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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마당] 희수의 언덕

친구야!
 
희수라는 언덕을 넘고 있구나
 
깜짝 놀랐다
 
 
 
수많은 아픔들의 이름들이 들락거렸지
 
늘 초조한 시간의 세월이였어
 
혈압에 당뇨에 무언지 모를 콜레스테롤까지
 
달고 살았구나
 
 
 
곳곳에 문이 열려 아파하다가
 
수술받은 친구, 그것이 너였다가 나였다가
 
시합이라도 했던 것처럼 이슬방울 손에 쥐고
 
골인점에 먼저 가버린 너  
 
막막한 바다 위를 홀로 날고 있구나
 
 
 
웃음 보따리 짊어지고 희수의 언덕 넘는 그날까지
 
조심조심 살기 원했는데  
 
깔깔깔 이야기 나누자 했는데
 
오늘 너의 대답없는 이름 불러본다
 
 
 
난 희수의 언덕 넘고 있구나
 
석양에 노을이 유난히 붉다
 
쓸쓸히 쓸쓸히 걷는다  
 
언덕을…

엄경춘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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