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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립묘지도 'DEI 퇴출' 불똥…흑인·여성 참전용사 지우기

"알링턴 국립묘지, 홈페이지서 관련 정보·링크 삭제"

美국립묘지도 'DEI 퇴출' 불똥…흑인·여성 참전용사 지우기
"알링턴 국립묘지, 홈페이지서 관련 정보·링크 삭제"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 폐기를 밀어붙이면서 미 국립묘지도 홈페이지에서 흑인과 여성 참전용사들의 정보를 삭제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미국 알링턴 국립묘지 대변인은 묘지 홈페이지에서 이곳에 안장된 흑인과 히스패닉, 여성 참전용사와 그 배우자들을 소개하는 '주목할만한 묘역' 페이지로 연결되는 내부 링크를 삭제했다고 확인했다.
'주목할만한 묘역'에서는 국립묘지에 안장된 사람들의 짧은 전기를 읽을 수 있다.
여기에는 최초의 흑인 국무장관이자 합참의장을 지낸 콜린 파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기 조종사였던 헥터 산타 애나, 2차대전에 참전한 미국의 최초 흑인 공군 부대인 터스키기 항공병들, 흑인 여성으로 구성됐던 6888 중앙우편대대 대원들의 이야기가 포함됐다.
이 밖에도 흑인으로서는 최초로 대법관이 된 서굿 마셜, 남편과 함께 안장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전 대법관도 소개돼 있다.
이들에 대한 전기는 국립묘지 홈페이지 내 '미국 대법원'이나 '저명한 군사 인물' 등의 링크를 통해서 여전히 접속이 가능하다.
그러나 전에 있었던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역사', '히스패닉 미국인의 역사', '여성의 역사' 등의 링크는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고 WP는 전했다.
이번 삭제 조치는 이는 미 국방부가 온라인에서 DEI 관련 언급을 모두 삭제하는 움직임의 일환이라고 WP는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취임 당일인 지난 1월 20일 연방정부 기관과 정부와 계약한 업체에서 DEI 프로그램을 모두 종료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DEI는 차별받고 소외된 인종, 성(性), 계층 등을 챙긴다는 취지의 정책이지만, 백인과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이다.
그 이후 미 국방부 지도부는 DEI를 촉진하는 뉴스와 특집기사, 사진, 동영상 등을 모두 삭제하라고 명령했다.
알링턴 국립묘지 대변인은 웹사이트에 게시된 콘텐츠가 행정부의 정책을 준수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DEI 정책 폐기 추진은 국방부뿐 아니라 기업과 교육, 여러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법원은 당분간 트럼프 행정부의 DEI 정책 금지 집행을 일단 허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항소법원은 법무부에 DEI 정책을 시행하는 기업 등을 파악하라고 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가 합헌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연방 기관과 정부 계약을 맺은 기업에서 DEI 정책을 일시적으로 금지할 수 있다는 뜻으로, 지난달 메릴랜드 연방지방법원이 내린 결정을 뒤집은 것이다.
앞서 지난달 메릴랜드 연방지방법원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DEI 금지 행정명령에 대한 볼티모어시의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행정명령을 중단하라고 결정했다.
그러나 이날 항소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이 합헌이라고 결정하면서 정식 판결이 나올 때까지 당분간은 DEI 정책 금지 정책이 유지될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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