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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LA총영사관 재건축, 시작부터 논란

김형재 사회부 차장

김형재 사회부 차장

한인사회 숙원사업인 LA총영사관 공관 재건축 사업이 마침내 시작됐다. 재건축 시공사로 한국의 유선엔지니어링이 선정되면서 사업은 가시화되는 듯 보이지만, 시작부터 현지 한인 사회의 엇갈린 시선과 함께 적잖은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지난해 진행된 재건축 디자인 설계 공모 과정에서 남가주 한인건축가협회와 한인건설협회는 한국 정부가 ‘해외 한인 사회의 전문성을 간과했다’며 강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국의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에 따라 국내 건축사 면허를 소지하고 한국에 사무소를 둔 업체에만 공모 자격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한으로 인해 한인 건축설계사무소 앤드모어파트너스는 공모 참여 대신 자체적으로 디자인을 공개하며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해외 최대 한인사회에 지어지는 새 재외공관이라는 상징성, LA한인타운 중심가에 자리하는 랜드마크로서의 잠재력, 한 해 9만 건 이상의 민원을 처리하는 특성 등을 고려할 때 재외공관 재건축은 단순한 건물을 넘어 한인사회와 밀접하게 연관돼서다.
 
유선엔지니어링 측 설명에 따르면 새 공관은 현 총영사관 건물과 동쪽 주차장 부지까지 약 1만 9500스퀘어피트에 지하 1층, 지상 8층 규모(연면적 7만 7000스퀘어피트)로 지어질 예정이다. 새 공관의 저층부는 한국의 처마가 연상되는 전통의 곡선미를 재해석했다. 저층부에는 한인 등을 위한 민원실과 다목적홀이 들어설 예정이다.
 
조감도 자체는 재외공관의 행정 기능과 한인타운의 새로운 상징물로서의 가능성을 염두에 둔 고심의 흔적이 엿보인다. 하지만 현지 한인 건축 업계는 공개 직후 곧바로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핵심적인 지적은 ‘현지 건축 규정에 대한 이해 부족’이다. 한인건축가협회 회원들은 당선작 디자인이 보기에는 훌륭할지 모르지만, LA시의 기본적인 건축 규정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한인건축가협회는 8층 건물이 LA시 건축법상 고층 건물(High Rise Building)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규정에 따르면 최상층 바닥 높이가 75피트 이상일 경우, 내진 설계 강화, 헬기 착륙장 설치, 소방용 전용 엘리베이터 설치, 비상 발전기, 제연 설비 등 더욱 엄격한 건축 공법을 적용해야 한다.
 
더우기 한국 정부가 두 차례나 삭감한 재건축 예산 703억 원(약 4910만 달러)으로는 해당 재건축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전망도 나왔다. 한인건축가협회 리오 조 회장은 “한국 업체만 가능하게 해 배정된 예산과 상당히 거리가 있는 디자인이 채택된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비판 여론이 일자 LA총영사관은 보도자료를 내고 3월 안에 LA현지 설계사무소도 파트너사로 참여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LA 건축규정 미숙지 지적에 대해서는 “유선엔지니어링이 현지 업체를 선정해 설계안 완성도를 높여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LA총영사관 재건축 사업은 지난 2013년 신연성 전 총영사가 한인사회를 대변해 공론화했다. 당시 기획재정부가 현지 실사를 하고, 외교부도 예산 배정을 논의하며 가능성을 열었다. 이후 이기철 전 총영사, 박경재 전 총영사는 한인사회와 긴밀히 소통했고, 한인사회 여론을 한국 정부에 전달했다.
 
그러나 현재 김영완 총영사는 이 중요한 사업에 대해 전면에 나서지 않는 모습이다. 관련 기자회견에 불참했을 뿐만 아니라, 공청회나 관련 단체와의 면담 등 여론 수렴 과정도 생략한 채 온라인 설문조사만을 진행했다.
 
LA총영사관 측은 “재외공관 재건축은 본부 절차에 따라 진행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언뜻 재외공관은 해당 사업 재량권이 없다는 말처럼 들린다. 그 결과 LA총영사관 재건축 사업은 한인사회가 관여할 일이 아닌 것처럼 돼버렸다. 한인사회 숙원사업이라는 말도 무색해졌다.  
 
총영사관은 정말 한인 사회의 ‘무관심’을 바라는 것일까. 사업의 성공적인 완수를 위해서는 이제부터라도 한인 사회와의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이 절실해 보인다.

김형재 / 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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