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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 마당] 쓰레기통

너를 바라보면 때로는
 
미안한 생각이 든다
 
아무리 목욕재계하고
 
웃으며 서 있어도
 
너를 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행여 몸에 닿을까
 
저만치 돌아가는 사람들
 
산다는 게 어차피
 
쓰레기 생산하는 일인데
 
제가 아쉬울 땐 슬며시 버리고
 
뒤도 안 보고 사라진다
 
인간의 추한 삶의 조각들
 
네가 안고 있어야 조용하지,
 
잘난 척 고상한 척하는 이들
 
쓰레기는 더 만들어 내고
 
평화로운 얼굴
 
시치미를 뚝 뗀다
 
 
 
그래도 날이 새면
 
우람한 몸통 두 팔을 걷고
 
세상에 도와 줄일 없나
 
거리를 두리번거리는
 
순박한 아저씨 오늘도
 
공원 한구석에 말없이 서 있다.

강언덕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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