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불탄 줄 알았더니…화마 덮친 안동 만휴정 '방염포 기적'
경북 의성에서 시작한 산불이 안동, 청송, 영덕 등으로 번지면서 국가유산에도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주요 사찰의 소장 유물이 긴급 이송 중인 가운데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던 일부 문화유산은 예방 조치 덕에 화를 면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유산청은 26일 “당초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던 안동 만휴정 일대를 확인한 결과 산불 피해를 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현재 주변 소나무 일부에서 그을린 흔적이 발견되는 정도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현장에 조치한 방염포는 열기가 1000도 이상인 경우 10분정도 버틸 수 있고 500~700도는 무제한으로 버틸 수 있는데, 이런 불길은 외부에서 날아온 것이라 700도 이상 올라가지 않은 것으로 추측된다”고 전했다.

이날 한때 천연기념물인 ‘영양 답곡리 만지송’이 소실됐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국가유산청은 26일 오전 9시 현재 이상 없다고 밝혔다. 주변 산불피해로 보호책이 일부 그을린 정도이며 이날 오후 정밀 점검이 예정돼 있다.
국가유산청이 이날 오전 1시를 기준으로 집계한 바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현재까지 국가유산 8건(보물 2건, 명승 1건, 천연기념물 1건, 시도지정 4건)이 피해를 입었다.
이 가운데 보물 2건은 전날 소실된 의성군 고운사의 가운루와 연수전이다. 각각 조선시대와 대한제국기에 지어진 두 건물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타버린 것으로 알려진다. 고운사가 소장한 또다른 보물인 ‘의성 고운사 석조여래좌상’은 불길이 덮치기 전 극적으로 빼내 안동청소년문화센터로 이동한 상태다.


25일 경상북도 유형문화유산에 올라 있는 청송 만세루도 불타 없어졌다. 조선 세종 시기에 처음 지어졌던 이 누각은 청송심씨 가문에서 관리하며 1856년과 1958년 거듭 중수되었다. 현재 보광사 사찰 경내에 위치하여 극락전(보물)과 마주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소속기관 등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주요 사찰 등의 유물을 보호·이송 조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안동 봉정사 외에 영주 부석사 등의 주요 유물 15건(보물 10건, 시도유산 5건)이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와 영주 소수박물관, 예천박물관 등으로 옮겨진 상태다.
국가유산청 측은 “산불 진화가 끝난 후 국가유산 피해 여부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예정이며 현재는 위험 지역 국가유산 위주의 긴급조치 대책 마련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강혜란.김하나.김은지([email protected])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