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35㎞ 날아가는 도깨비불…의성 곳곳 '불 회오리' 현상도 포착

지난 22일 경북 의성에서 발생해 안동·영덕까지 확산한 산불 현장에서는 '비화(飛火)'· 수관화(樹冠火) 등 대형 산불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골고루 나타나고 있다. 대형 산불은 피해 면적이 100ha이상, 산불 지속시간이 24시간 이상인 경우를 뜻한다.
26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한 자동차 정비소가 산불에 휩쓸린 가운데 차들이 불에 타 있다. 연합뉴스


도깨비불 35㎞까지 날아가

26일 산림청과 국립산림과학연구원 등에 따르면 비화는 불기둥으로 인해 상승한 불똥이 강한 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현상을 말한다. 비화는 다른 곳에 옮겨붙어 새로운 산불을 만든다. 마치 ‘도깨비불’처럼 날아가 대형산불의 원인이 된다. 불똥은 상승기류와 강풍을 만나면 최대 2km 가까이 날아갈 수 있다. 특히 침엽수는 활엽수보다 1.4배 많은 열에너지를 갖고 있고, 불이 지속하는 시간도 2.4배 길어 많은 불똥이 생긴다. 2009년 호주에서 발생한 산불에서는 불똥이 최대 35km까지 날아가 불을 확산시켰다는 보고도 있다.

또 의성 지역 산 곳곳에서는 불이 하늘로 솟구치는 열기둥(불 회오리) 현상도 목격됐다. 고온 건조한 날씨에 강한 바람이 더해지자 주변 공기를 빨아들여 상승 기류를 형성함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이다. 열기둥은 불똥을 유발한다. 국립산림과학원 권춘근 박사는 “열기둥은 상승기류와 함께 솔방울·잔가지들을 다 가지고 올라간 다음 멀리멀리 날아간다”라며 "이게 바로 비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26일 오전 경북 안동시 길안면 묵계마을 일대가 산불 피해로 폐허로 변해 있다. 연합뉴스


초속 20m강풍에 속수무책

지난 25일 의성에서는 순간 초속 5.2m의 남남서풍이 불었다. 이 바람은 한때 초속 20m의 강풍으로 돌변하기도 했다. 실제 이번 의성·안동·영덕 등 산불 현장에서 만난 주민은 바람에 불씨가 타고 날아다녔다고 했다. 의성군 점곡면 입암리 주민 김정철(60)씨는 "산에서 산으로 점프하듯이 불길이 번졌다"며 "대피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수관화 현상도 대형 산불을 부추기는 현상 중 하나다. 수관화는 나뭇가지나 잎이 무성한 나무 상단부만 태우는 현상이다. 이 때문에 산불을 빠르게 확산된다. 수관화도 주로 침엽수에서 발생한다. 전국 산림 가운데 37%는 침엽수림이다. 대형 산불이 발생한 경북 의성·청송·영양·안동 지역도 마찬가지다.
지난 25일 오후 어둠이 내린 경북 안동시 남후면 광음리 뒷산에 민가를 삼키려는 화마처럼 산불이 확산하고 있다. 뉴스1


비탈진 곳은 산불 더 빨리 확산

강풍이 비탈진 경사면을 만나면 산불이 더 빠르게 확산한다. 국립산림과학원 실험 결과, 바람이 없을 때 산불은 30도 경사면에서 분당 0.57m의 느린 속도로 퍼졌다. 하지만 바람이 초속 6m로 불면 바람이 없을 때보다 26배나 확산이 빨라졌다. 바람이 불면 화염이 옆으로 누우면서 확산 속도는 더욱 올라간다. 2019년 고성・속초 산불 때도 최대 순간풍속이 초속 35.6m였다. 이로 인해 발화지에서 약 7.7km 떨어진 해안가까지 퍼지는데 90여 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1시간에 5.1km를 이동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1991년부터 2023년까지 30여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74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인 36건은 강원 동해안 인근에서 발생했다. 이로 인한 피해면적은 총 4만1663ha로, 전체 피해면적의 56%를 차지한다.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강원 동해안은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생긴 지형적 특성으로 건조한 날씨와 양간지풍이라는 강풍이 불고, 수관화가 발생하기 쉬운 소나무 단순림으로 구성돼 있다”라며 “지형·기상·연료 등 산불 유발 요인 3박자를 모두 갖췄다”고 전했다. 양간지풍(襄杆之風)은 봄철에 강원 양양군과 고성군(간성) 사이에서 빠른 속도로 부는 바람이다.
26일 경북 안동시 일직면 운산리의 한 주택이 전날 번진 산불로 전소돼 있다. 연합뉴스


2000년 동해안 산불이 가장 피해 커

한편 역대 가장 피해가 컸던 산불은 2000년 강릉·동해·삼척·고성 등 동해안 4개 시군에서 발생한 산불이다. 담뱃불 등으로 발생한 이 산불은 그해 4월 7일 발생해 15일까지 9일 동안 지속했다. 피해면적은 2만3675ha(608억원), 인명 피해는 17명(2명 사망)이었다. 다음으로는 2022년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 등에서 발생한 산불이 피해 규모가 컸다. 그해 3월 4일 발생한 산불은 13일까지 10일 동안 지속했다. 피해 면적은 1만6302ha였다.

하지만 이번 경북 의성·안동·청송·영양·영덕 등 경북 5개 지역을 휩쓴 산불이 역대 최대 규모의 피해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오전 5시까지 집계된 피해 면적만 1만5158ha에 달한다. 여기에는 안동·청송 등 나머지 지역 피해 면적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 지역 산불로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만 18명이나 된다. 산림청 관계자는 “의성서 시작한 산불 피해 규모가 워낙 커 집계조차 나오지 않은 상태”라며 “단일 산불로는 사상 최대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



김방현.김하나([email protected])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