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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벅지 부상’ 안세영, 그랜드슬램 도전 강행할까

부상 중인 안세영에게 그랜드슬램 달성의 마지막 퍼즐인 아시아선수권 출전 여부가 화두로 떠올랐다. 연합뉴스
최고 권위의 전영오픈을 석권한 한국 배드민턴 간판 안세영(삼성생명)이 우승에 이르는 과정에서 허벅지 근육 일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랜드슬램 도전을 앞두고 심각한 변수와 맞닥뜨린 ‘셔틀콕 여제’가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지난 17일 막을 내린 전영오픈에서 우승했지만, 그 과정에서 부상을 당했다. 랭킹 3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와 맞붙은 4강전 마지막 게임 도중 처음으로 허벅지 통증을 경험했다. 이후 결승에서도 랭킹 2위 왕즈이(중국)와 맞대결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같은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며 얼굴을 찡그렸다. 설상가상으로 독감까지 겹쳐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안세영은 정신력으로 버텨내며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전영오픈을 포함해 올 시즌 참가한 4차례 국제대회를 모두 우승으로 장식한 안세영의 다음 목표는 다음달 8일 중국 닝보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다. 앞서 올림픽(2024)과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이상 2023)을 제패한 안세영은 이 대회 우승 이력을 추가하면 배드민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일찌감치 배드민턴 여자 단식을 평정한 안세영에게 그랜드슬램은 목표 의식을 고취시키는 도전 과제 중 하나다. 20대 초반에 나머지 세 대회를 석권한 그에게 아시아선수권은 아직까지 우승 운이 없었던 대회일 뿐이다. 명실상부 ‘셔틀콕 퀸’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객관적인 전력에서 그를 저지할 대항마도 없다.

2년 만에 전영오픈 정상을 탈환한 직후 환호하는 안세영. AFP=연합뉴스
하지만 불의의 부상으로 인해 그랜드슬램 대관식 구상에 차질이 빚어졌다. 정밀 검진 결과 오른쪽 내전근(허벅지 안쪽 근육) 부분 파열 진단을 받았다. 향후 3주 정도 차분히 재활에 전념해야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소견이다.

의료진의 견해를 따른다면 아시아선수권대회 참가는 물리적으로 어렵다. 배드민턴대표팀도 아시아선수권 출전이 불투명한 만큼, 다음달 27일 중국에서 열리는 세계혼합단체전(수디르만컵)에서 복귀하는 쪽으로 재활 일정을 짠 것으로 알려졌다.

안세영은 올 시즌 네 번의 대회에서 우승하며 20경기 연승 행진 중이다. 선수가 스스로 아시아선수권 출전을 강행한다면 부상을 감안해도 여전히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지금 중요한 건 우승과 연승이 아니라 완전한 치료라는 게 배드민턴 관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자칫 부상을 안고 출전했다가 상태가 더욱 심각해질 경우 그랜드슬램 불발을 넘어 시즌 전체 운용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안세영 또한 아시아선수권에 대한 목표의식은 일부 내려놓은 모양새다. 전영오픈 우승 후 귀국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그랜드슬램이 큰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한발 물러선 태도를 취했다. 이전 여러 인터뷰에서 그랜드슬램 달성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과는 다른 태도다.

다만, 아시아선수권 참가를 최종 결정할 경우 역사적인 발자취(그랜드슬램)를 남기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는 의지도 함께 밝혔다. 안세영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한다면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아시아선수권은) 다른 대회에 비해 성적이 잘 안 나왔던 대회인데, (출전하게 된다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배드민턴대표팀 관계자는 “아시아선수권 엔트리 제출 마감이 24일”이라면서 “안세영이 24일까지 충분히 고민한 뒤 출전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영오픈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쟁반형 트로피에 입맞추는 안세영. AP=연합뉴스



송지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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