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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의 변심…"실리콘밸리 행동주의 서서히 죽어가"

트럼프 코드 맞추기에도 직원들, 고용불안 속 반발 드물어 DEI·LGBT 프로그램 등도 위축

빅테크의 변심…"실리콘밸리 행동주의 서서히 죽어가"
트럼프 코드 맞추기에도 직원들, 고용불안 속 반발 드물어
DEI·LGBT 프로그램 등도 위축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빅테크(거대기술기업)들이 '코드 맞추기'에 나서면서 기술기업들이 몰려있는 실리콘밸리의 자유주의 분위기도 위축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현지시간) 업계 인터뷰를 바탕으로 "기술업계 거물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편에 서서 실리콘밸리의 행동주의를 없애고 있다"면서 "(해고를) 걱정하는 직원들이 경영진의 우경화 움직임에 거의 항의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실리콘밸리는 전통적으로 자유주의적 성향이 강한 것으로 평가되어왔다.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구글·메타 등 기술기업들은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 투명성과 열린 토론 등을 내세워왔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시절 코로나19 확산 당시 메타플랫폼(페이스북 모회사) 직원 수백명은 트럼프 대통령의 선동성 게시물을 내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가상' 파업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사소한 행동주의 움직임조차 억누르는 분위기라고 FT는 전했다.
실리콘밸리 내 대표적 '우클릭' 인사로는 과거 트럼프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였던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꼽힌다.
저커버그 CEO는 10여년 전에는 성소수자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직장 내 '남성적 에너지' 증진을 강조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가짜뉴스를 판별하는 제3자 팩트체킹 및 다양성 정책 감독 부서를 폐지했다. 메타 직원들은 사내 정보를 언론에 발설하다 적발 시 해고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으며, 저커버그 CEO는 최근 저성과자를 중심으로 직원 5%를 줄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메타 사내 게시판에서는 여전히 많은 논의가 이뤄지지만 특정 비판 게시물에 대해서는 담당 부서가 삭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측 인사 문제와 관련한 모욕성 게시물도 삭제된 바 있다는 것이다.

구글은 직원들이 성소수자(LGBTQ) 행사를 조직·홍보하던 내부 포털을 최근 잠정 폐쇄했다. 알파벳(구글 모회사)과 아마존은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을 축소했고, LGBTQ 이슈 관련 사내 그룹도 없앴다.
일부 직원들은 실리콘밸리의 행동주의가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고 슬퍼하고 있다는 게 FT 설명이다.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의 앨리슨 테일러 교수는 "2010년대만 해도 실리콘밸리는 다르다는 느낌이 있었다. 희소한 문화가 있었다"면서 "이제는 노동조합을 깨부수는 다른 톱다운식 대기업과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FT는 이런 상황에서도 메타·아마존·애플·구글 등 빅테크 내에서 직원들이 거의 항의에 나서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최근 2년간 미국 기술 업계에서 수만 명이 대량 해고되는 등 고용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한 전직 메타 직원은 "엔지니어를 제외하면 누구도 현 보상 수준을 꿈꿀 수 없을 것"이라면서 "그들은 '벨벳 수갑'(velvet handcuffs)을 찬 상태"라고 봤다.
우파 성향이거나 정치에 무관심한 일부 젊은 남성 직원 사이에서는 환영 분위기도 있고, 기업이 제공하는 비자로 미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 직원들은 해고 시 비자 문제까지 생기는 만큼 더 조심하고 있다고 한다.
민주당 소속 로 칸나 하원의원(캘리포니아)은 "도덕적 선명성이 부각되는 시기가 있을 것이며, 기업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제와 함께 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라면서 "헌법적 위기가 생기면 기업 총수들도 우리 편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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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차병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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