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화원인 의심 송전탑, "화재 위험 알고도 방치"
남가주 에디슨(이하 SCE)이 ‘이튼 화재(Eaton Fire)’ 발화 원인으로 지목된 송전탑의 위험성을 알고도 방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유지보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했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LA타임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화재 당시 알타데나와 이튼 캐년을 지나는 SCE의 송전선 3개에는 총 94건의 미완료 유지보수 작업이 남아 있었다. 이 중 30건 이상이 화재 위험과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작업 내용은 송전탑 수리, 절연체 교체, 느슨한 부품 보강, 잡초 및 식생 제거 등이 포함됐다.
SCE는 지난 2023년 6월에도 해당 지역의 잡초 제거와 구조물 정비를 지적 받았지만 기한 내 완료되지 않았다. 이 작업들은 화재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6개월 내 완료해야 하는 2단계 우선순위로 지정됐으나 SCE는 예외 조항을 들어 3단계로 분류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기한을 맞추지 않았다.
비활성 상태였던 ‘메사-실마(Mesa-Sylmar)’ 송전선에서도 7건의 미완료 작업이 있었고, 지난해 5월에는 즉각 조치가 필요한 구조적 문제도 보고됐다. 하지만 SCE는 현장 점검 후 추가 조치가 필요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해당 송전선은 지난 1971년 이후 사용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주변 활성 송전선의 전자기장 영향으로 전류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화재 발생 당시 인근 송전선에서 전류 증가가 감지됐으며, 지난 1월 19일 재가동 과정에서 송전탑 근처에서 섬광이 포착되기도 했다.
한편 SCE는 지난 2020년 보고서를 통해 전체 송전탑의 90% 이상이 설치 30년이 넘었으며, 부식으로 인해 구조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22년 12월 31일 기준으로 18개월 이상 지연된 유지보수 작업이 2만200건 이상 있었으며, 이 중 5200건이 발화 위험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CE는 지난 18일부터 이튼 캐년 지역의 전기 설비를 추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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