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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 차례일지도" 강풍 소식에 떠는 산불지역 주민들

26일 오전 경북 안동시 임하면 금소리 한 주택이 산불 한가운데에 있었지만 비교적 피해가 적었다. 하지만 이웃집 상당수는 산불이 덮쳐 불에 탄 모습이었다. 이 집에 사는 주민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오후에 강풍이 분다고 해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사진 독자
“우리집 말고 이웃들은 전부 어제 산불에 집이 모두 타버렸어요. 어제는 무사했지만 오늘은 우리 차례일지도 모릅니다.”


26일 경북 안동시 임하면 금소리 주민인곽모(63)씨는 산불이 스치고 지나간 자신의 집을 구석구석 살피고 있었다. 다행히 집 주변 텃밭이 그을리는 정도 외에는 피해가 적은 편이었다. 하지만 10여m 떨어진 이웃집을 포함해 마을 전체가 산불에 쑥대밭이 된 상태였다. 집을 둘러싸고 있는 야산도 나무가 모두 타버리고 땅에서 매캐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26일 또 강풍 예보…주민들 공포

곽씨는 전날 갑자기 불어닥친 돌풍에 산불이 빠르게 다가오자 직선거리로 약 15㎞ 떨어진 안동시 옥동 딸의 집으로 대피했다. 산불에 집이 모조리 타버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에 꼭 필요한 짐만 챙겨 나왔다. 은퇴 후 아내와 함께 전원 생활을 즐기기 위해 마련한 집이 산불에 소실될까봐 곽씨는 밤새 뉴스 속보를 살피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


문제는 26일 오후에도 강한 바람이 예보가 돼 있다는 점이다. 전날 경북 북부 지역을 뒤덮은 역대급 산불을 만든 것은 태풍급의 돌풍이었다. 순간 최대풍속이 초속 27m 이상 치솟으면서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안동을 지나 청송, 영양, 영덕까지 불과 몇 시간 만에 급속도로 번졌다. 초속 27m의 풍속은 사람이 제대로 서 있지 못하고 휘청거릴 정도의 돌풍이다.

지난 25일 경북 안동시 임하면 한 도로에서 저 멀리 산불이 치솟고 있는 모습. 김정석 기자

강한 바람에 집 쪽으로 연기가 들이닥치고 눈에 보이는 곳까지 불길이 치솟기 시작하자 주민들은 급히 대피했다. 워낙 상황이 급박하다 보니 필요한 짐만 챙기고 집과 가재도구들은 버려둔 채 대피할 수밖에 없었다.


26일 오전 바람은 다시 평균 초속 3~4m 정도로 비교적 잠잠해졌다. 하지만 전날처럼 이날도 오후에는 초속 15m 정도의 강풍이 예보된 상태다. 전날에도 비슷한 수준의 강풍이 예보됐다가 예상을 뛰어넘는 세기의 돌풍이 불어 산불이 급속도로 악화했던 만큼 이날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27일 예보된 강수량도 적어 걱정

대구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대구·경북은 실효습도가 30% 내외로 매우 건조한 날씨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대구 신암 30%, 포항 32%, 경산 33%, 김천 34%, 구미 35%, 안동 36% 등으로 파악됐다. 실효습도는 목재 등의 건조도를 나타내는 지수로 실효습도가 50% 이하가 되면 화재 발생 가능성이 크다.


전날 산불이 영덕을 지나 포항 북부 지역까지 넘어온다는 재난문자메시지를 받았던 안정호(30)씨는 “산불이 영덕까지 번진 상황에서 오늘 또 강풍이 불면 포항을 비롯한 경북 동해안 지역도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며 “산불이 더 확산하기 전에 최대한 진화를 서둘러 기세를 꺾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경북 안동시 임하면의 한 도로 옆 야산으로 불이 번지고 있다. 연합뉴스

27일에는 산불 진화에 도움을 줄 단비 소식이 있긴 하지만 충분하지 않을 전망이다. 새벽부터 저녁 사이 경북서부 내륙에 5~10㎜, 대구와 그 밖의 경북에 5㎜ 미만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광범위하게 번진 산불을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산림청은 경북 지역을 휩쓸고 간 대형산불로 이날 오전 10시 기준 18명(안동 2명, 청송 3명, 영양 6명, 영덕 7명)이 숨지고 257곳에서 시설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김정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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