 전 의원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여러 장의 유서가 발견된 것으로 파악됐다. 유서엔 가족을 향해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등의 내용 등이 담겼다. 성폭력 혐의 사건과 관련해선 별다른 내용이 담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장 전 의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장 전 의원은 부산 소재 한 대학교의 부총장이던 지난 2015년 11월 비서 A씨를 상대로 성폭력을 한 혐의(준강간치상)로 고소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 A씨는 장 전 의원 총선 출마를 앞둔 당시 선거 포스터를 촬영하고 뒤풀이 자리에서 술을 마신 뒤 장 전 의원에게 성폭행 당했다고 주장했다.
장 전 의원은 혐의를 모두 부인해왔다. 그는 지난달 28일 이뤄진 첫 경찰 소환 조사 때도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장 전 의원의 변호를 맡은 최원혁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는 지난달 6일 “앞뒤 정황이 잘린 문자메시지를 성폭력 의혹에 대한 증거로 제시한 데 대해 강한 분노와 함께 황당함까지 느끼고 있다”며 “성폭력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밝힐 수 있는 증거를 수사 기관에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피해자에게 2000만원을 지급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A씨 측은 전날 관련 증거를 경찰에 제출했다며 사건 당시 강남구 호텔 방 안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 영상엔 장 전 의원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A씨의 이름을 부르며 심부름을 시키고, A씨를 다시 끌어당기는 듯한 정황 등이 담겼다.
이와 관련해 A씨 측은 이날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열고 고소 경위 등을 설명할 계획이지만, 취소했다. A씨 고소대리인인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변호사는 오전 7시 30분쯤 공지를 통해 기자회견은 사정상 취소한다고 알렸다. 김 변호사는 “전날 장 전 의원으로부터 사과 등 어떠한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당사자 사망으로 인해 성폭력 혐의 관련 경찰 수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내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장 전 의원의 시신은 이날 서울성모병원으로 옮겨졌다가 빈소가 마련된 부산 해운대 백병원 장례식장으로 오후 늦게 이송됐다.
18·20·21대 국회의원을 지낸 장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시절 비서실장을 지내는 등 친윤계 핵심으로 꼽혔던 정치인이다. 지난 22대 총선엔 불출마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 SNS 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정세희.이수민.오소영.오욱진.이아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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