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색 머리에 코 피어싱.. '볼링계 핫 아이콘' 장미나, "집 나왔더니 우승했다"
[OSEN=울진, 강필주 기자] '로즈미' 장미나(26, 스톰)가 첫 프로 무대부터 우승, 예사롭지 않은 등장으로 볼링계 핫 아이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장미나는 14일 오후 경북 울진 볼링경기장에서 열린 '2025 울진컵 전국 오픈 볼링대회' 여자부 TV 파이널 최종 결승전에서 동호인 출신 최현인(43, 타이탄글레이즈)을 216-181로 눌렀다.
5프레임서 최현인이 스플릿 실수를 범하는 사이 장미나는 5~7프레임을 커버로 착실하게 점수를 쌓아 승기를 잡았다. 그리고 8프레임부터 10프레임 첫 투구를 터키로 장식, 승부를 가져갔다.
이번 대회 여자부는 시즌 개막전이기도 했다. 신인이 데뷔 첫 프로 대회이자 첫 TV 파이널 무대를 삼킨 것이다. 엘리트 출신으로 두 차례 청소년 국가대표(2017, 2018년)와 실업 생활을 했던 장미나지만 프로 무대서 비로소 자신을 찾은 모습이다.
장미나는 외모부터 돋보였다. 머리카락은 파랗게 탈색했고, 코는 피어싱으로 엑센트를 줬다. 팔에는 문신도 새겼다. 누가 봐도 자신의 개성이 묻어나는 외모였다. 대답도 거침없이 시원시원했다.
장미나는 우승 후 "예선, 본선을 거치면서 점점 더 쟁쟁한 선수들을 만났다. 스스로 '과연 될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이었다"면서 "핀 액션도 좋고 레인이 실투도 받아주는 것 같아 '올라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엘리트 선수 생활을 빨리 청산한 장미나다. "어느 날 경기 중 빨리 프로 무대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는 장미나는 "똑같은 생활과 패턴 속에서 플레이하는 나 자신을 보며 한계를 느꼈다. 김현민 프로에게 조언을 받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사진]한국프로볼링협회 제공](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3/15/202503150303776467_67d475de1dc64.jpg)
[사진]한국프로볼링협회 제공
울산시청서 2년, 용인시청서 3년, 곡성군청서 3년을 보내 8년의 구력을 지닌 장미나지만 "손이 붓고 땀이 나더라. 떨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몸이 반응하는 것을 보고 '아 내가 떨고 있구나'라는 걸 알았다"고 TV 파이널 경험을 들려주기도 했다.
장미나는 "실업팀에서는 무조건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또 내 개성(외모)을 좋지 않은 시선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부정적인 관심이 내겐 스트레스였다"면서 "반면 여기서는 자유롭고 편하다"고 프로와 실업의 차이를 설명했다.
주변 환경도 바뀌었다. 장미나는 "곡성에서 청주로 이사해 혼자 살고 있다. 그동안 식당일을 하시는 엄마, 두 명의 오빠들과 함께 살았다. 그런데 독립을 한 것이 오히려 더 도움이 된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 "많은 관심과 응원이 아직은 낯설다. 팬들이 사진이나 사인을 요청할 때도 그렇다"는 장미나는 "레인 정비도 그렇고 대결 상대, 다양한 볼링장 환경 등 프로 무대는 많은 것이 새롭다"고 설레는 표정을 보이기도 했다.
뚜렷한 개성을 드러내는 장미나인 만큼 주변에서 어떻게 부를까. 의외로 이름(장미나)에서 알 수 있는 '장미(rose, 로즈)'와 '나(me, 미)'를 합한 직관적(?)인 영어 발음 '로즈미'가 별명으로 굳어졌다.
![[사진]한국프로볼링협회 제공](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3/15/202503150303776467_67d475df2b392.jpg)
[사진]한국프로볼링협회 제공
장미나의 목표는 신인상이다. "이나영, 문자영 등 쟁쟁한 언니들과 동기라 '죽음의 기수'라는 것을 실감한다. 하지만 이왕 첫 대회부터 우승을 했으니 반드시 평생 한 번만 탈 수 있는 신인왕에 도전해 보겠다"고 다짐했다.
또 "궁극적으로는 볼링을 치는 사람이나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두 내 이름을 알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는 장미나는 "내 개성이 존중됐으면 한다.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은 아닌 것으로 여겨달라"고 어필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본가에는 내가 TV 파이널에 오른 것도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말한 장미나는 "엄마에게 '집 떠나니까 1등 했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농담을 하면서도 "절 감사히 키워주셔서 감사하다. 전화해서 자랑하겠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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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필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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