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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터줏대감’ 김영복, 『옛 것에 혹하다』 출간…솔깃한 우리 고미술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다

[사진]OSEN DB.

[사진]OSEN DB.


[OSEN=홍윤표 선임기자] 그에게 ‘문화재급 인간 도서관, 인사동 문화 거리의 산증인’이라는 수식은 전혀 어색하지 않다.

해박한 지식, 호방한 성격, 두주불사의 그를 한 번이라도 접해본 사람이라면 우선 그의 인간적인 매력에 빠져들게 마련이다. 그는 갤러리 문우 대표이자 KBS 진품명품 감정위원으로도 20년간 활동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동안 그의 탁월한 감정의 안목과 감별의 손길을 거쳐서 숱한 문화재급 고서화가 원활하게 ‘유통’ 됐다.

‘무불통지(無不通知)’의 그, 김영복 문우서림 대표가 드디어 우리네 ‘옛것(고서화)’의 세계를 한껏 펼쳐 보인 책 『옛것에 혹하다』(돌베개 발행)를 최근 출간했다. 반백 년 세월을 애오라지 골동의 거리 인사동을 샅샅이 훑으려 살아온 그의 ‘역정’이 이 책에 무르녹아 있다.

『옛것에 혹하다』는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나 유년에 상경, 인사동 고서점 통문관을 통해 고서화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이래 ‘풍상을 헤치고 살아온’ 그의 우리 고서화 비화, 옛것에 대한 예찬을 그려놓은 책이다. 김영복 대표가 자신의 고서화 감정, 진위의 세계를 낱낱이 드러낸 이 책에는 그가 만나온 숱한 골동 가운데 자신만의 기준으로 엄선한 80점의 고미술 명작들과 아울러 독특한 관점으로 풀어낸 예술, 역사, 사람들이 진열돼 있다.

“수 많은 인연 속에서 옛 것에 대한 호기심으로 읽고, 찾고, 공부하다 보니 고미술 작품의 진위를 감정하고, 가치를 평가하는 일을 업으로 삼게 됐다”는 김영복 대표는 그야말로 ‘학(學)과 상(商)’의 경계를 넘나들며 걸어온 시간이 무릇 ‘운명의 50년’이다. ‘옛것에 매혹된 삶을 살면서, 근현대의 풍류를 실천하려는’ 그의 고서화 속의 삶 자체가 이미 ‘풍류(風流)’다.

『옛것에 혹하다』는 ‘문화재급 인간’이라는 칭송도 듣고 있는 우리 고미술, 고서화, 고문서를 감별하고 그 매혹적인 가치를 널리 대중들과 소통해온 김영복 대표가 처음으로 자신의 업(일)을 활자화한 첫 책이기도 하다.

박희병 서울대 명예교수의 “21세기 한국에 희귀한 인물로 ‘거대한 도서관’이자 ‘가히 인간문화재’라고 할 만하다”는 인물평이나 “편안한 이야기체로 풀어내는 글솜씨를 갖고 인사동 터줏대감이 들려주는 ‘고미술 비화’로 우리의 고문서와 고서화의 가치를 배우고 익히고 감상하는 귀중한 길라잡이가 될 것”(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라는 상찬과 추천이 따르는 게 당연하다.

이 책은 인사동 고미술 비화, 추사와의 대화, 구로도무끼(골동 상인들이 쓰는 은어로, 노련한 이들이 보기에 높은 가치를 지니는 두고 볼수록 매력적인 작품), 잘 쓴 글씨와 좋은 글씨, 우리가 옛것을 좋아하는 이유, 사료의 진정한 힘 등 크게 6장으로 나누어 작품과 사람, 그에 얽힌 역사를 군더더기 없는 진솔한 글로 풀어냈다.

‘인사동 고미술 비화’의 머리글로 얹어놓은 ‘가품 추사 대련의 비싼 수업료’는 김영복 대표가 겪은 쓰라린 실패 체험담이자 고서화 세계의 숨어 있는 어두운 얼굴이자 두 얼굴이다. 1970년대 말 갓 스물이 넘은 그가 군에 입대하기 전 추사 김정희의 글씨를 점원 생활을 하며 애면글면 3, 4년간 모았던 돈을 털어서 사놓았으나 ‘가짜’로 판명이 나서 낭패를 본 얘기다. 그 일을 계기로 오히려 추사 탐구로 매진, 고서화 세계에서 ‘일가(一家)’를 이루게 된 그의 ‘고서화 여정’이 자못 흥미롭다.

김영복 대표가 ‘고미술품을 처음 수집하기 시작하는 사람에게 들려주는 세 가지 말’에는 그의 뼈아픈 경험이 녹아 있다.

“첫째, 먼저 사람에게 배워라, 지식과 경험이 많은 선배들을 쫓아다니며 배워 안목을 길러야한다. 둘째, 공부를 시작해라, 소장하고 싶은 작품을 깊이 들여다보고 연구해라, 마지막에는 자신의 판단으로. 셋째, 권하는 사람을 믿지 말고 작품 그 자체를 믿어라, 작품이 가진 형태, 관련 인물, 내용 등을 이해하고 고유한 가치에 집중하라.”


홍윤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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