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뜨락에서] 불과 물의 유혹의 땅 - 아이슬란드
아이슬란드(Iceland)는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였다. 크루즈로 아이슬란드에 도착한 후 3일에 걸쳐 북에서 서남쪽으로 내려오는 과정에 중소도시에 들려 아이슬란드만이 가진 독특한 풍경을 즐길 수 있었다. 수도인 레이캬비크(Reykjavik)에 도착으로 크루즈를 마치고 바로 불과 물의 유혹의 땅을 2박 3일 동안 설렘으로 만났다.아이슬란드는 역사적으로 노르웨이, 덴마크의 지배하에 있다가 1944년에 아이슬란드 공화국으로 공식적으로 수립되었다. 기후는 다소 차가운 해양성 기후로 따뜻한 북대서양 해류가 흐르기 때문에 상당히 따뜻한 편이다. (-3도~13도) 아이러니하게도 이웃 나라인 그린란드(Greenland)가 훨씬 추운데도 불구하고 초록의 땅으로 불리고 좀 더 온화한 기후를 가진 아이슬란드는 얼음의 땅으로 불린다.
아이슬란드에는 오직 두 계절만이 존재하는데 하나는 긴긴 겨울, 둘째는 여름(6월~8월)이 3개월이지만 Disappointed Season 즉 실망의 계절이라 불린다고 한다. 하루에도 날씨가 17번 변해 누군가 비가 온다고 불평하면 ‘1분만 참아보세요’ 하는 농담이 있다고 한다. 이렇게 변화무쌍한 날씨는 자연이 주는 선물로 햇살에 반사되는 투명한 얼음은 다이아몬드보다 더한 광채를 뿜어내고 무지개가 여기저기서 관광객을 황홀하게 만든다.
주민들은 주로 바이킹의 후손으로 스칸디나비아반도의 노르웨이인, 영국인, 아일랜드인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언어는 아이슬란드어가 사용되고 영어와 덴마크어가 공용어이다. 종교는 루터교가 76%를 차지한다. 군대는 없고 준군사조직인 해안 경비대가 대체하고 있다. 군대는 없지만 항상 언제 터질지 모르는 땅속의 불덩어리와 지진 그리고 용암의 흐름을 피할 방어 태세를 취하고 대피 훈련이 일상화되어 있다고 한다. 이렇게 뜨겁게 달구어진 지구는 숨통을 화산으로 분출하고 그 후 용암으로 서서히 흘러내리면서, 땅 위의 빙하가 서서히 녹아내려 자연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최고의 장엄한 장관이 아이슬란드 전역에 펼쳐져 있다.
지구상 다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아이슬란드만의 특유한 풍광 자체가 모두 예술품이다. 지리적으로나 기후적으로 나무가 자랄 수 없는 환경이어서 어디를 가나 민둥산에 풀만 자라 끝없는 평원을 이룬다. 숲이 생소한 나라이기에 나무 세 그루만 모이면 숲이라 하고 숲에서 길을 잃으면 곧바로 서기만 하면 된다는 가이드 말에 우리는 깔깔대며 웃었다. 아이슬란드만이 가진 특유한 풍광, 화산 분출의 결과로 흘러내린 용암이 때로는 돌비 형태로 내려 아주 이색적인 경관을 이룬다. 초원에 왠 돌덩어리가 이리 많은지 알아보니 용암과 지진으로 지층이 갈라지고, 패여서 검은 돌산과 돌 절벽 그리고 Black Sand Beach가 형성되었고 이는 관광 명소로 유명하다.
지구 내부에는 암석권이 있는데 대략 10개의 판 중 북미와 유라시아판이 여기 아이슬란드를 관통하면서 씽벨리르 국립공원이 생겨났고 이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화산활동이 활발하고 지진도 자주 일어나 피오르, 폭포, 칼데라, 크레이터, 간헐천(geyser)이 군데군데 자리 잡고 있어 땅만 파면 온천이 나온다고 한다. 이 온천 덕택에 동네마다 지열 수영장이 있고 이 나라 전력 생산 2위가 바로 이 지열에서 나온다고 한다. (수력 70%, 지열 30%) 침실 한 개 아파트에 사는 가이드의 전기세가 월 2달러 미만이라고 수줍게 말한다.
아이슬란드의 독특한 풍광은 할리우드 영화계의 종사자와 프로 사진작가들이 가장 탐내는 나라로 여기가 과연 지구인지 외계 행성인지 기괴하면서도 절묘한 장면에 모두 혼을 빼앗길 정도이다. 내가 방문한 7월 말은 한여름으로 백야(일출 새벽 3~4시, 일몰 자정)이어서 오로라는 볼 기회가 없었지만, Perlan Museum에 3D로 시뮬레이션을 해놓고 화산 분출도 다큐멘터리로 보관해 놓은 영상을 볼 수 있었다. 또한 빙하시대를 체험하도록 얼음 굴도 만들어 놓았다. Awesome! Amazing !! 감탄사가 여기저기서 터진다.
정명숙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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