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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링 직관' 트럼프에 기립 박수로 환영…스포츠의 정치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전미대학스포츠협회(NCAA) 레슬링 선수권 대회가 열린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웰스파고 센터에 들어서며 자신을 환영하는 관중석을 향해 주먹을 들어 보이며 인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USA! US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오후 전미대학스포츠협회(NCAA) 레슬링 선수권 대회가 열린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웰스파고 센터에 들어서자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그를 열렬히 환영하며 약 1분 동안 기립 박수를 쳤다.

장내에 울려 퍼진 “USA” 함성 속에 트럼프 대통령은 오른손 주먹을 들어 보이며 관객석을 향해 답례를 한 뒤 맨 앞 줄로 이동했다. 1층 경기장과 가장 가까운 첫번째 줄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데이브 맥코믹 공화당 상원의원과 그의 부인 다이나 파월 매코믹, 짐 조던 공화당 하원의원,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등이 자리하고 있었다.

하원 법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던 의원은 위스콘신 매디슨 대학교 재학 시절 NCAA 남자 레슬링에서 두 차례 우승했으며 이후 오하이오주립대에서 레슬링 보조코치를 지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저녁 레슬링 경기장 ‘직관’ 일정을 예고하며 “저는 항상 레슬링 선수들을 응원해 왔다. 그들을 응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달엔 현직 대통령 처음 수퍼볼 직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지난달 9일(현지시간)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시저스 슈퍼돔에서 열린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 수퍼볼 경기 시작 전 국가가 연주되자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9일 현직 대통령 사상 처음으로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인 수퍼볼을 직관했다. 당시 그는 “스포츠는 미국을 하나로 묶는 중요한 요소”라며 “(대통령의 스포츠 이벤트 참석은) 미국의 영혼을 위해 좋은 일”이라고 했다. 미국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자리에서 일어나 거수경례를 하는 모습이 장내 대형 화면을 통해 중계되기도 했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인 2월 16일에는 플로리다주 데이토나 비치에서 열린 자동차 경주 대회 ‘데이토나500’에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주 시작 전에 대통령 전용 차량 ‘비스트’를 타고 트랙을 한 바퀴 도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관중들의 환호를 받았다. 그는 “미국의 정신을 상징하는 위대한 레이스”라며 “이런 정신이 미국의 황금기를 이끌 것”이라고 했다.



대선 당선 뒤엔 UFC ‘깜짝 방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ㆍ가운데),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오른쪽)와 함께 지난해 11월 16일(현지시간)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UFC 대회를 관람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유독 남성미 넘치는 스포츠 현장에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11월 대선 당선 직후 머스크와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UFC 경기장을 깜짝 방문해 링 사이드에서 경기를 직관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가수 키드 록의 히트곡 ‘아메리칸 배드애스’에 맞춰 선수처럼 입장하자 약 2만 관객이 기립해 환호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행보에는 ‘스포츠의 정치학’이 배경에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레슬링·UFC 등 격투기 스포츠나 카 레이싱 대회는 팬들 상당수가 보수 성향 남성들로 ‘트럼프 팬덤’의 강력한 기반이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극한의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 이벤트를 활용해 강인함과 결단력을 갖춘 지도자 이미지를 구축하고 자신의 지지층을 한층 결속시키는 계기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1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데이토나 인터내셔널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카 레이싱 대회 ‘데이토나500’ 경기장에서 관중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손을 잡고 있는 아이는 손녀 캐롤라인. AP=연합뉴스


‘강인한 애국적 지도자’ 이미지 구축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때 UFC나 대학 풋볼 경기장 등을 찾은 것도 ‘2030 세대’ 남성 유권자 표심 공략의 일환이었다.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6월 트럼프 대통령은 뉴저지에서 열린 UFC 경기장을 찾았는데 관객들이 “우리는 트럼프를 원한다(We want Trump)”는 구호를 연호했었다. 2030 남성 5명 중 1명은 UFC의 열렬한 팬인데, 지난해 대선에서 30세 이하 남성 유권자의 트럼프 지지율이 56%에 이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얘기가 많다. AP통신은 “트럼프는 오랫동안 스포츠 이벤트를 중심으로 자신의 대중적·정치적 페르소나를 구축해 왔다”며 “그는 라이브 스포츠 이벤트에 나타나 관중들의 환호를 듣는 것을 즐긴다”고 보도했다.

수퍼볼처럼 전 국민을 TV 앞으로 불러 모으는 초대형 이벤트를 통해 애국적 지도자라는 상징을 구축하기도 한다. 경기 시작 전 군악대 연주 속에 국가가 흘러나오는 등 국가적 자부심을 고취하는 행사에서 통합의 메시지를 발신함으로써 미국의 전통적 가치를 수호하는 지도자 입지를 다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뉴욕 육군군사학교 재학 시절 풋볼 선수로 활약하는 등 스포츠를 상당히 즐기는 편이다. 대통령 취임 후 주말마다 자신이 소유한 플로리다주 팜비치 골프장을 찾는 골프광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요일인 지난 16일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의 (자체) 골프 대회에서 우승했다. 아마도 이번이 마지막 우승이 될 것”이라고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전날 별세한 왕년의 프로권투 헤비급 챔피언 조지 포먼에 대해 “복싱 역사상 가장 묵직하고 가장 큰 펀치를 가졌던 위대한 파이터였다”며 애도했다.



김형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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