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 따러 간 60대 부부 결국…봄철 갯벌, 여름철 바다만큼 무서운 이유

해경은 군, 경찰과 함께 갯벌 수색에 나섰다. 경비함정 등을 해상에 투입하고 드론 등 첨단 장비까지 동원해 A씨 부부를 찾아 나섰다. 다음날 오후 4시 4분쯤 갈두항 남동쪽 1㎞ 해상에서 남편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해경은 아내 B씨도 인근에 있을 것이라 추정하고 주변을 샅샅이 뒤졌다. 그러나 3일 오후 7시 32분쯤 갈두항 서쪽에서 2.5㎞ 떨어진 해안가에서 B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해경은 이들 부부가 굴 채취를 위해 평소보다 깊숙이 갯벌로 들어갔다가 갑작스러운 조류 변화나 짙은 안개로 방향을 잃어 변을 당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봄철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갯벌에서 조개잡이를 하다 고립되는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해경은 봄부터 여름으로 이어지는 3~7월은 안개가 짙게 끼는 ‘농무기’ 등의 영향으로 방향감각을 잃어 갯벌에 고립될 위험이 높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16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갯벌 고립사고는 2022년 43건(사망 6명), 2023년 67건(사망 12명), 지난해 59건(사망 8명) 등 매년 늘고 있다. 갯벌 사고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지만, 날씨가 좋은 봄·여름(3월에서 10월)에 주로 집중된다. 지난해의 경우 3월에는 4건, 4월엔 13건의 갯벌사고가 발생했다. 갯벌 활동이 증가하는 여름인 7월(4건), 8월(10건)은 물론, 가을인 9월(7건), 10월(8건)에 맞먹는 수치다.

잇따른 갯벌 사고에 해경은 20일까지 해양안전사고 위험예보를 ‘관심’ 단계로 격상하고 해양·육상 순찰을 강화하는 등 대비하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3·4월은 기상과 해양 환경 등으로 조수 간만의 차가 커 물때와 조류를 예측하지 못하고, 안개 등으로 시야 확보가 어려워 갯벌에 고립될 수 있다”며 “구명조끼나 랜턴 등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무리하게 갯벌 들어가거나 위험지역에 진입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최모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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