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세계사의 명장면이 형제의 나라에 풍성
동서양 문명이 융합된 튀르키예

카파도키아는 자연의 경이로움과 인간의 숨결, 신앙심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합작품이다.
이후 오스만 제국이 몽골의 티무르 제국에 밀렸다가 다시 세워졌다. 오스만 제국 멸망 이후 영국, 이탈리아, 그리스 왕국 등 유럽 세력과 앙카라 정부가 세력을 다퉜다. 앙카라 정부는 지금의 튀르키예 공화국으로 연결된다.
튀르키예는 정치적으로는 유럽에 속해 있지만 지리적으로는 영토 대부분이 아시아에 속한다. 유럽과 아시아를 나누는 것이 보스포루스 해협인데 이스탄불은 이 해협의 양쪽을 함께 품고 있다. 즉 유럽과 아시아에 걸쳐 있는 대륙의 경계도시인 거다.
또한 튀르키예는 역사상 가장 화려했던 기독교 제국과 이슬람 제국의 중심지였다. 현재 튀르키예 지역은 구약을 바탕으로 자리 잡은 성지뿐 아니라 신약에 등장하는 여러 교회들이 존재했던 곳이다. 대표적으로 세계 최초의 성당으로 알려진 하타이 성 베드로 성당(Hatay St. Pierre Church), 안탈리아 뎀레에 있는 세인트 니콜라스 교회(St. Nicholas Church), 예수가 못 박혔던 십자가 조각을 보존하기 위해 세워진 반 아크다마르 교회(Van Akdamar Church), 이스탄불 성소피아 성당 등이 있다.
또한 튀르키예 하면 많은 사람이 열기구 투어를 떠올린다. 카파도키아 지방의 괴레메라는 작은 마을에서는 매일 새벽 수많은 벌룬이 사람들을 태우고 하늘 높이 두둥실 떠오른다. 글로는 좀처럼 표현하기 어려운 장관이다. 특히 약 300만 년 전 화산 폭발로 인해 현무암과 무른 재질의 응회암층이 켜켜이 쌓인 이곳은 영화 ‘스타워즈’의 외계 행성 디자인에 영감을 줬을 정도로 독특하고 비현실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카파도키아는 땅속까지 특별하다. 신앙적 박해를 피해 숨어든 사람들은 절벽 또는 지하를 조금씩 파 들어가 거대한 군락지를 만들었다. 이로 인해 고원 곳곳에 로마 시대 때 박해받은 기독교인이 숨어 살던 동굴들이 지하도시를 이룬 채 흩어져 있다. 그중에서도 최대 3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지하 85m 깊이의 데린쿠유가 가장 유명하다.
데린쿠유는 1963년 한 농부가 우연히 발견한 지하도시다. ‘깊은 우물’이란 뜻인 이곳은 지하 8층 깊이에 수천 개의 방과 통로가 연결되어 있다. 학교, 교회, 주방, 마구간 등이 있고 제법 정교한 환기 시스템까지 갖추고 있다. 아직 전체가 파악되지 않았지만, 최소 10km 이상의 복잡한 구조라 혼자 들어가면 길을 잃으니 절대 조심하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을 정도다.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디딘 닐 암스트롱이 카파도키아를 보고 남긴 말로 이 글을 마친다. “진작에 여기에 와 보았더라면 굳이 달에 가지 않았을 텐데.”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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