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이어 EU 무관세 물량도 14% 축소…韓철강 해법은
유럽이 미국에 이어 한국산 철강에 대한 무역장벽을 높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보호무역 기조에 동참해 역내 철강 산업을 보호하겠단 의도다. 연이은 무역 장벽으로 국내 철강 업계는 수출길이 막힐까 우려하고 있다.
26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25일(현지시간) ‘철강산업 보호를 위한 세이프가드(긴급 수입 제한)’ 개정안을 관보에 게재했다. 이번 개정으로 한국 열연 제품의 무관세 쿼터(할당량)는 당초 18만6358톤(t)에서 16만1144t으로 14% 줄었다. 다른 철강 제품의 쿼터도 품목별로 소폭 조정됐다. EU 세이프가드는 수입산 철강에 대해 국가별로 무관세 쿼터를 지정하고, 초과 물량엔 25%의 관세를 매기는 제도다. 개정안은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된다.
글로벌 철강 업계에 보호무역이 확산하자 국내 철강사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앞서 미국은 지난 12일부터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18일엔 인도 상공부가 자국 무역부에 수입 철강에 대한 12%의 임시 관세(200일) 부과를 건의했다. 각국이 앞다퉈 무역 장벽을 세우면서 국내 철강의 수출에도 악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와 미국에 대한 철강 수출 규모는 각각 305만2000t, 276만6000t으로 단일 국가 수출 규모로 2·3위에 해당했다. EU 회원국에 대한 수출 규모는 총 381만4641t에 달했다.
그나마 이번 EU의 철강 쿼터 축소 조치는 예상보다 수위가 낮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측면이다. 당초 EU가 “전체 철강 수입량을 15% 줄일 것”이라고 예고했던 것과 달리 일부 제품의 쿼터 축소로 끝났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일부 제품의 쿼터만 줄었고, 앞서 각 나라에 배분했던 러시아 철강 쿼터를 도로 회수한 것이라 당장 피해가 크진 않다”라면서도 “앞으로의 수출 확대에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건 우려 사항”이라고 말했다. EU는 2022년 러시아산 철강 수입을 금지하면서 이때 발생한 잔여 수입 쿼터를 나라별로 배분했다.
국내 철강 업계는 고부가가치 제품 경쟁력을 키워 무역 장벽에 대응할 계획이다. 탄소 배출이 적은 친환경 철강이 대표적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25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전기로 설립 계획을 발표하면서 탄소 배출이 적은 직접환원철(DRI)을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지난해 2030년까지 화석연료 대신 수소를 사용해 철을 생산하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상용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오삼권(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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