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마당] 희수의 언덕
시
희수라는 언덕을 넘고 있구나
깜짝 놀랐다
수많은 아픔들의 이름들이 들락거렸지
늘 초조한 시간의 세월이였어
혈압에 당뇨에 무언지 모를 콜레스테롤까지
달고 살았구나
곳곳에 문이 열려 아파하다가
수술받은 친구, 그것이 너였다가 나였다가
시합이라도 했던 것처럼 이슬방울 손에 쥐고
골인점에 먼저 가버린 너
막막한 바다 위를 홀로 날고 있구나
웃음 보따리 짊어지고 희수의 언덕 넘는 그날까지
조심조심 살기 원했는데
깔깔깔 이야기 나누자 했는데
오늘 너의 대답없는 이름 불러본다
난 희수의 언덕 넘고 있구나
석양에 노을이 유난히 붉다
쓸쓸히 쓸쓸히 걷는다
언덕을…
엄경춘 / 시인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