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아무도 말 안 하지만…한미동맹 조용한 위기”

차 석좌는 이날 ‘한국의 다음 스텝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진행한 온라인 대담에서 미 에너지부의 한국 ‘민감국가’ 지정, 한·미 고위급 접촉의 부재, 관세 문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아시아 순방 중 ‘한국 패싱’ 등을 거론하며 “아무도 제대로 얘기하고 있지 않지만 지금 한·미 동맹은 조용한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차 석좌는 또 “엘브리지 콜비가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이 될 것인데 그들(미 국방부)은 거의 확실히 한국에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상을 요구해 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문제와 북한 문제 등도 한·미 동맹에 위기를 심화하는 요인이라고 했다.
전략적 유연성은 주한미군 역할을 한반도 방어에 국한하지 않고 미국의 전략적 필요에 따라 다른 지역에도 투입할 수 있도록 역동적으로 운용하자는 개념이다.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을 강화하고 중국 견제에 집중하면서 최근 전략적 유연성과 관련된 논의가 미 조야에서 활발해지고 있다.
전날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열린 공청회에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압박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오리아나 스카일라 마스트로 스탠퍼드대 프리먼 스포글리 국제학연구소 연구원은 “한국은 지리적으로 중국 본토에 가깝고 대만과도 가까우며 미군기지 15곳과 약 2만85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며 “대만해협 분쟁 등 한반도 역외 유사시 주한미군을 동원할 수 있는 전략적 유연성에 한국도 동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외교위 공청회에 참석한 차 석좌도 “대만과 한국에서 기회주의적 침공을 억제하기 위한 방안을 선제적으로 강구해야 한다”며 “미국은 차기 한국 정부가 주한미군을 한반도 임무에서 (동아시아) 역내 임무로 전환하는 재편에 관여할 수 있다”고 했었다.
한편 차 석좌는 이날 대담에서 한국의 정치적 위기 상황은 대선이 치러지지 않는 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국회의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윤석열 대통령이 만약 복귀할 경우 위기가 악화될 것이라며 “거리와 국회에서 시위가 벌어질 것이고 모든 정치적 에너지는 윤 대통령의 권한 행사를 최대한 차단하는 데 투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형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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