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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베어라”에 美 찬반 논란…200살 백악관 목련 운명은

1829년 앤드루 잭슨 제7대 미국 대통령은 취임하면서 백악관 뜰에 목련 나무를 심었다. 자신의 대통령 취임을 불과 몇 달 앞두고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아내 레이첼 잭슨 여사를 기리기 위해서였다. 목련은 아내가 생전 가장 좋아하던 나무였다. 잭슨 대통령이 심은 씨앗은 테네시주 허미티지 사저에 있는 목련 나무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봄마다 피어나는 목련의 꽃말은 '부활'이다.

그로부터 200년 가까이 백악관의 상징으로 여겨진 이 목련 나무가 안전상의 이유로 조만간 제거될 예정이다.

200년 가까이 된 '잭슨 목련 나무'. 백악관 남쪽 포르티코에 있는 이 나무는 안전상의 이유로 조만간 제거될 예정이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잭슨 대통령이 심은 목련 나무가 상태가 매우 나빠 백악관 입구에서 심각한 안전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며 "모든 것이 끝이 있듯 이제 나무를 제거해야 한다. 다음 주 중에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역사적인 이 나무의 목재는 백악관 직원들이 보존해 향후 다른 고귀하고 중요한 용도로 사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잭슨 목련 나무'로 불린 이 나무는 백악관 남쪽 포르티코(반원형 현관) 근처에 있다. 이곳은 백악관을 방문한 해외 정상이 환영받는 장소이자 백악관의 무수한 행사들이 열린 곳이다. 때문에 2006년 미 국립공원관리청은 이 나무를 역사적 사건을 목격한 '증인 나무'로 지정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4년 방한 당시 세월호 참사를 겪은 한국 국민을 위로하기 위해 이 나무의 묘목을 안산 단원고에 기증하기도 했다. "목련은 아름다움을 뜻하고 또 봄마다 새로 피어나는 부활을 의미한다"는 의미에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집무실에 걸려 있는 잭슨 전 대통령의 초상화. AP=연합뉴스

이 나무는 1928~88년 미 20달러 지폐 뒷면에 등장했을 정도로 미국인들에게 의미가 깊다. 그러나 오랜 세월 동안 썩은 부분이 많아지면서 안전 문제가 계속 제기돼 왔다. 이 나무의 밑동은 1994년 백악관 내에 경비행기가 추락한 '세스나기 사건' 때 크게 손상되기도 했다.

2017년 미 국립수목원의 권유로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한때 이 나무를 베어내기로 결정했지만, 당시 위험한 가지를 대거 잘라내는 선에서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20년 12월 집무실에서 연설하는 뒷배경에 잭슨 전 대통령의 초상화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잭슨 전 대통령(1767~1845)은 트럼프 대통령의 롤모델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지난 1기 재임 시절에 이어 이번에도 백악관 집무실에 잭슨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걸어뒀다.

군인 출신인 잭슨 전 대통령은 미 독립전쟁의 전쟁 영웅으로 불리며 20달러 지폐에 그려져 있다. 하지만 1830년 제정된 '인디언 추방법'에 따라 아메리카 원주민 강제 이주 정책을 펴 비판을 받기도 했다. 트럼프의 반(反)이민정책 기조가 이런 점을 닮았다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의 이번 결정을 두고 미 소셜미디어에선 "안전을 생각할 때 옳은 결정"이란 지지와 "트럼프가 역사를 파괴하려 한다"는 반대가 엇갈렸다.



임선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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