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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 아르테미스 계획

박종진

박종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폴로의 쌍둥이 누이인 아르테미스는 달의 여신이다. 미국의 첫 번째 달 탐사 계획이 아폴로였고 그래서 이번에 새로 추진하는 달 탐사 계획의 이름이 아르테미스다. 사실 달에 가장 먼저 착륙한 나라는 구소련이었다. 당시는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미소 냉전 시대가 한창이던 때였는데 갑자기 구소련이 먼저 달 탐사 성과를 냈다. 이에 자극을 받은 미국은 어떻게든 달에 유인 우주선을 착륙시켜서 구소련을 앞지를 계획으로 1969년 아폴로 11호를 발사해서 두 명의 우주인이 인류 최초로 지구 밖 천체에 발을 디뎠다. 그 후 돈은 엄청나게 들어가고 가시적인 투자 효과가 없어 보이는 달 탐사는 시들해졌다.
 
그러나 최근 들어 달의 군사적, 상업적 가치가 다시 평가되면서 이제는 미국과 러시아(구소련) 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경쟁적으로 달 탐사를 하고 있다. 벌써 중국은 달 뒷면 착륙에 성공했고, 인도도 달의 남극 지방에 착륙했으며, 이웃 나라 일본도 비록 뒤집힌 채로지만 목표 지점에 거의 정확하게 착륙하는 데 성공했다.
 
달에 많은 헬륨-3는 미래의 에너지원인 핵융합 발전의 원료다. 게다가 첨단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지구에서는 구하기 힘든 희토류 광물도 상당량 매장되어 있다. 그 뿐만 아니라 궁극적 목표인 화성 탐사의 발판이 되기 때문에 지금 세계 각국은 대한민국을 포함해서 경쟁적으로 달 탐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17년에 시작한 아르테미스 계획에는 루나 게이트웨이라는 우주정거장 건설이 포함되어 있다. 달의 궤도를 공전하는 우주정거장을 만들어 향후 더 먼 우주로 나가는 기반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그 후 달 표면에 기지를 건설하여 화성을 비롯하여 태양계 외행성과 그 위성 탐사의 발판을 만드는 것이다. 원래는 2025년에 여성 우주인을 포함한 달 착륙을 시도할 예정이었으나 계획이 연기되었다.
 
워낙 원대하고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계획인 만큼 아폴로 때처럼 미국 혼자서 하지 않고 유럽, 캐나다, 일본, 대한민국 등 달 탐사를 계획 중인 나라들과 연대하는 것이 아르테미스 계획이다. 단 경쟁국인 중국은 빠졌고,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제외되었다. 미국은 앞으로 달이 국제 분쟁의 소지가 있을 것을 대비해서 투명하고 평화적인 달 탐사를 위한 아르테미스 협정을 정해서 지금까지 대한민국을 비롯한 총 36개국이 서명했다. 미국의 아폴로 계획은 정부가 독점적으로 추진했지만, 이번 아르테미스 계획에는 민간 기업도 참여하게 된다.
 
미국은 달의 남극에 인류가 임시로 머물며 탐사할 수 있는 전초 기지를 건설할 예정인데 기지의 이름은 Neal Armstrong Lunar Outpost가 될 것이라고 한다. 달의 남극은 기온의 일교차가 적고 마실 물이나 숨 쉴 수 있는 공기를 만들 수 있는 얼음이 풍부한 곳이다. 이전 아폴로 계획은 달이었지만 아르테미스 계획은 태양계의 행성과 그 위성은 물론이거니와 다른 항성까지 넘보는 야심 찬 계획의 첫걸음이다. 달 궤도에 우주정거장을 만들고 달 표면에 기지를 짓고 나서 인류는 화성, 그리고 더 멀리 향할 예정이다. 미래 어느 날, 우리 별 태양을 떠난 일단의 인류 후손은 은하수 속의 다른 별을 향해 빛에 버금가는 속도로 여행할 날이 올 것이다. (작가)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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