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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 총리 사임 승인…새 총리 지명 실패시 조기총선

세르비아 총리 사임 승인…새 총리 지명 실패시 조기총선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세르비아 의회가 19일(현지시간) 밀로스 부세비치 총리의 사임을 공식 승인하면서 현 정부의 임기가 종료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알렉산다르 부치치 대통령은 30일 이내(4월18일 자정까지)에 새 총리 후보를 지명해야 한다. 만약 이 기한 내에 총리 후보를 지명하지 못하면 헌법에 따라 45∼60일 이내에 조기 총선이 실시된다.
야당은 2023년 12월 치러진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된 점을 들어 집권당인 세르비아진보당(SNS)이 배제된 과도 정부 구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부치치 대통령은 이를 거부하며 "나를 죽이지 않는 한 과도 정부는 없을 것이다. 선거 없이 나라를 망칠 기회는 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부세비치 총리는 SNS 대표이자 부치치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지난해 11월 노비사드 기차역 지붕 붕괴 참사 이후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자 지난 1월28일 전격 사임을 발표했다.
사임 발표 전날, SNS 당원과 지지자들이 노비사드에서 시위 중이던 대학생들을 야구방망이로 무차별 폭행한 사건이 터졌다. 이 과정에서 한 여대생이 턱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고, 이 사건을 계기로 여론이 급격히 악화하자 부세비치 총리는 사임을 결정했다.
야당은 즉각적인 총리 사임 승인과 내각 해산을 요구했지만 SNS는 이를 이루며 여러 차례 의회 본회의를 열어 70개 이상의 안건을 먼저 처리했다. 결국 총리 사임 발표 약 2개월이 지난 뒤에야 의회가 이를 공식 승인했다.
하지만 야당은 부세비치 총리의 사임은 '꼬리 자르기'에 불과하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실질적인 권력을 쥐고 있는 부치치 대통령이 건재하고 SNS가 여전히 의회를 장악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세르비아는 총리에게 권한이 있는 의원내각제 국가이지만 실권자는 부치치 대통령이다. 2014년 총리직에 오르며 권좌에 오른 그는 2017년과 2022년 대통령으로 연속 당선되면서 권위주의적 통치를 이어가고 있다.
세르비아에선 지난해 11월 노비사드의 기차역에서 중국 국영기업 컨소시엄이 보수한 콘크리트 건축물이 무너져 15명이 숨지고 2명이 사지 절단 중상을 입는 참사가 벌어진 것을 계기로 부정부패와 정부의 실정에 대한 불만이 폭발,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4개월 넘게 계속된 시위는 최근 부치치 대통령의 핵심 지지기반인 농촌 지역으로까지 확산하면서 그의 정치적 입지는 더욱 흔들리고 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신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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